폭포 - 오세영 (1942 ~ )
흐르는 물도 때로는
스스로 깨지기를 바란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끝에서
처연하게
자신을 던지는 그 절망,
사람들은 거기서 무지개를 보지만
내가 만드는 것은 정작
바닥 모를 수심(水深)이다.
굽이치는 소(沼)처럼
깨지지 않고서는
마음 또한 깊어질 수 없다.
봄날
진달래, 산벚꽃의 소매를 뿌리치고
끝 모를 나락으로
의연하게 뛰어내리는 저
폭포의 투신.
물은 들판을 만나서는 유장한 흐름을 이루지만 협곡에서는 세찬 물굽이를 만든다. 절벽에서는 까마득한 폭포를 걸쳐놓고, 그 발치에 깊은 소(沼)를 파놓는다. 물줄기가 비산(飛散)하면서 피워 올리는 무지개에 사람들은 감탄하지만, 물이 저를 부수어 이뤄내는 도약인 것은 미처 깨닫지 못한다. 흐르는 물에는 도저한 몸부림이 있고, 스스로를 연단하는 결연한, 의연한 의지가 있다. 물의 교훈은 우리들도 더욱 유장하고 깊어지라고, 자신을 깨뜨리며 과감하게 부서지라고, 안일을 저버리고 투신하라고 일깨운다. <김명인·시인>
1. 만나는곳: 2010.7.11 (일) 9:00 도선사 주차장
2. 코스: 인수 고독길
3. 날씨: 오전 비가 내리는듯 하다 오후 맑음.
4. 멤버: 연맹 청소년위원 3+1+1
서울시연맹 청소년위원에 이름만 올려놓고 불량회원인 나.
5월 행사는 선약때문에 아예 참석조차 못했고 6월 행사는 친구 상가에 가느라 토요일 출첵만 하고 조퇴.
그사이 날 이 위원회에 추천했던 부위원장 김숙임샘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분위기조차 침체.
6월 행사 평가회에서 남은 우리라도 열심히 해야하는거 아니냐, 우리끼리라도 산행도 하자고 의기투합해 잡은 날짜.
자기 산악회를 이끄느라 바쁜 오샘이 시간을 빼 주어 잡은 날인데 비소식.
비가 오면 워킹으로 간다고 일단 나오라고 해 아침 일찍 일어나 출발. 다행히 비는 오는듯 마는듯 하다.
우이동에 내려 절버스를 타려니 잔돈이 없다. 시간 여유도 있어 노느니 걷기로 했는데 후회 많이 했다. 20여분이 꼬박 걸리는데 산행 시작도 하기 전에 다 지쳐버렸다.
이미 약속시간 10분이 지났는데 아무도 없다. 벌써 출발했냐고 놀래 전화를 하니 지금 택시타고 올라온다고....
헌데 세명뿐이다.
오샘, 이총무, 그리고 오샘의 제자 1명. 이 제자는 어제 암벽대회에서 여고부 3등 했다고...
일단은 고독길을 가고 혹시 비가 많이 내리면 중간 탈출하자고 한다.
이총무는 다친 발목 때문에 멤버가 많으면 빠지려고 했는데 확보 볼 사람이 없는지라 함께 동참.
날이 꾸물거리는데도 벌써 인수 여기 저기 붙어있는 팀들이 있다.
우리도 고독길 시작점에 도착. 장비 착용하고 오샘 선등으로 출발.
몇년간 걸쳐 계절별로 고독길을 와 보는것 같다. 헌데 멋 모르고 처음 올라올 때 이후로 갈수록 무섭고 힘들기만 하다.
오늘도 역시나 고문관 수준인 나. 초장부터 밀어주고 땅겨줘야 한다.
영민이가 2번째 올라가 오샘과 함께 줄 두개를 확보 해 줘 내가 올라가고 총무가 말번으로 올라온다.
우리 뒷팀도 4명인데 바로바로 따라 붙는다. 그중 한명이 역시나 두레박 수준인것 같다.
