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민재(1975~ )
아버지가 낭떠러지까지
오두막집을 밀고 갔다가
밀고 왔다가
왼발 오른발 왼발 오른발 스텝을 맞추며
말기 암, 엄마를 재우고 있다
죽음을 데리고 놀고 있다
죽을까 말까 죽어줄까 말까
엄마는 아빠를 놀리고 있다
아기처럼 엄마처럼
절벽 끝에서 놀고 있다
커다란 체구의 아버지가 말기 암 엄마를 재우고 있다. 휠체어를 밀며, 아마 춤추는 시늉을 하는 듯하다. 그것이 캄캄한 목숨의 낭떠러지에 희미한 웃음꽃을 피운다. 딸이 보기에 아버지는 놀고 있고 엄마는 그런 아버지를 놀리고 있다. 엄마는 아기 같고 아빠는 엄마 같다. 아니, 둘 다 그냥 철부지다. 웃는 듯 우는 듯한 딸의 눈에서 절벽 끝이 한순간 지워진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1월 첫 산행은 지리를 다녀와 감기에 걸린데다 허리가 너무 아파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던 중 총무님까지 독감에 걸려 못 오신다고 해 동반 결석계 제출.
정임씨까지 못 와 5명이 버스로 가기 아까워 밤 늦게 버스 취소하고 신천씨 승용차로 조촐하게 다녀왔다고 한다.
신천씨는 차량 회수때문에 산행은 끝까지 못하는 봉사를 한 덕분에 한 코스를 잘 마쳤고 버스값도 절약 됐다고.....
오늘 모처럼 다 나오나 했는데 회장님은 크루즈 여행 가셨다고 하고 그 빈자리를 오늘 산행이 힘들지 않다고 강사장님이 채워주셨다.
오늘은 버스를 산행중 2번 만나 한번은 점심을 사먹고 또 한번은시내 구간 4키로 정도를 바스로 이동한다고. 즉 비무장 산행이 가능하다는 말.
그래서인지 오늘 윤호씨, 총무님까지 코딱지 만한 배낭을 들고오셨다.
비득재에서 정임씨표 커피와 맥반석 계란으로 모닝 간식까지 먹고 출발.
시작하는데 춥다. 얼른 잠바를 입었다.
헌데 조금 올라가니 덥다. 다시 벗었다.
곧 오늘 제일 높다는 노고산이 곧 나왔다. 과연 길은 험하지 않고 좋았다.
정상에서 사진 찍고 출발.
노고산 정상 언저리가 고모리 산성이라는 표지판. 아래에는 고모리 저수지도 있는것 같다.
산길은 널널한 야산성 길도 나오고 길도 건너고 묘지도 나오고 군부대 철조망이 제일 많이 나왔다.
바람불지 않는 곳에서 총무님표 대추차 마시기. 그 작은 배낭에서 이렇게 큰 보온병이 나오다니 놀랍다.
이대장, 그래도 더덕차가 더 좋다나? 아무튼 따뜻한 차를 마시니 몸이 녹는것 같아 좋다.
버스 정류장에서 선두가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우리 버스를 만나나 했더니 바로 뒤 야트막한 야산을 하나 더 지나야 한단다.
길은 험하지 않고 좋았다.
버스 만나는 곳에서 선두와 후미가 다른 길로 내려와 우왕좌왕 하다 만나서 하산 지점에는 식당이 없어 차로 이동해 순대국으로 점심 먹기.
춥지 않는 날씨인데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얼었던 몸이 따뜻한 돌솥밥 누룽지까지 먹으니 몸이 녹는것 같다.
얼마전 차 사고를 당해 크게 다칠뻔 했는데 산에 올 수 있을 정도로만 다쳐 고맙다며 밥을 사신다는 작가님. 사모님은 아직 병원에 입원해 계시다는데....
졌다~
내 생일까지 기억하시는 작가님. 그래서 오늘 점심은 작가님이 내고 저녁은 내가 내기로 했다.
2부 산행에서 강사장님은 쉬고 7명만 차로 조금 이동해 출발.
그래도 오늘 산행에서 2부 코스는 제법 암릉도 보이고 조망도 보이는 나름 하이라이트 코스다.
이쪽은 사람들도 아주 많이 만났다. 한북정맥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단체 산행에 산보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길은 힘들다 싶으면 평지가 나오고 심심하다 싶으면 오르막이 나오는 아지자기한 코스다.
오른쪽으로 골프장이 보이는데 원래 한북정맥은 골프장을 지나는 코스인데 막아놓아 길게 돌아가다 급경사 내리막을 가는 코스인데 미끄럽고 긴장해야 하는 안 좋아하는 코스다. 그나마 길지는 않아 내려오니 골프장 바깥이고 우리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차를 타고 눈으로 산행 하라는 총무님이 힘들어 죽겠다는 이대장. 졌다~
고읍소방서 뒤로 올라가니 길이 연결이 된다. 여기도 역시나 군부대였던 철조망을 길게 길게 돌아 올라가니 큰태미산 이정표가 보인다.
여기서 아파트 방향으로 하산해 아파트 단지롤 통과하고 텃밭 같은 어수선한 밭을 지나고 전철역은 가로지르는 토끼굴을 통과하니 우리 버스가 보인다.
산행이 너무 빨리 끝나 저녁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니 그래도 저녁을 먹어야 하고 일찍 끝났으니 당구를 쳐아 한다는 이대장.
평촌 식당가 '청학동에서'를 갔는데도 5시도 안됐다.
염려와는 달리 점심을 일찍 먹어서인가 이른 저녁인데도 밥이 넘어간다. 조촐하게 저녁 먹고 선수들은 당구장으로 비 선수는 집으로.
아파서 산행을 못하게 되니 답답하고 힘들었다.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산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깨닫게 됐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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