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2 일기

철사모 버스데리 파리 (7/13)

산무수리 2012. 7. 16. 00:00

어느 해거름 - 진이정(1959~1993)


멍한,

저녁 무렵

문득

나는 여섯 살의 저녁이다

어눌한

해거름이다

정작,

여섯 살 적에도

이토록

여섯 살이진 않았다


여섯 살엔 무얼 했을까. 일할 힘도 공부할 힘도 없어 놀았을 것이다. 노는 것처럼 놀았을 것이다. 여섯 살은 텅 빈 나이, 말은 배웠으나 글은 모르는 나이, 수다스럽지만 어눌하고 그래서 문득 멍하니, 세상 모르는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앞날을 알지 못한 채 제 운명 속을 걸어가는 어린 오이디푸스처럼. 이제 다 자란 그가 어느 해거름에 그렇게 넋을 놓고 서 있다. 말을 못해서가 아니라 다른 말을 하게 되었으므로. 아는 게 없어서가 아니라 다른 걸 알게 되었으므로. 규범과 제도의 성형을 받기 전으로 외로운 짐승처럼 퇴행한 그가 정작 여섯 살보다도 더 여섯 살 같은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어른은 아이보다 늘 더 외롭다. 우리가 서른을 마흔을 쉰을 잊을 때 불쑥 찾아드는 여섯 살. 가족을 직장을 주식을 까맣게 잊고 석양의 퇴근길에 섰을 때 밀려드는 여섯 살. 그것은 한순간 모든 것을 지워버릴 수 있다. 이토록 격렬한 여섯 살. <이영광·시인>

 

 

-선물 고르던 날 ( 7/8)

 

 

 

 

 

 

 

 

 

올해로 새로 한살이 되는 철사모 큰오빠 선물을 사기 위해 종로 장비점에 만났다.

아크테릭스 매장에 가 고어 잠바를 보는데 결정을 못하겠다.

눈높이 맞추기 위해 옆 장비점 몇군데 둘러보고 나니 눈높이가 맞는다.

환한 옷을 입고 싶다는 철모오빠, 초록색 고어 잠바에 긴팔 티셔츠, 그리고 옆 볼레브에 가서 멋진 모자까지....

이른 저녁으로 닭한마리에 가서 저녁을 먹고 팥빙수로 마무라....

 

-철사모 교주 철모오빠 버스데이 파리 (7/13)

 

 

 

 

 

 

 

 

 

 

 

 

 

 

 

 

 

 

 

 

 

 

 

 

 

 

 

 

 

야외에서 파리를 하고 싶다는 철모오라방의 소망때문에 리버사이드 호텔 부페로 예약을 했다.

헌데 비가 내리면 야외를 하지 않는다고 해 실내로 변경 되었다가 최종적으로 저녁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 야외에 자리를 잡았다.

야외의 장점은 실내에 있는 음식은 물론 야외에서 제공하는 술이 무제한 공짜라고....

8명이 모였다.

야외라 실내보다 좀 덥긴 했지만 분위기 좋았고 음식은 정말 맛이 좋았다.

막생 주류 무한 공짜라는데 주립대 장학생들은 생각보다 많이 안 먹는다고 여산 놀린다.

카드에 각자 덕담 한마디씨 쓰고 단체 기념사진도 찍고 맛좋은 음식을 배가 찢어지도록 먹고 나서 다음날은 아침, 점심을 굶었는데도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았다.

황샘이 발아 현미 선물까지 하사하셨다. 두루 감사~

좋은 인연이고 이 인연 질기게 이어지길 바래본다.

 

송창식-강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