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니숲길, 우도가기 (1/7~8)

아파트나무 - 윤성택(1972~ )

인부들이 몰려와 땅을 파고 아파트를 심은 건

고교 입학 무렵이었다 맨 먼저 커다란 파일이 내려가

지하 깊은 곳에 붉은 뿌리를 박았다

모세혈관 같은 철근들이 묶이고

제법 단단한 각질이 덧대어지기도 했다

시끄러운 소음과 분진을 광합성하며

자고 나면 조금씩 높아지는 아파트,

그 위를 크레인이 내려다보며 키를 재곤 했다

건물 층층마다 유리가 끼워지자 가끔씩

저녁 해가 모서리에서 붉게 터졌다 (…)

아파트가 해를 가린 즈음부터 나는

더 이상 자라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아파트가 자라지 않는 외곽으로

이삿짐 트럭을 몰고 꽃피러 떠났다

30여 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한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발전상을 보고 입을 모아 경탄한다. 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성공적 삼림녹화, 고속도로망의 발달과 급격한 도시화다. 수림이 무성해지고, 길이 훤하게 트이고, 고층 아파트 건물들이 온 나라를 뒤덮은 것이다.

　나무가 크게 자라려면 몇십 년 걸리지만, 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데는 이삼 년이면 족하다. 도처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바람에, 고향에 성묘를 갔다가 길을 잃는 사람도 생겼다. 한적했던 옛 농촌이나 전원풍경을 되찾기는 힘들다. 도시가 끝없이 커지며 서로 이어져 있어, 이제는 ‘아파트가 자라지 않는 외곽으로’ 떠날 수도 없게 된 것 같다.＜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사려니숲길

 

 

 

 

 

 

 

 

 

오늘 여산 추천코스인 사려니숲길.

겨울이라 조용하고 그윽한 곳. 특히 서귀포쪽은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멋진 곳이다.

차량 회수 안되는 문제는 헌신적 곽샘이 자신이 반환점에서 백해 차를 가져와 해결.

이번엔 미영샘이 인도 배낭여행을 가 안 그래도 홀로 와 동정(?)을 받고 있는데 봉사심이 너무 투철하다. 천사 수준.

날이 아주 추운날은 아닌데 흐려서인지 체감온도가 낮다.

아무튼 웰빙으로 돌고 나오니 점심시간이 지났다.

 

근처에는 먹을곳이 마땅치 않아 서귀포쪽으로 오니 이쪽은 해가 쨍쨍하다.

겨울이라 문 안 연 식당이 많아 선택이 폭이 좁다.

바닷가로 와 해물을 먹는데 여산은 그거 먹기 싫다고 해 나랑 둘만 중국집에서 잡채밥 먹기.

제주가 다른건 다 좋은데 음식값이 비싼게 흠.

그나마 중국집은 정말이지 양을 푸짐하게 주어 배부르게 먹었다.

 

-4코스 올레길 맛보기

 

 

 

 

 

 

 

 

 

 

 

 

 

우리가 밥 먹은 곳 포구가 아주 예쁘다.

올레길이라는데 걷고 싶다고 하니 바로 민원 접수.

다 걷는건 시간상 무리가 있고 일부는 걷기 싫다고 해 하이라이트만 걷고 차로 이동한다고 한다.

이쪽 끝이 쇠소깍이라고 한다. 아싸~ 궁금하던 이곳을 보나보다.

흐렸던 날도 풀리고 경치도 아름다워서인지 안 걷는다던 사람들도 다 같이 걷고 차 때문에 곽샘만 타고 가 반대편에서 만나기.

쇠소깍은 생각보다 길었고 사람이 북적거려 완전히 관광지다. 이곳에서 5코스 시작점이라고....

 

 

 

오는길 동백 피어있는게 보인다.

스톱. 곽천사 두말 하지 않고 차 세워주고 가라하면 가고 오라하면 온다.

동백은 피크는 아니지만 떨어진 모습도 예쁘다. 작가가 많은 지라 다들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출발.

 

-버스데이 전야제

 

 

 

내일이 소년가장 여산의 생일.

