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대전 -700년만의 해후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용산개관5주년 기념을 맞아
“고려불화대전”이 화려하게 열리고 있는데요,
이번 주 박물관 TODAY! 블로그로 보는 전시 코너에서는
특별기획전 고려불화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번 고려불화전의 부제는 “700년만의 해후”입니다.
기억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사실 한국에서 고려불화전은 1993년 호암미술관에서 열린 바 있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그때도 지금도 고려불화에 대한 아주 특별한 감흥은 없었지만,
이 부제를 보는 순간, 700년 만에 고국 땅에 돌아온 많은 고려불화들의 그리움이 확 전해 오더군요.
전 마치 그들을 보기 위해 오래 기다렸던 듯한 설레임을 안고 전시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제 부터 전시실 풍경을 전해드리기로 하겠습니다.
해가 어스름할 무렵 기획 전시실 입구의 모습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전세계에 소장되어 있는 고려불화
(국내소장 20-나한도 포함, 미국 및 유럽-10, 일본 130점) 중
약 40%에 해당하는 61점 및
조선불화 및 일본불화, 그리고 기타 유물을 포함해 총 108점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총 44개 국내외 소장처와 2년여에 걸친 접촉, 협의를 통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시실에 들어오시면 처음 보실 수 있는 전시실 내부의 모습입니다.
전시는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제 1부 깨달음의 존재 부처
고려시대는 왕실은 물론 일반 백성의 삶 속에까지도 불교가 깊이 뿌리내렸던 시기였기 때문에
불화의 제작도 성행하였습니다.
고려시대에는 벽화 형식의 불화도 많이 제작되었으나,
현재 남아있는 불화는 대부분 두루마리 형식이라고 합니다.
회화 전시의 특성상 전시실 조명이 밝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앞에 붉은 가운을 입은 부처님의 모습이 선명하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보다 가까이 가 볼까요?
이들 부처들이 입은 가운의 원색의 붉은 빛과 적절한 금의 사용은
7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생생함과 고급스러움을 잃지 않게 하는 비결이라고 합니다.
제 2부 중생의 구제자 보살
관음보살도 가운데 가장 많은 수월관음도는 관음보살이 바위에 걸터 앉아 화면의 왼쪽 아래를 응시하며,
주위에는 대나무와 정병이 있고,
발 아래에 선재동자가 법을 구하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 가장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수월관음도 일본 담산신사 소장본
저 화려한 문양과 우아한 선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것입니다.
수월관음도의 아름다움은 다음 작품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수월관음도, 고려후기, 일본 센소지
전시실 내 전시된 모습
도록에서 보다 자세히 들여다 본 사진들입니다.
은은한 녹색 물방울 모양의 광배 안에 한 손을 들어 버들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이 우아하고 늘씬한 이 관음 보살은 일명 '물방울 관음'이라고 불린답니다.
일본에서조차 단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던
수월관음도가 700년 만에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고 합니다
한올 한올 망사위에 놓아진 수의 섬세함과 아름다움 역시
700년전의 것이라고는 믿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제 3부 수행자의 모습 나한
이밖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각국에서 대여해온 나한도들이 한자리에 선보이고 있습니다.
나한이란 불제자로서 수행하는 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아라한과를 얻어
일체의 번뇌를 없애고 지혜를 얻은 성자를 말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미국과 일본 등에 나누어 소장된
<오백나한도>의 화기에는 나한의 힘을 빌어
국가의 평안과 국왕의 장수를 빌었던 당시 사람들의 기원이 반영되어 있다고 할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는 <오백나한도> 시리즈 중 10점을 한 자리에서 볼수 있도록 전시하였습니다.
제 4부 이웃나라의 불보살
이 사진은 이웃나라의 불화들을 선보이는 전시실 입구의 모습입니다.
고려 후기에는 중국 남송의 수도인 항저우와 원의 국제 무역항인 닝보에서도
불화가 활발히 제작되고 있었습니다.
이들 지역의 불화는 아미타불의 엄숙한 분위기부터
사왕도의 자극적인 표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이들 작품을 감상하심으로써,
우리 고려불화의 우수성을 더욱 실감하실 것 입니다.
같은 아미타 삼존 내영도를 그린 서화불화(왼쪽)와 고려불화(오른쪽)입니다.
두 그림은 똑 같은 화면의 구도를 특징으로 합니다.
두 그림 왼쪽 아래 작은 망자에게 아미타 삼존이 빛줄기를 내리거나
몸을 굽히거나 손을 내밀어 맞이하는 구도를 하고 있지만,
고려불화에서 보여지는 부처와 보살상의 옷과 몸에서 드러나는 품위 어린 원색과
다른 중, 일 불화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하고 정교한 동식물 무늬들은
다른 불화와 확연히 구분된다고 할 것입니다.
5. 전통의 계승
조선시대 불교는 억불 정책으로 인해 고려시대에 비해 위축되었지만,
효령대군이나, 문정왕후 등 왕실의 적극적인 후원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불사는
고려불화의 전통이 조선전기까지 이어지게 하는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조선 전기 불화들은 황실발원 불화로도 불리며,
그 섬세함과 화려함, 그리고 수준 높은 기법에서 고려불화의 여운을 느끼게 합니다.
이번 전시에는 조선 전기 불화 5점이 선보입니다.
고려불화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예술품 아니, 예술품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 아름다움은 바로 형, 색, 선, 무늬의 조화와 섬세함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것입니다.
섬세하고 단아한 형태, 원색을 주조로 한 화려한 색채화 호화로운 금니,
그리고 화면 가득 촘촘한 무늬를 넣는 특유의 독창적 양식을 발전시킨
흐르는 듯 유려하면서도 힘 있는 선묘를 지닌 고려불화는
동아시아의 독보적인 미의 세계를 창조했다고 할 것이다.
이번 전시는 고려 불교의 정신과 고려인들의 숨결을 함축한
고려시대의 문화상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면서
평생 다시 만나기 어려운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입니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고려불화의 우아함과 우수함을 한 눈에 담고,
전시실을 나서면 볼 수 있는 수월관음도, 일명 물방울관음 이미지입니다.
오늘, 저 청초하고 영롱한 물방울이 눈물방울처럼 느껴지는 것은,
700년 만에 고국을 찾은 불화들을 곧 떠나 보내야 하는 슬픔이 전해져서일까요?
* 고려불화대전은 11월21일(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고려불화를 설명하는 대부분의 내용은 국립중앙박물관 출판물들을
참고로 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
작성자 = 사업기획과 이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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