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청소년박람회 부스 지키기 (5/26)

산무수리 2012. 6. 1. 23:01

물 통(桶) - 김종삼(1921~1984)

희미한

풍금(風琴) 소리가

툭 툭 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다름 아닌 인간(人間)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桶) 길어다 준 일 밖에 없다고

머나먼 광야(廣野)의 한복판 얕은

하늘 밑으로

영롱한 날빛으로

하여금 따우에선


그동안 무엇을 하며 살았느냐는 물음에 “땅 위에서는 영롱한 날빛을 시켜 다름 아닌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준 일밖에 없다”고 대답하는 이 내용 없는 삶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 빈자리는 실용(實用)을 비워내고 환상을 채워 넣으려는 예술가의 자의식이 차지하는 여백이므로 투명하기만 하다. 그가 길어온 물(시)로 영혼의 기갈을 축여온 독자에겐 무위(無爲)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김명인·시인>

 

 

 

 

 

 

 

 

 

 

 

 

 

 

 

 

 

 

 

 

 

 

 

 

 

 

 

 

 

 

 

 

황금같은 연휴 첫날에 부스를 지켜야 한다.

무늬만 위원장이지만 평일 내내 장이사가 지킨다니 이거라도 할 수 밖에...

막상 아침에 도착하니 우리 부스만 썰렁하다. 얕은 실내암장이 있지만 나 혼자는 할게 없는지라 유인물만 나누어 주는 수 밖에..

그나마 오후에 온다던 홍샘, 신샘이 마침 와 주어 짬짬히 실내암벽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계속 하기엔 너무나 힘이 부친지라 타임 별로 했다.

다른 부스엔 사람들이 무지 많다. 지방에서도 많이들 올라와 놀랐다. 우린 이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점심 시켜 대퉁 먹고 오후 4시경 되니 산악회에서 철수하러 왔다.

철수는 우리가 안해도 된다고 해 셋이 나와 저녁 먹고 집으로....

내일 새벽은 길 떠나야 해 짐도 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