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창포>
박종영
낮은 산허리 감고 밋밋하게
떠도는 안개비 사륵사륵
소담한 산수국 등허리 적시고,
푸른빛 밟고 넘는 산천마다
풀국새 뭉개진 울음이 쑥빛으로 물들고
물봉선 연둣빛 웃음에 마음을 빼앗기는 시절,
밭둑가 애기똥풀이
아장아장 걸어 나오면
더운 바람에 길 내어주고 비켜선 노란 민들레
꽃술에 새벽 별이 흐르면
또르르 영롱한 물방울이 그리움으로 속삭이고,
구름을 물고 흐르는 샛강
낯익은 징검다리 반질반질한 디딤자국마다
유장(悠長)한 세월이 눌러앉아 등 시린 추억을 다독이고
그제야 애환의 보랏빛 세월 피워 올리는
칠월의 꽃창포!
코스개관: 시루봉헬기장(845m) - 시루봉 - 501.3m - 자주고개 - 335.9m - 사기점고개(205m) - 갑령재 (9:30~17:10, 무덥던 날. 6명)
6월 3주 산행은 친구네 결혼식으로 결석계를 냈더니 6구간 재미없는 구간을 갔다 왔단다. 헌데 이 구간이 높이는 높지 않은데 바짝 선 산들이 여러개에다 갑자기 날은 더워지고 차량은 고장 나 1시간 늦게 출발해 산행도 길었고 무지 힘들었다고....
오늘 산행은 팔공산 전 구간인데 경치가 좋은데 변수는 날씨.
신천씨가 이 날씨에 산에 가냐고 태클을 걸었더니 총무님 역으로 진행 한다는 소식. 즉 위에서 내려온다고.....
오늘 까멜은 혼사가 있어 못 오고 6명이 만나니 한달 만이라고. 오늘은 총무님표 열무김치말이 국수가 점심에 제공 되 도시락 준비하지 않아도 되는 날.
총무님은 머리를 제대한 군인처럼 잘랐다. 사모님이 머리가 짧으면 젊어 보인다는 말에 속았단다. 안 그래도 동안인데 더 젊어 보이고 싶은가보다. 일단 잤고 여주 휴게소에서 3명은 아침을 사 먹고 오더니 총무님 왈, 휴게소에서 군대 육개장이 나왔다고 흥분한다. 군대 육개장이란 건더기가 없는 (특히 고기) 육개장이란다. ㅎㅎㅎ
어제 더운날 관악산 산행하고 양말 고무줄 자리가 가려워 잠을 설쳐 버스에서 목적지 도착까지 잤다. 오늘 시루봉 헬기장이라고 구불구불한 길을 차로 올라왔다. 여기서 조금만 더 올라가면 팔공산이라고....
중간 차를 만나는 날이라고 몸만 가란다. 물도 윤호씨와 총무님이 가져간다고....
어제 산행도 힘들었고 민폐가 되면 안될것 같아 모처럼 공주산행을 하게 되나보다.
등산로는 초장부터 급경사 내리막을 내리 쏘는데 정말이지 내리막 산행이 식은땀이 난다. 다행히 조금 더 내려가니 옆으로 진행하는 구간이 나오더니 큰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해 역시 팔공산 자락이라 경치가 좋은가보다 했다.
