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의 길 - 최승호 (1954~ )
눈사람이 녹는다는 것은
눈사람이 불탄다는 것,
불탄다는 것은
눈사람이 재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
재가 물이다
하얀 재
더 희어질 수 없는 재가 물이다
시냇물
하얀 재 흐른다
눈사람들이 둥둥둥 물북을 치며
강으로 바다로 은하수로 흘러간다
흘러간다는 것은
돌아간다는 것,
돌아간다는 것은 그 어디에도
오래 머물 수 없다는 것,
아파트 밖에 나왔다가 놀이터에 눈이 함빡 쌓인 것 보고, 애를 불러내 눈사람을 한번 뭉쳐봐? 남편까지 불러 한판 눈사람을 굴려봐? 아서라! 하며 아주 찰나지간 붕붕거리며 꽃을 피웠다가 물렀다. 내가 눈 속에 잠시 잠깐 서서 피운 이 꽃의 이름이 혹시 ‘눈사람의 길’이라는 시제목과 똑같은 이름의 꽃 아닐까. 내가 허공에 뭉친 눈사람 눈이어서 녹은 것인가, 환(幻)이고 몽(夢)이어서 녹은 것인가. 눈으로 뭉친 진짜 눈사람도 허공에 뭉친 가화(假花) 눈사람도 다 타버려 재가 되고 마는구나. 흘러 돌아가는구나. <이진명·시인>
-모락산 가기
12월부터 가자던 모락산을 이제야 갔다.
생일날이라 미역국, 불고기, 나물, 잡채까지 해서 아침을 잘 먹었다.
왜? 그래야 잘 산다고... 잘 살아야 주변 사람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사는게 소망.
산도 산이지만 산행 후 먹는 보리밥이 그립다는 써니.
쫀누나도 함께 해 셋이 만나 가는데 몇년 만에 온 써니는 동네가 너무 바뀌어 어리둥절 한것 같다.
우리가 봐도 상전벽해의 감회가 들 지경이다.
산에 통 안 다니다 근자에 국립현충원 담장길 다니기 시작했다는 서니는 오늘 산행이 조금 힘들다 엄살이다.
사진 찍으려하니 이젠 안 찍는다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보내달라신다. ㅎㅎ
2시간 산행 했고 보리밥에 파전, 도토리묵까지 먹다 먹다 남겼다.
차 태워 드리고 걸어오는데 눈이 펑펑 내린다....
-만나면 좋은 사람들
대학 서클의 진실한 선후배 만남.
이런 저런 사정으로 다 빠지고 조촐하게 5명만 만나게 되었다.
과천 문원동의 약선밥상집인 '옛날에' (502-7587) 에서 누룽지백숙, 황태구이, 부추해물전으로 맛 좋게 배부르게 먹었다.
생일이라고 소문을 냈더니 복떡까지 한 보따리 선물 받았다.
생일을 기억해주는 정애씨가 올해도 케잌을 가져다 주었다.
맞춤으로....
행복한 생일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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