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비슬기맥 3차 (대천고개-대왕산-이이재, 10/4)

산무수리 2020. 10. 5. 22:57

<시월의 노래>
전병조

 

시월엔 코스모스를 심어야지
하얗게 그리고 빨갛게
창백한 연분홍
그대 미소를 닮은 시월의 여왕을 그려야지
가도가도 왕십리
험난한 인생길에
그대 젊은 날의 초상화를 그려야지
뜨거운 추억이 숨쉬도록
내 순정의 뜨락 위에
그대 고운 가을날의 동화를 그려야지
넘어지면 코닿을 데
그리 멀지도 않은 그 먼 훗날을 위하여
조금은 아쉬워할 그리움을 심어야지
핑계를 대기 위해
한때는 그대
죽도록 사랑했노라 그 멋쩍은 핑계를 대기 위해
그대 고운 가을날의 한련화를 심어야지

 

산행일: 2020.10.4 (일)

코스개관: 대천고개-곡돌내재-갈고개-대왕산-분기봉(삼면봉)-벗고개-486봉-이이재 (9:35~17:40)

날씨: 흐렸고 다소 덥게 느껴진 가을

멤버: 당나귀 6명

 

추석 연휴를 낀 첫번째 일욜. 당나귀 산행을 예정대로 간다고....

어제 한밤중 들어와 새벽 일어나 도시락 싸고 남의편 자는 사이에 몰래 나왔다.

코로나때문에 고향에 가면 불효자라 고속도로도 텅텅 비었다.

휴게소도 TAKE OUT 만 된다고 총무님이 김밥을 사오셨는데 신천씨는 아침 도시락도 싸왔단다.

아침에 밥이 안 넘어가 빵 한쪽과 우유만 마시고 왔는데 남은 김밥 한줄 얻어 먹으니 배가 든든하다.

다시 자고 어제에 이어 청도에 다시 와 인증샷 하고 출발.

그래도 오늘은 물만 지고 올라가 배낭이 가벼워 어제보다는 덜 힘들다.

 

초장 등산로 찾아 넘의 꿩농장 지나 올라서니 소나무 숲이 정리가 아주 잘 되어있다. 침엽수림에는 잡풀이 자라지 않아 깔끔한데다 누군가 정리를 해 놓았고 의자까지 설치되어 있다. 잠시 기분좋은 길을 걸었다.

 

소나무 숲이 지나니 바로 덩굴이 어수선해 오늘은 총무님에 윤호씨까지 쌍가위가 출동이다.

길은 오른쪽 낭떠러지성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은 돌인지 흙을 캐는 곳이다.

사람들이 별로 안 다닌 길이라 길이 중간중간 어수선하다. 이정표도 덩굴에 가려진걸 신천씨가 덩굴 제거하니 보인다.

갑자기 선두에서 길을 멈추어 밤을 줍고 있다. 바람에 떨어진거라는데 신천씨가 줒은 밤은 10의 9은 썩은거다. ㅎㅎㅎ

 

다시 길이 나왔고 길을 지나 과수원 옆으로 등산로가 나있는데 과수원 철조망으로 길을 우회시켜 놨는데 지난번 철조망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생각난다.

그래도 오늘을 상태가 훨씬 나아 비교적 산행 속도가 빠른편이다. 물 마실 시간도 없을 지경이다.

무덤을 지나고 억새를 지나니 신천씨와 작가님이 벌레먹지 않은 밤나무를 열심히 털고 계신다.

혼자 내려서니 코스모스 피어있고 한 집에서 음악을 엄청 크게 틀어놓았고 우리 버스는 길 건너에 있어 무단횡단 해 넘의 창고 앞에서 전을 펼쳤다.

작가님이 모자 가득 밤을 따다 주신다. 회장님은 감과 대추를 따다 주셨는데 엄청 달다.

노식자가 되어 길가에 돗자리 깔고 점심을 먹는 동안에도 음악은 7080 음악에서 급기야는 산행 내내 들먹이던 나훈아 노래를 틀어준다. 라이브 카페 부럽지 않다.