2피치 상단에서 뒷팀과 거의 같이 가는데 이 뒷팀 한명이 입심이 대단하다. 인수 코스가 60여개라나 뭐라나? 어디가 크럭스고 어쩌고 저쩌고...
막상 본인이 올라올때는 깨깽 하면서 조용히 올라오는데 일단 올라왔다 하면 전문용어 섞어 쓰면서 웃기는데 정말이지 웃다 돌아가실 지경.
우리 총무도 역시나 훈수 바위로는 한 경지에 도다른지라 둘이 입씨름 하는데 그 대화 수준이 화려한지고...
귀바위 아래 굴같은 곳은 걸어서 올라오니 비는 그친것 같다. 도봉산과 상장능선에 구름이 걸려있는 모습이 환상이다.
이 맛에 민폐 되는줄 알면서 암벽에 따라 붙게 된다.
3피치는 바로 올라오면 크럭스라는데 후미 백성을 위해 좀 쉽게 우측으로 붙어 조금 수월하게 올라왔다.
설교벽에도 사람들이 붙어있다.
4피치 크랙은 자일 한동으로 뒷팀과 사이좋게 나누어 쓰며 진행.
영자바위 직전 올라서는 길은 리지 수준. 몸 무거운 백성들만 확보로 올라왔다.
영자바위 직전 올라서기. 작년 봄 눈 때문에 정상까지 못가고 이곳에서 하강 했던 곳.
이곳 바람도 시원하고 경치도 아주 그냥 죽여준다.
여기서 또 뒷팀에게 추월 당하다..
영자바위 상단부.
기름바위에서 영민이 선등시키며 훈련 중인 오샘.
영민이가 먼저 올라가 확보를 봐 준다.
드디어 인수 정상.
우리와 함께 왔던 팀은 진작 올라와 점심 먹고 우산까지 쓰고 쉬는 중.
다들 어찌나 웃기는지 정신이 없다.
관악역 근처 경인교대 가는 길의 '선자장'이 아주 맛 좋다는 정보 입수.
그 옆 찐방집은 맛이 없는데도 장사가 잘 되는 이유는 선자장 대기자 명단에 이름 올려놓고 기다리며 허기진 백성들이 사먹어서 그렇다고...
선자장의 삼선짬뽕 시키면 이가 아파 못 먹는다고...
이유인 즉슨 해물을 너무 많이 넣어 줘 먹다 먹다 다 못 먹는다나 뭐라나?
이 팀은 내려갈 생각이 없는것 같다. 사진 한장 각자 찍어주고 우리 먼저 하강.
오샘 먼저 하강
두번째 내가 내려오고 영민이 내려오고 종석씨 마지막으로 하강.
하강포인트에서는 이수인샘이 진작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다.
아침 늦게 출발해 합류하지 못한 미안함에 거의 2시간을 떨며 기다렸다고...
그것도 차를 산성매표소 쪽에 대 놓고 와 함께 뒷풀이도 못가신다면서...
인증 샷 찍고 하산.
그 와중에 이곳에서 서총무를 만나 사부님 안주 두루 여쭙고 하산해 비둘기샘에서 물 뜨고 하는 사이 오샘과 영민이를 놓쳐 우이동 내려와 겨우 합류.
이총무는 수료증 받으러 가야 해 먼저 가고 남은 셋이 콩국수와 빈대떡으로 가벼운 하산주.
영민이 오늘 산행이 부족했나보다. 오샘에게 당고개 암장에 가자 한다.
나도 견학 차원에서 구경가고는 싶지만 갈길이 너무 멀기도 하거니와 오늘 산행으로 화요일인 오늘까지 근육통으로 힘들다.
안 쫓아가길 정말 잘했다.
민폐 백셩이지만 아주 오랫만에 인수에서 건너다보는 백운봉, 만경봉은 정말이지 환상이었다.
선등 해 주고 확보해 준 멤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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