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시한부 백수 첫날 팔봉가기 (관악산,7/21)

산무수리 2010. 7. 22. 00:16

‘충무로 골뱅이’-방남수(1957∼ )

 

남산자락 텅 빈 나뭇가지 사이로

다 식은 국물처럼 흐린 하늘

쏟아져 내리는 오후

극동빌딩 골목길 우산 없이 지날 때

육중한 윤전기 소리 달다

충무로에는 소문난 골뱅이 집들 많지

순한 연체 고둥과 코를 찌르는 독한 대파가

만나 어우러진 맛의 기막힌 궁합

네가 있어 가난한 살림에도

나 오늘 하루쯤 영화롭고 즐겁구나

아내와 크게 다툰 날이면

절로 떠오르는 집

영락(永樂)이여, 얼얼 매콤한 사랑이여


영화인과 출판인들 많이도 드나들던 충무로. 엑스트라 공친 날이든, 인쇄소에 편집 마무리해 넘긴 날이든 골목에 즐비한 골뱅이 집 찾아 얼얼 매콤하게 어우러지곤 했지. 알싸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에 남 말 씹을 틈도 없이 서로의 가난한 주머니도 즐거웠지. 적당히 굶주린 배가 영락으로 번져간다는 걸 체감케 한 충무로 그 골뱅이 집.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나는곳: 2010.7.21 (수) 9:00 정부종합청사역 10번 출구

코스개관: 과천향교-연주암-8봉능선-무너미고개-호수공원 (9:30~16:30)

날씨: 비가 올듯 오지 않아 그늘이 드리워졌도 바람도 제법 불었지만 무쟈게 더웠던 날

멤버: 영등회 5명

 

 

 

 

 

 

 

 

 

 

 

 

 

 

 

 

 

시한부 백수 첫날.

어제 지름신 영접하다 산행 이야기가 나와 즉석에서 잡은 날.

고천사 문자 날려 (역쉬 회장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니까...) 5명 참석.

가끔씩 참석하는 김공주 늦으면 나한테 혼날까봐 10분 전에 와 기다리고 있다고...

아니, 내가 언제 혼냈다고?

아직도 제가 무서우신가요? ㅠㅠ

 

오늘 구름이 제법 많아 쨍한 날씨는 아니지만 복 다음날 답게 덥고도 끈적인다.

산행 하다 더워먹지 말고 쉬기 좋은곳 나오면 무조건 놀며 쉬며 가자 했다.

놀며 간식 먹어가며 약수터에서 물 보충해 가며 연주암까지 가니 2시간이 걸린다.

연주암은 루드베키아가 아주 한창이라 사진빨 잘 받는다.

평일인지라 툇마루도 널널하다.

간식 먹고 사진 찍고 한참을 놀았다.

 

 

 

 

 

 

효령각 지나 팔봉 가는 능선도 직등하면 긴장되는 곳이 있다. 팔봉 가기 전 워밍업으로 온몸 풀기.

팔봉 국기봉에서 인증샷 하고 2봉쪽에 가 점심 펼치기.

이샘 점심 생각도 못해 못 싸왔는데도 4명이 싸온 점심으로 충분히 먹고 냉커피까지 타 마시고 본격적 팔봉 능선으로 가자~

 

 

 

 

 

 

 

 

 

 

 

 

 

 

 

 

 

 

 

 

관악산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특히나 팔봉은 거의 2년만인것 같다.

자주 와도 헤매는데 오늘도 개척산행의 진수를 보여주는거 아닌가 몰라...

가끔씩만 산행에 참석하는 김공주가 2봉 올라가다 도저히 겁난다고 우회한것 빼고는 많이 우회하지 않고 팔봉을 하나 하나 좀 쉬운 코스로 잘 넘었다.

오랫만에 온 팔봉이지만 워낙 헤맨 구력도 구력인지라 무사히 8봉 개구멍 바위 통과.

물론 개구멍 바위 통과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렇게 지나면 확실하게 8봉 끝점을 기억하게 되니까....

우리 수준에서 가급적 우회하지 않고 넘느라 나름 최선을 다 했다. 아니면 굳이 8봉을 온 의미가 줄어드니까....

다 좋았는데 고천사 팔봉 거의 끝날 무렵 오른쪽 발목을 접질렀다. 다행히 구급약을 가져온지라 응급처치.

 

 

무사히 팔봉 지나 계곡에서 잠시 탁족도 하고 서울대로 하산하는 길도 수로같을 길을 앞서서 걸으니 길 같지 않아 걱정이 되나보다. 허나 이 코스는 몇번 헤맨 적이 있는지라 나름 자신이 있다.

한갖진 팔봉능선에 비해 서울대 쪽은 역시나 사람이 많다. 유원지화 된 이 코스.

팔봉에서 내려서서인지 이 코스가 실크로드처럼 평탄해 보인다는 김공주.

 

 

서울대 입구역에서 고천사 한의원 들러 참 맞고 1번 출구 앞 '풍경소리' 에서 파전, 골뱅이국수로 짧막한 뒷풀이.

막걸리파인 김공주 자긴 한잔 밖에 못 마신다고 해 주량이 한잔인줄 알았더니 한번에 한잔씩 먹는다나 뭐라나? ㅎㅎ

백수 기간 잘 보내고 재충전 해 백수 청산 전에 시간 되면 청산 기념 산행 한번 더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