맥주로 시작해 커피로 마무리 하는 동안 음악은 대왕산 올라가는 길에는 10월 어느 멋진날로 장르도 다양하다. 바로 옆 모텔에서 민원 들어온다 총무님 웃긴다. ㅎㅎㅎ

 

대왕산 올라가는 길에 대추나무, 포도, 감나무가 즐비하다. 먹을것 많고 살기 좋은 동네같다.

본격적으로 산에 들어가기 전 잘생긴 나무 2그루가 마주서 있다. 아마도 무덤이 있던 자리 같다는데 아주 잘생겨 인증샷 하고 출발.

 

등산로는 왼쪽으로 길게 우회시켜 놓았는데 여기도 멋진 나무가 서있는데 대왕산은 우측이란다. 

그래도 이 산은 산이 여기까진 착했다.

 

4번의 오름끝에 대왕산이 나타났는데 벤치 2개가 있고 봉수대가 있던 자리라는데 정상은 시시하다. 독립운동 하다 옥살리 이틀 만에 해방되 풀려났다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여기도 원효 대사가 어쩌구 저쩌구 하니 원효는 건축가였나 하니 아마도 프랜차이즈 의상과 원효 양대산맥 아니었을까 하며 웃었다. 인증샷 하고 간식도 먹고 출발.

 

대왕산 지나 벗고개 가는길 바닥에 매실처럼 생긴 열매가 보인다. 처음엔 가래인줄 안 회장님. 헌데 앗 이것은 개복숭아?

여름도 아닌 가을에? 윤호씨를 승진시킬 수 있는? 

갑자기 나무를 털고 떨어진 개복숭아를 비닐봉지에 가득 담아 윤호씨에게 주는 당나귀들. ㅎㅎㅎ

이젠 전무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언젠가 CEO 되는 그날까지 내년에도 열심히 따는걸로?

 

한바탕 개복숭아 따고 조금 더 진행하니 분기봉이라는 이정표와 짱구가 매달려 있다. 트랭글은 여기를 삼면봉이라고 트랭글이 울었다.

인증샷 하고 출발.

 

여긴 벗고개.

 

잠시 임도를 타다 다시 산으로 붙었다. 마지막 봉우리를 향해......

 

마지막 봉우리 표지판은 깨져 있었다. 여기서 마지막 간식을 먹고 출발.

 

억새가 무성한 지대 지나 밤이 또 많이 떨어져있는데 여긴 벌레 먹지 않은거라고 밤 줍느라 올 생각을 안한다.

나 혼자 앞서 가는데 회장님이 잡더니 밤을 한 무데기 또 주신다. 밤 복 터졌다.

 

드디어 다시 길을 만났고 우리 버스는 차 댈 곳이 마땅치 않아 조금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다.

옷 갈아입고 한참만에 밤 줍는 팀이 도착.

저녁을 경산 시내 식당을 인터넷으로 찾아내 그곳에서 먹고 가기로 했는데 기사님이 방향을 착각해 반대로 돌려 유턴하는 해프닝을 한 후 경산 시내 도착했는데 완전 번화가다.

경산에 영남대 의대만 대구에 있고 다 경산으로 와서 번창하다고....

 

'고령 돼지찌개' 에서 김치찌개와 석쇠불고기를 시켰는데 정말이지 맛 좋았다. 땡초 부추전도 맛있고 반찬도 맛깔스럽다. 밥 한끼 먹으려면 산넘고 물건너야 먹을 수 있는 당나귀들. 그래도 좋다는 선택적 치매들.

술을 많이 가져왔는데 작가님이 소문도 없이 계산을 해 술 남기면 안된다고 회장님이 이틀 잘 참으시다 오늘 과음을 하셨다. 그래서인지 차 안에서 안 주무셔 좀 시끄러웠다. 회장님 과음은 말리는걸로.....

몸은 무지하게 피곤했지만 원도 한도 없이 3일 내내 산행 해 행복한 연휴였다.

회장님이 시키는대로 소금물에 밤을 담가놓고 퇴근하니 벌레가 몇마리 나왔단다.

삶아 까보니 다행이 10개 중 1개만 벌레 먹은거고 나머지는 맛이 좋다. 이덕 저덕에 산행도 원없이 하고 밤도 얻고 행복한 하루였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