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 김성춘 (1942 ~ )
갓 따온 싱싱한 상추 같은
오월 아침
개다리소반 앞에 두고 손녀와 마주한다
흙담 넘어 뻐꾸기 소리 놀러 온다
- 온유야
뻐꾸기 어떻게 울지?
“뽀카 뽀카……”
- 온유야
뻐꾸기 친구 어떻게 울지?
“버까 버까……”
아, 흙담 넘어
놀러 온 이쁜 손녀 뻐꾸기
뽀카 뽀카
버까 버까
갓 따온 싱싱한 상추 같은
뻐꾸기는 어떻게 우는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아마 십중팔구는 ‘뻐꾹뻐꾹’이라 답할 것이다. 뻐꾸기 입장에선 좀 억울한 일이 아니다. 그도 울다 보면 목이 쉴 때도 있을 것이고, 사철 변화하는 대기의 흐름에 따라 섬세한 차이를 보일 텐데 말이다. 아직 입학 전인지 어린 손녀는 기호의 감옥 속에 갇힌 뻐꾸기를 자유롭게 해방시키고 있다. 감히 말하건대, 까마귀의 검은색으로부터 다채로운 빛깔을 발견하는 연암 박지원식의 사유와 전혀 다르지 않다. 이 놀라운 유희본능과 싱싱한 천진무구를 아이에게서 너무 일찍 뺏지 않도록 하자. <손택수·시인>
배가 포항에서 9시반 출발하고 도동항에서 다시 그 배가 2시반이나 되야 출발하는데 다들 오늘은 떠난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떠 아침은 먹는둥 마는둥 하고 짐은 차로 실어다 준다고 해 트럭에 실어놓고 걸어서 도동항으로 내려오는데 길이 어찌나 미끄러운지 몇번을 넘어졌다.
이 길에서 안경 깨진 사람도 있었고 넘어져 팔목 삔 사람도 있었고 엉덩방아 찐 사람도 부지기수라고....
시내에 나가 오철씨가 현직 공무원한테 소개받은 가게에서 선물사기.
오징어, 부지깽이나물, 호박엿을 조금씩 사고 도도항 근처에 내려오니 더덕을 캐다 팔고 있는데 값이 싸다고 종남씨가 사길래 덩달아 나도 샀다. 종남씨는 설 선물을 울릉도산으로 아예 사가지고 나오느라 짐이 한 보따리....
점심은 자장면 먹었고 배가 들어와 오징어회도 먹을 수 있어 맛도 보았다. 항구는 배가 들어온다니 손님맞이 채비에 바쁘다.
우리가 갔던 행남해안도로 반대쪽도 걸을 수 있는데 짧다. 잠시 둘러보고 대부분은 햇살 좋은 곳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드디어 배가 들어왔다. 좌석이 올때 갈때 다 매진이라는데 정말이지 사람이 많다.
우리도 표 받고 성인봉 손수건도 하나 사고 드디어 그 배를 탔다.
겨울에는 배타고 나갈 때는 바람방향이 순항쪽이라 멀미를 하지 않는다는 가이드.
그래서인지 정말이지 들어올 때 보다는 훨씬 수월했다. 멀미약을 먹지 않고 배를 탈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했다.
포항에 도착하니 이미 깜깜한 저녁. 부랴부랴 짐을 내려 버스에 싣고 일단 출발.
중간 영천에 국수집에서 1500원 짜리 국수를 먹는데 양이 어찌나 작은지 국물까지 먹었는데도 배가 안 부르다.
쉬지않고 달려 강변역에 오니 11시가 훨씬 넘은 시각.
짐 빼자마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전철 타고 사당에서 무사히 막차 타고 귀가.
지나고 나니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는데 그렇게 오래 갇혀 있을줄 알았더라면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지냈을걸 하는 후회가 든다.
그래도 종남씨라는 멋진 여인을 알게 되어 참 좋았다.
-등산학교 1기인 전용석샘의 사진 추가합니다. 정말이지 예술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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