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 기형도(1960~89)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열무 삼십 단을 이고” 걸어서 읍내 장터까지 가려면 아마 목이 빠질 듯이 아플 테고, 그것을 다 팔아보았자 몇 푼 안 될 것이다. 그나마 팔리지 않아서 귀가하지 못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어린 자식의 마음이 참으로 절실하게 표현되었다. 시가 절대적 고백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이 작품은 실제 체험의 소산일 수도 있고 허구의 진실일 수도 있다. 어쨌든 유년시절의 우울한 기억과 회상이 담긴 이 짧은 시가 독자의 “눈시울을 뜨겁게” 할 만큼 생생한 공감을 주는 이유는 무엇보다 여기 내포된 진정성에 있다. 서른 살을 못 채우고 요절한 기형도 시인이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폭넓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는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김광규·시인·한양대 명예교수>
작년 4월 천리포에서의 1박 여행 느낌이 참 좋았다. 이번엔 수목원 안 한옥 가옥에서 1박을 하자 했다.
날짜를 맞춰보니 다들 공사다망 해 설 연휴 전날 2일이 빈다.
예약은 수목원 후원회원인 여산이 방3개 짜리 회원 할인가에 2명 추가해 최종 16만원에 예약 완료.
자민씨가 일찍 출발 못한다고 해 철모오빠와 우리차 2대로 이동하기로 해 여산은 우리집으로 하늘과 리사는 강변역으로...
이날 차가 많이 막혔다.
9시 출발 예정이었는데 다들 늦고 특히나 일산에서 오는 길에는 교통사고까지 나 더 많이 막혀 늦게 출발해 행담도에서 만났다.
일단 농협 하나로 마트에 들려 주꾸미 볶음이 먹고싶다는 철모오빠 때문에 양념에 야채를 듬뿍 사고 우렁이박사라는 식당에 들려 강된장으로 이른 점심 먹기. 그리고 숙소 가기 전 드라마도 많이 찍었다는 예쁜 공세리 성당 둘러보기.
비가 간간히 내리는 성당은 월요일이라 박물관은 휴관이라 보지 못했는데 터가 넓고 단아하고 분위기가 좋다.
봄, 가을에는 더욱더 환상이라는 여산의 설명.
아무튼 사진 찍고 구경하고 모항으로 출발.
모항 단골 벧엘수산은 문만 열려있지 주인장이 안 보인다.
할 수 없이 그 옆집에 갔는데 고부가 가게를 지키는데 더 친절하고 서비스가 더 좋다.
큼지막한 숭어 한마리와 우럭 회뜨니 매운탕거리 양념은 물론 야채 서비스까지 준다.
죽은 주꾸미가 없어 산 주꾸미도 사고 서비스 해삼, 멍게까지 싸서 출발.
리사가 오늘 회를 꼭 쏜다고 예약.
우리가 묵은 방은 온실 바로 옆집이다.
헌데 한옥은 한옥인지 2중 창 중 하나만 열려있어도 우풍이 장난이 아니다.
방이 3개에 화장실이 2개인데 따뜻하게 난방이 되어 있다.
일단은 해 지기 전 수목원 한바퀴 둘러봤는데 작년에 비해 데크를 더 많이 깔아 놓았다.
남매라는 매화가 피어 향이 한창이다.
숙소로 돌아와 여산이 주꾸미 손질을 해 일단 먹고 있는데 밤 12시에나 온다던 자민씨가 생각보다 빨리 도착.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
오늘 교재는 리사가 일본 여행에서 사 온 고급 양주.
자민씨가 사 온 예쁜 하트모양의 초코렛 케잌으로 리사 생일 축하하기.
즐겁게 먹고 마시고 매운탕까지 끓여 먹고 산양은 방에 전화 하러 들어가더니 안 나온다. 그새 잠이 들었다.
나머지 우리들은 대학 MT모드로 노래 안 한다고 버티는 여산 들볶고 우리도 같이 노래하고 춤도 추고 한참 재미나게 놀았다.
이렇게 맘 편안하게 놀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게 참으로 좋다.
업된 철모오빠와 자민씨는 개구멍으로 밖에 나갔는데 가게 문을 닫아 도로 들어왔다고.....
여학생 4명은 한방에서 자고 남학생은 방, 마루에 나누어 자고.....
잠 안온다고 하늘, 순한공주는 늦게까지 떠들고... 자자 자...
2/17 (화)
조용하다. 아무도 안 일어나 계속 자다 깨다 반복.
여산 전화가 오더니 끊어졌다. 나가보니 두 남자가 안 보였다. 아마도 낭새섬에 간것 같다.
여학생 4명도 부랴부랴 나가긴 했는데 밖으로 나가는 문이 잠겨있어 포기하고 수목원 아침 산책으로 돌다보니 과음한 두 남학생이 보인다.
산양은 여산 혼자 낭새섬에 버려두고 왔다고 나중 여산이 원망이다.
혼자 섬 둘러보고 바쁘게 오느라 오늘 운동량 다 채웠다는 여산. ㅎㅎ
아침으로 떡국과 어제 남은 매운탕 먹고 짐 싸고 청소하고 출발.
오늘 출근해 일 해야한다는 두 영양이 일정 같이 하고 상경한다고...
그냥 귀가하긴 서운해 태안 마애삼존불을 들렸다 가기로 했는데 가보니 금북정맥에서 지났던 곳.
절 보고 사진 찍고 점심으로 자민씨 추천한 변두리 바닷가에서 칼국수와 간재미무침으로 푸침하게 점심 먹고 출발.
1인당 10만원을 걷으니 돈이 많이 남아 반을 돌려주었다.
돈도 거의 들지 않고 럭셔리 힐링 여행을 하고 각자 집으로~
사 놓고 손도 대지 않은 삼겹살 반 얻어와 집에 와 여산이 김치찜 해 먹고 여산 집으로~
설 명절 잘 쇠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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