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의 시’-김신용(1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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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온기로 몇 알의 감자라도 익힌다면
사그라져 남는 재도 따뜻하리라,고 생각하는
눈빛 같다. 수확이 끝난 빈 밭에 몇 줌의 감자를 남겨두는
경자(耕者)의 마음도 저와 같을까?
묻힌 것에게 체온 다 주고 사그라지고 있는 모습이
삶이 경전(耕田)이며 곧 경전(經典)이라고 말하는 눈빛 같기도 하다
추수가 끝난 빈 밭에서 주워온 몇 알의 감자,
숯불 속에서 익고 있는 그 뜨거운 속살이 심서(心書) 같아
마음의 빈 밭에라도 씨앗 하나 묻어둔 적 없는
내 삶의 경작지(耕作地)가 너무 황량해
하굣길 수확 끝낸 빈 감자밭 고구마밭 헤집곤 했다. 운 좋게 한 알이라도 찾아내면 입이 까맣게 구워 먹곤 했다. 어른이 되면 다 캐가지 않고 주린 아이들 위해 실수인 척 몇 개는 꼭 숨겨둬야지 맘먹었는데. 그리 살아왔던가. 남김없이 다 캐고 옆 밭까지 넘보는 황량한 삶은 아닌가. 등 굽은 노인네 군고구마 통 그냥 지나치는 얼굴 확확 달아오르진 않았던가. <이경철·문학평론가>
은계언니네가 춘천에 정착. 조촐하게 집 짓고 살고 계신다고 놀러오라신다.
월욜 대둔산을 염두에 두었으나 폭우가 온다 해 소심한 넘의편이 못 간다고 아우성쳐 꿩대신 봉으로 춘천가기로...
용산역에서 만나 청춘열차를 탔다 평일이라 텅텅 비었다.
춘천역에서 내려 소양강댐 행 버스를 타고 샘밭 근처에서 내려 포도 사는데 언니가 부른다.
마트 들렸다 가는 길이라고...
길가 건물 하나 단아하게 서있다.
앞엔 약국, 뒤엔 살림집, 그 뒤엔 뒷뜰.
그 뒷뜰 담장이 군부대. 이 군부대때문에 집 짓는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아무튼 군부대를 담장으로 쓰는데 못 박아 이것 저것 걸어놓으셨다.
군부대 담장을 인테리어로 쓰는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 그래~
점심은 근처 유명하다는 막국수집에 가 막국수 먹고 사부님건 포장 해다 드렸다.
그리고 언니 차로 소양강댐에 갔다. 잠시 소나기가 내렸다.
배 타고 들어가 청평사 둘러보았다. 오늘 날씨 정말이지 더웠다.
저녁 전에 돌아가려 했으나 저녁은 숯불 닭갈비 먹고 가야 한다 잡으신다.
그래 마지막 전 기차 예약을 해 놓고 초저녁부터 불 피우고 닭고기 굽기.
숙자 잃고 새로 입양한 고양이는 '은비'
하얗고 양쪽 눈색깔이 다른데 매혹적이다.
사부님이 벙뚜껑을 던져주니 공처럼 굴리며 잘 논다.
여산 은비에게 반해 희롱하다 할켰단다.
은비는 집 안으로 밖으로 풀숲에서 뛰어 노느라 바쁘다. 어느새 길 건너 나무 꼭대기도 잘 올라간다고...
밤에 군부대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면 나방이 뛰어드는데 그 나방 잡는다고 난리란다.
더 놀고 싶었으니 차 시간 때문에 일어섰다.
다음엔 1박 일정으로 이쪽 산에 자주 오라신다.
일단은 춘마때는 확실하게 신세 지기로 했다.
약국 번청하시고 두분 건강하게 지금처럼만 사시길~!
여산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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