미역국은 내일 먹기로 했고 오늘은 조촐하게 생일파티.

조촐하다 하지만 다들 이런 저런 반찬을 싸온데다 요리 전문 명숙샘이 있어 집에서보다 훨씬 잘 먹고 살쪄 간다고 다들 아우성이다.

아무튼 화기애애하게 생일파티 하기.

내일은 집에 가는 날인데 저녁 막 비행기라 하루를 어찌 보낼까 하다 우도에 가기로......

 

-우도 가기 (1/8)

 

아침 생일상으로 어제에 이어 미역국에 몇번 들었다 놨다 한 제주 은갈치 조림으로 푸짐하게 아침까지 잘 먹었는데도 먹거리가 남는다.

일단은 다 싸들고 차에 구겨넣고 출발.

 

 

 

 

 

 

 

 

 

 

 

 

 

 

 

 

 

 

 

 

 

10시 넘어 성산일출봉 앞 항구에서 배가 출발한다고 한다.

이곳은 장흥에서 제주 오는 쾌속선도 여기로 온다.

표를 사고 배를 타려니 회사가 두곳인데 우리가 산 곳이 우도랜드라는 이너 업체라 접안 하는데 눈치를 보며 해야 하고 우도에서도 내린 곳에서만 탈 수있다고.....(나중에 안 사실)

출발하는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배를 타는데 배가 휙 기울며 방바닥에 앉아있다 넘어간다.

이런 상황에서 물에 빠지면 선체에 붙는다는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데 다들 동의.

 

우도는 꽤 큰 섬이었다.

성산일출봉과 느낌이 조금은 비슷한데 이곳도 올레 코스인데 다 돌려면 거의 5~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라산 다녀와 무릎이 아픈 정숙샘을 위해 곽샘이 버스 관광에 동행해 준단다. 버스는 안 타봤다고....

상곤샘은 진짜 남의편 맞다.

우도봉 올라가 등대보고 정상 직전 마을로 내려와 자장면 먹기.

제주 물가중에서도 제일 비싼 이곳은 자장이 8000원 짬뽕이 12000. 해물이라고 오징어, 소라 밖에 안 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제일 비싼 자장면 먹고 시간상 다 걷는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대부분은 반반 돌기로 했고 올레길 걷는 중인 상곤샘과 회장님은 부지런히 걸으시겠다고....

 

메이저파은 우리들은 중간까지 걷는데 개 한마리가 안내하듯 따라 다닌다.

비양도 입구까지 걷고 중간 섬을 가로질러 해안이 예쁘다는 해변으로 가는데 까마귀가 철새처럼 날아 다닌다.

우리를 안내하던 개는 그 동네 개들 텃세에 밀려났다.

바닷가에서 사진 찍고 놀다 다시 천진항으로 걸어가는데 3시배를 타면 될것 같다.

올레길 걷던 회장님과 상곤샘도 곧 도착 해 3시20분 배 타고 나오는데 다행히 파도가 들어올때보다 잔잔해 졌다.

 

나와서 동문시장에 들렸다. 해산물 몇몇이 사고 6시에 맞춰 차 반납하고 바로 옆 식당에서 좀 이른 저녁을 먹었고 식당에서 공항 지척이지만 차로 태워다주어 잘 왔다.

맞춰놓은 오메기떡 받았고 회장님은 더 남아 올레길을 걸으신다고 해 헤어지고 우리들은 공항 면세점으로....

전보다 살게 없어진것 같다. 두바퀴 돌다 앉아서 놀다 늦은 비행기가 출발도 늦어졌다.

 

 

서울에 거의 다 오니 야경을 보라면서 기내 조명을 꺼준다.

도착하고 짐 찾고 11시 공항버스 막차를 무사히 타고 집으로~

비행기표 예매, 숙소를 이샘이 책임져 편하고 저렴하게 잘 잤고 명숙샘 덕분에 가정식 럭셔리 백반으로 푸짐하게 잘 먹었다.

거기에 한라산 등반까지 종주를 해 더 좋았다. 두루 감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