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버스데이 패키지 산행 (모락산, 2/15)

산무수리 2012. 2. 17. 01:35

적소(謫所)’ - 신현정(1948∼2009)


나, 세한도(歲寒圖) 속으로 들어갔지 뭡니까

들어가서는 하늘 한복판에다 손 훠이훠이 저어

거기 점 찍혀 있는 갈필(渴筆)의 기러기들 날아가게 하고

그리고는 그리고는 눈 와서 지붕 낮은 거 더 낮아진

저 먹 같은 집 바라보다가 바라보다가

아, 그만 품에 품고 간 청주 한 병을 내가 다 마셔버렸지 뭡니까

빈 술병은 바람 부는 한 귀퉁이에 똑바로 세워놓고

그러고는 그러고는 소나무 네 그루에 각각 추운 절 하고는

도로 나왔습니다만 이거야 참 또 결례했습니다


나 또한 그랬답니다. 바다 날아 먼 섬 위리안치(圍籬安置) 그 집까지 가 그만 술병만 비웠답니다. 원악절도(遠惡絶島)에 갇혀 눈 뒤집어쓰고도 꼿꼿이 하늘 향한 소나무 기개. 그에 뒤지지 않는 추사 김정희의 고고한 인간적 품위에 질려 그만 술만 비우고 왔답니다. 눈 들어 보면 그대로 한 폭 세한도인 겨울세상. 이 시 참 따뜻하지요. 못난 우리 인간세상도 이리 보니 참 정겹지요. <이경철·문학평론가>

 

만나는곳:2012.2.15 (수) 10:00 범계역 4-1 출구

날씨: 화창한 겨울

멤버: 철사모 7명 (철모형을 사랑하는 모임? 철없는 사람들의 모임!)

 

 

 

 

 

 

 

 

 

 

 

 

 

 

 

 

 

 

 

 

 

 

 

 

 

 

 

 

 

 

 

 

 

 

 

 

 

 

 

 

 

 

 

 

 

 

 

 

 

 

 

 

 

 

작년 순한공주 버스데이 파리를 시작으로 생일을 챙기기 시작해 큰오빠-하늘-자민씨-여산-무수리-리사-나무천사 생일까지 지내면 한 사이클이 완전히 돌아간다.

지난 토욜 나무천사 선물을 뭘 해 주면 좋겠냐고 한다. 잠바 봐 놓은거 있다 하니 그럼 미리 사다 놓으란다. 이왕이면 필요한거 사면 교환하는 번거로움이 없지 않겠냐고...

탁동 이샘 잠바가 하도 멋져 보여 내것은 미리 샀고 나무천사걸 생일 선물로 준비했다.

10시 범계역에서 만났다. 다들 차를 안 가지고 오고 여산은 버스타고 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30분이나 기다려 일찍 온 사람들은 환승이 되지 않았다.

 

3-1 마을버스를 타고  lg 아파트에서 내려 산행 시작.

7명이 하하 호호 웃기면서 산행을 하니 힘들 새도 없다. 

자민씨 유모어에 가끔 한마디씩 던지는 큰오빠 멘트는 촌철살인의 경지.

신력을 보강한 큰오빠에게 릿지로 올라가라 하니 사양해 여산과 자민씨만 리지로 올라갔다.

능선에 올라서 조망도 하고 사진도 찍고 놀며놀며 올라가니 둘레길 찾던 하늘과 순한공주도 잘만 간다.

정상 찍고 정자에 앉아 간식도 먹고 보리밥 먹으러 가는데 짧은 길로 가자는 나무천사와 그래도 터널은 지나야 한다고 우겨 터널 지나 보리밥집으로 고고씽~

산행은 예상보다 조금 길어져 2시간 20분 소요.

 

 

 

 

일출 보리밥 집에서 보리밥과 도토리묵, 파전을 시켰다. 적당한 산행으로 입맛이 살아나 다들 맛있게 먹어준다.

오늘 졸업식 때문인지 이곳 식당도 사람들이 바글거리더니 조금 늦게 간 덕분에 우리가 먹는새 퇴장.

방바닥 따뜻하다고 순한공주는 아예 누웠다. ㅎㅎ

 

 

밥도 먹었겠다 배 부르겠다 이젠 온천에서 목간 하기.

택시 타고 안양온천에서 찜질방에서 취향대로 소금방, 한증막, 얼음방을 들락거린다.

누군 가는 방마다 코골고 잤다는 소문이 있다.

한참 놀고 저녁을 뭘 먹느냐 설왕설래 끝에 주인공 소망에 따라 평촌역의 홍탁집으로 간다고 전철까지 타고 가는데 철모오빠 모자 놓고 왔다고 해 두 남정네는 모자 찾으로 되돌아 갔다.

 

 

 

 

 

 

 

홍탁집은 가게가 비좁은데 우리 앉으라고 자리까지 바꾸어 준건 좋았는데 문제는 홍탁을 좋아하는 사람이 둘 밖에 없다는 것.

식성인 여산 조차 홍탁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고...

생일 케잌 불고 자리 양보해 주었다고 옆 테이블까지 케잌 한 조각씩 나누어주니 축하 인사까지 받았다.

그나마 삼합만 입에 대고 홍어탕은 냄새가 더 심해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나머지 백성들은 콩나물국밥으로 허기를 면했다. ㅎㅎ

마침 손님도 다 나가고 우리들만 남아 여산보고 노래를 강요해 제비 노래를 가사 모른다고해 스마트폰으로 가사까지 찾아 축하 노래까지 들었다.ㅎㅎ

발동이 걸려 자민씨는 노래방에 가고 싶어 한다.

우리집에 함 와볼텨? 창고형 아파트의 진수를 볼 수 있는데....

다들 좋다고 해 택시 타고 집으로~

 

 

집에 있는 양주에 사과를 내 놓으니 순한공주 미처 생각지도 못한 포도에 두부과자 까지 잘도 찾아온다. ㅎㅎ

더 놀으면 좋겠지만 여산 막차 시간이 10시 인지라 양주는 입맛만 다셨다. 나머지는 키핑 해 놓았다 여행 갈때 가져오란다. ㅎㅎ

아침 10시에 만나 저녁 10시까지 12시간을 함께 놀아준 친구들. 이 정도면 생일이 아니라 탄신일 수준이라고.

역시나 백수기간이 좋긴 좋다 했다.

생일도 이렇게 하루 종일 했으니 큰오빠 환갑은 어찌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생일 주인공도 이렇게 성대한 생일은 처음이라 아주 많이 행복해 했고 고마워 했사옵니다...

철사모 친구들, 감사합니다~

 

-여산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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