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라현호색>
김승기
송라전원마을 뒷산에서 이름이 없는 꽃을 만났다
이름 없는 꽃은 없다고, 단지 이름을 모를 뿐이라고,
강변해 온 신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생각해보니,
갓 태어난 아가도 처음엔 이름을 지니지 못했듯
태초에는 사물들 모두 다 이름이 없었다는 걸
잊고 지냈다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진실들이 왜곡되고 묻혀왔을까
시간이 흐르면 사실도 진실도 변한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름 없는 꽃은 있었다
있다
또 나올 것이다
이제 너에게 이름을 붙여준다
송라전원마을을 본적으로 하여 출생신고를 하며
신념 하나를 바꾼다
앞으로 어떤 일이든 주장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산행일: 2020.5.17 (일)
코스개관: 내리실 마을-장군봉-집현봉-무너미재-이봉-보현봉-광제봉-봉수대-팔미임도-팔미마을 (10:00~17:30)
날씨: 새벽 비가 내리는것 같더니 날이 좋아 더울 지경
멤버: 당나귀 6명
윤호씨가 집안 우환으로 결석계 미리 제출. 빨리 회복되길 한 마음으로 기원한다.
7명과 6명의 느낌은 또 많이 다르다.
휴게소에는 안내 산행 버스가 아주 많이 보인다. 다들 뛰쳐 나왔나 보다.
산행 기점인 내리실 마을은 지난번 하산한 곳이 아닌것 같은데 그쪽은 길이 없어 반대편에서 올라간다는데 마을 뒷골목 같은 좁은 길을 차가 올라간다.
총무님은 차 돌릴때 없을까봐 걱정하며 마을 없다는 곳까지 들어가니 베어진 오동나무가 길을 막고 있는데 다행히 공간은 넉넉하다. 우리 기사님 운전 신공 아니면 오기 힘든길을 거의 2키로 먹고 들어간거라고....
오동나무는 꽃이 핀 상태로 베어졌는데 벤 곳에서 다시 나무가 자라 그 딸이 시집갈때 다시 가구를 만들 수 있다는 회장님 말씀.
오동나무 앞에서 인증샷 하는데 까멜은 아예 나물 봉다리를 앞에 차고 초장부터 쑥을 뜯는다. 겁나브러.....
조금 올라오니 우측 절 갈림길이 나오는데 아주 좋은 길이 왼쪽에 있다.
원래 이 길로 와야 하는거 아니냐고 하니 길이 없다는 총무님. 이렇게 길이 잘 나있는데 진짜?
등산로는 폭신하고 비까지 내린 후라 촉촉하니 아주 좋다.
조금 올라가니 오른쪽 좋은길이 있는데 왼쪽길이 지름길이라는 총무님.
오른쪽으로 가고 싶게 생겼다고 하니 그럼 그쪽으로 가자고 한다. 너무 돌아가는건 아닌가 조금 염려가 되긴 했다.
많이 올라가지 않고 잘생긴 그러나 죽은 나무가 있다.
이 나무에 한입 버섯이 붙어있다. 맛이 좋다는 이 버섯을 회장님이 큰 키에 스틱까지 동원해 열심히 딴다.
윤호씨가 있었다면 위로 올려보냈을거라는데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입은 되는 버섯이 붙어 있다.
헌데 여기가 장군봉, 집현산 동봉이라고....
자리도 좋아 여기서 총무님표 카페를 열었는데 오늘 메뉴는 냉커피라고....
냉커피 한잔 하고 이야기 보따리를 한참 풀어놓고 출발.
어여쁜 길을 지나가는데 원래 오려던 지름길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났다.
이길로 왔다면 나물을 많이 뜯을 수 있을 거라고....
헌데 먼데서 사람 소리가 그것도 여러명 목소리가 들린다.
정자가 보이고 정상석 바로 옆 시산제 하느라 상을 차려 놓았다.
젊은 사람들이 많은 산악회를 보니 참 신기하다.
부탁해 우리 단체 사진을 찍고 방해가 되는것 같아 출발.
