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산계 패밀리 모임 (3/17)

산무수리 2012. 3. 18. 23:06

눈물은 뼛속에 있다는 생각 - 성미정 (1967 ~ )

곰국을 끓이다 보면 더 이상 우려낼 게 없을 때

맑은 물이 우러나온다 그걸 보면

눈물은 뼛속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뽀얀 국물 다 우려내야 나오는

마시면 속이 개운해지는 저 눈물이

진짜 진주라는 생각이 든다

뼈에 숭숭 뚫린 구멍은

진주가 박혀있는 자리라는 생각도

짠맛도 단맛도 나지 않고

시고 떫지도 않은 물 같은 저 눈물을 보면

눈물은 뼛속에 있다는 생각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

뭔가 시원하게 울어내지 않았다는 생각이

 

뽀얗게 우러나온다


시도 이렇게 재미있다. 곰국 끓이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로서 이런 그림 하나를 상큼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자동화된 우리의 혀에 그 ‘낯익었으나 낯설게 된’ 시의 국물을 붓는다. 우리의 혀는 갸우뚱거린다. 그 익히 잘 아는 국물에서 무슨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바로 눈물의 향기다. 순간 곰국을 우려내는 일은 바로 눈물을 우려내는 일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그 눈물은 보통 눈물이 아니다. ‘뼛속’을 흐르는 눈물이다. 뼈에서 ‘우러나온’ 눈물은 부엌에 가득 차고, 거실에 가득 차고, 이윽고 현관문을 지나서 아스팔트 길 위로, 모든 길 위로 줄줄 흐른다. 눈물이 온 골목마다, 한길마다, 지하철 칸칸이 가득 차서 출렁거린다. 눈물을 거둘 날을 기다리는 눈물이 되어. <강은교·시인>

 

와룡공원-서울성곽-숙정문입구-북악산 산책로-백사실계곡-치어스

 

 

 

 

 

 

 

 

 

 

 

 

 

 

 

 

 

 

 

 

 

 

 

 

 

 

 

 

 

 


모여서 둘레길 걷고 맛있는 치킨에 골뱅이소면 먹고 저녁엔 서울시 연맹 행사 참석 후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