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1 일기

독도전망대 (1/18)

산무수리 2011. 2. 5. 13:40

쥐꼬리에 대한 경배 -성선경(1960~ )


삶이란 쥐보다

쥐머리보다

쥐꼬리에 매달리는 것

쥐꼬리만한 희망과

쥐꼬리만한 햇살과

쥐꼬리만한 기대에 매달리는 것

우리를 움직이는 건 신(神)이 아니라

우리를 움직이는 건 오로지 쥐꼬리

뻥튀기보다 얇은 쥐꼬리

뻥튀기보다 밥맛인 쥐꼬리

그 쥐꼬리에 매달리는 것

쥐꼬리 고까이 꺼

쥐꼬리쯤이야 그래도

쥐보다

쥐머리보다

쥐꼬리에 매달리는 것

우리의 삶은 늘

저 가늘고 긴 쥐꼬리에 경배하는 것


비루하고 남루한 게 쥐꼬리다. ‘쥐꼬리 고까이 꺼’ 함부로 하찮게 여겨도 큰 죄가 되지 않는 게 쥐꼬리다. 하지만 꼬리가 없다면 머리도 없다. 너무 뻥튀기한 희망과 고담준론은 구체적인 일상을 소홀히 다루기 십상. 지나치게 거대한 진실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 법이다. 오히려 쥐꼬리만 한 햇살이 볕을 더 간절하게 한다. 관용구 하나를 뒤집었는데 이토록 유쾌한 시가 되었다. 쥐꼬리만 한 월급봉투를 위해 수채구멍을 불안한 눈망울로 두리번거리던 쥐가 꼬리 끝으로 몰린 자존을 으쓱 들어올려볼 만하지 않은가. <손택수·시인>

 

아침 일찍 사람들은 전화를 해 본다. 오늘은 배가 뜨냐고...

헌데 오늘도 안 뜬다는 비보에 다들 우울증에 빠질 지경이다.

사장님들이야 그나마 나은데 직장 다니는 사람들은 이미 금욜 연가를 하루 낸 상태에서 매일매일 오늘도 못 나간다고 전화를 해야 하니 그 고충은 본인만이 알 일이다.

나만해도 제주도를 포기했지만 목요일부터 받는 연수는 갈 수 있겠지?

 

 

 

 

 

 

 

 

 

 

오늘 간 곳은 우리 숙소에서 창문만 열만 보이는 곳인데 그냥 군부대 시설인줄만 알았는데 가서 보니 독도 전망대.

2시간 정도면 왕복 가능한 곳이라는데 여기도 눈이 많이 쌓여 있었고 해안쪽으로로 산책로가 있긴 한데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인지 출입 통제가 되 있어 가 볼 수가 없었다.

독도박물관에서 케이블카로 이곳까지 올라올 수 있는 곳이라는데 휴게소는 단체가 가니 문을 열긴 했는데 음료수 정도 밖에 팔지 않았다. 아무튼 희미하지만 독도를 보고 도로 숙소로 오는데 앞에 간 사람들은 도동에 가 자장면을 먹으러 간다고 한다.

종남씨가 날 보고도 함께 가자 해 얼떨결에 함께 따라 나섰다. (결과적으로 매우 잘 한 일이었다. 왜? 종남씨와 친하게 되었으니....)

 

 

 

 

전망대에서 도동 가는 지름길이라는데 러셀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길을 부산댁이 제일 앞서서 내 달린다. 정말이지 혼자 울릉도에 올 용기와 배짱이 있는건 알았지만 정말이지 참 대단타 싶다.

겨우겨우 후미에서 쫓아가니 도동 시내.

 

 

 

 

 

진작부터 도동 시내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시켜놓았다고 먹으러 오라 했다고 동상들 중국집 몇집 뒤져 정말이지 찾아냈다. 졌다! ㅎㅎ

우리도 옛날자장, 짬봉을 시켜 먹었는데 자장면에 감자를 큼지막하게 썰어 놓은게 들어있고 자장면 위에는 계란 후라이가 얹여져 있다. 이건 울릉도만 그런건 아니고 경상도 지방에서는 이렇게 한다고 한다.

서울에 오니 계란 후라이가 안 올라와 참 이상하다 했다는 경상도 출신 동문의 고증이다.

 

 

남자들은 일부는 당구장, 일부는 목욕을 간다고 해 우리 여자 셋도 해수탕에 갔다.

탕은 크지 않는데 물이 다양해서 좋았다. 대부분 이곳 주민인데 이들 말을 들으니 배가 뜨지 않을걸 이 사람들은 예측했다는데 우리 가으드만 그 사실을 몰랐나?

처음주터 갇혀 있을줄 알았다면 조금은 마음의 여유를 갖고 있었을텐데 매일매일 시한부처럼 이제나 저제나 초초하게 기다리는일은 정말이지 못 할 짓이다.

모처럼 목욕을 하지 좋긴 좋았다. 인증샷 찍고 일부는 저녁을 먹고 올라간다는데 술 못 먹는 백성이 주립대 장학생들 노는데 끼는것도 고역인지라 헤어졌다.

 

 

 

30여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숙소라는데 걸어 올라가다 주인집 트럭을 만나 편하게 숙소에 와 저녁 먹고 설것이를 하는데 사람이 많이 줄어들었다.

도동에 남아있던 종남씨가 교재과 부교재를 사왔고 몰랐는데 치킨 배달도 된다고해 치킨까지 시켜 공주님들 까지 모처럼 함께 어울리는 한마당을 펼치는데 여기서 종남씨의 진면목을 발격하게 되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상대방은 편안하게 해 주는 그 화통한 성격.

얼굴 예뻐, 성격 좋아, 거기다 술까지 잘 마셔, 음식 솜씨도 일품이다.

덕분에 우리 방 식구들도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앉아 즐겁게 놀았다. 오늘이 마지막 밤이 되길 소망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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