정상에서 어여쁜 길을 내려오니 또 한팀이 점심을 먹고 있다. 여기가 무너미재라고....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야 한단다.
정상 표지는 없는데 돌탑이 있다. 여기서 점심 먹고 가기.
까멜은 아침에 먹은 가래떡이 소화가 안된다고 점심을 못 먹는다.
도시 농부 총무님표 쌈이 있는데..... 아까버라....
다들 배터지게 쌈 싸서 점심 먹고 여기서는 작가님 가정사 비하인드 스토리 듣기.
곧 이사를 가야 해 매일 버리는게 일상이라고....
그동안 평탄한 길을 비웃기라도 하듯 길이 갑자기 급경사 내리막이다.
밧줄도 매어있고 아무튼 길이 제법 험한데 선두는 내달리면서 나물까지 뜯는다. 헐~
임도를 만났다. 여기서 임도로 가냐는데 날도 더운데 산길로 가자 했다.
침엽수가 많고 폭신한 길이 나와 여기서 한번 더 쉬고 남은 커피와 과일 먹기.
신천씨는 아예 대자로 눕는다.
여기서 조금 더 내려가니 임도를 다시 만났고 임도를 한참 걷다가 다시 산길로 올라서기.
이길 맞다는 총무님.
간간히 바람이 불어주고 산이 높지 않은게 다행이라면 다행.
정상석 표지석은 안 보이는데 트랭글이 운다. 아마도 광제봉 언저리 인것 같다.
여기서 한참 올라가는데 지치고 힘들고 덥고.....
작가님은 진작에 앞서 가 보이지도 않는다.
갑자기 나타는 돌 담장. 여기가 봉수대인가 보다.
봉수대는 생각보다 넓었고 전망이 아주 좋았고 바람도 잘 불고 정말이지 오늘 고생을 다 잊을만한 그런 경치다.
여기서도 또 한참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오늘 산행을 짧게 끊었다고 했는데 그래서인지 오늘은 유난히 많이 길게 쉰것 같다.
한참을 놀다 이젠 진짜 하산해야지?
멋진 대숲이 나오고 내려오니 임도를 만났고 여기서 낮으막한 산으로 올라가는데 바퀴 자국이 있다.
자건거 인줄 알았는데 산악 오토바이 자국인것 같다.
정자가 나온다. 마을 주민이 올라와 쉬는곳 같다. 우리도 자리에 대한 예의로 또 한참 놀다가기.
임도를 걷다 우측으로 올라서니 오늘 마지막 봉우리라고....
팔미 임도를 만났다.
원래는 더 진행해야 하지만 오늘 산행은 어기까지...
생각보다 길었고 더워 대부분 물이 다 떨어지고 간식도 먹어치워 더이상 못 간다고....
내려오다 돌 캐던 산이 보이고 주말농장이 보이고 한참 길을 따라 내려오는데 차를 올릴 수 있을것 같다고 다음엔 차 타고 올라와야 겠단다.
우리 버스는 소원사 앞에 세워져 있다.
절을 크고 좋은데 정감은 안간다. 보살님이 커피를 타 가지고 마시라고 해 마시고 화장실도 이용하고 절 앞 물가에서 발도 잠시 닦았다.
차 타고 나가 생초ic 근처 식당을 찾았는데 업종이 바뀌었다고....
눈에 띄는 경호 추어탕집에 가 올갱이 해장국을 먹었는데 기대 이상이다.
땀을 많이 흘려 맥주도 꿀맛이고 담백한 올갱이는 수분 보충에 아주 좋았다.
밥 잘 먹고 (까멜이 저녁을 쏘다) 차에서 자는데 총무님이 부동산 팁을 신천씨에게 열심히 전수한다.
비몽사몽 간에 듣고 (올해 안에 집을 사야 한단다) 자다 죽전 휴게소 잠시 들리고 평촌 도착하니 11시도 안된 시간.
빛의 속도로 왔나보다.
이덕 저덕에 오늘도 행복한 하루였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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