헌데 조금 더 진행하니 큰 암반이 나와 경치 좋다 했는데 빤히 보이는 바위와 바위사이를 건너갈 수 없어 밧줄 잡고 내려갔다 다시 기어 올라가는 구간에 몇군데나 된다. 스틱도 받아주어 대부분은 무사히 내려가고 올라가고 했는데 한곳은 직벽인데 올려칠 수가 없다. 총무님이 끌어 올려주어 겨우겨우 올라갔다. 휴~
올라오니 아주 넓은 암반위에 개인이 시멘트로 붙여놓은 돌에 시루봉이라고 새겨 놓았다. 이곳이 왕건 대신 신승겸이 목숨을 잃은 그런 곳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여기 저기 노루 똥이 많은데 노루도 여기 올라올때 똥쌀 만큼 힘든 구간이지 싶다. 노루똥 옆에서 과일을 먹었고 노루똥이 약이라느니, 똥 이식이 어쩌구 저쩌구 한바탕 웃고 놀다 내려가는 길도 역시 만만하지 않았고 등로로 희미해 잠깐실 알바까지 하며 겨우 등산로를 찾아 가는데 거리는 5키로 남짓인데 시간은 엄청 잡아먹고 짬짬히 쉬었고 총무님표 얼린 쥬스에 떡도 먹었고 포도당 알약도 두알이나 배급해 이것도 먹었다. 고가도로가 보여 곧 길이 나타날줄 알았는데 한참 과수원인지 버려진 모과나무를 지나고 산딸기도 보여 따먹고 회장님이 산딸기 꽃다발도 받고 한참 더 가다 드디어 길을 만났고 고가 아래 버스가 있고 기사님이 돗자리까지 깔아놓고 기다리고 계시다.
여름엔 다리 아래가 진리다. 바람도 지나고 시원해졌다. 여기서 총무님표 열무김치말이 국수를 먹는 즐거움은 당나귀 가족만 누릴 수 있는 호사다. 10인분을 싸와 먹다 먹다 남았고 국물까지 다 먹으면 오후 내내 갈증에 허덕일것 같아 국물은 조금 남겼다.
밥은 잘 먹었는데 땡볕으로 나설 생각을 하니 한숨이 난다. 그래도 오후에도 배낭을 놓고 가라는데 갈증 날게 뻔한지라 내 물은 내가 지고가야 먹고 싶을때 먹을 수 있다. 최근 인제에 취업한 신천씨는 운동할 시간이 별로 없어 컨디션이 안 좋은지 국수도 나보다 적게 먹었다. 여기에 작가님은 갑자기 일어나면 어지럽다고 하신다. 나이가 제일 무서운 깡패라는 총무님 말씀. 나도 언제까지 당나귀에 나올 수 있으려나 은퇴 한다면 내가 제일 먼저일것 같은데.......
잠시 돗자리에 5분 쉬었다 용기를 내 오후 산행 출발.
묘지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바로 좌측으로 산길이 나 있는데 오후 산행은 높은 산은 없지만 역시나 낮은 업다운을 몇번 오르내려야 한다고....
많이 가지 않아 다시 길을 만났다. 사기점 고개라고...
사기점 고개에서 올라서자 마자 묘지가 보인다. 여기서 또 쉬었고 포도당 2알을 또 먹었다. 배도 부르고 덥기도 더위 무조건 쉬며쉬며 가기.
앞으로 4 봉우리 더 올라가면 된다는데 그나마 길은 험하지 않고 대부분 그늘이라 다행이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주면 행복하기까지 하다. 헌데 바로 뒤 작가님이 영 안보인다. 이상해서 기다리는데 앉아서 쉬던 곳에 카메라를 놓고 내려 되돌아 가는데 윤호씨가 대신 가지러 갔고 윤호씨 배낭은 신천씨가 메고 온다. 회장님과 총무님은 힘들어도 노래 해 가며 가고, 신천씨와 윤호씨는 후미에서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나는지 도란도란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리면 안심이 된다. 이렇게 만나기도 쉽지 않은데 서로 알아봐주는 사람들 만났으니 좋은 인연 맞는것 같다. 그럼 나랑 작가님은? ㅎㅎㅎ
윤호씨가 무사히 카메라 회수 해 왔고 마침 바람도 불어주어 바람맞고 있는데 바로 앞 보이는 산이 팔공산 케이블카 타는 곳이 보인다.
지쳐 빨리 가지는 못하고 간간히 쉬었고 총무님 간식에 윤호씨 간식까지 먹고 마시고 먹고 마시고 물도 마시고 마시고 또 마시고......
이젠 진짜 마지막 봉우리이고 곧 끝난다고 했지만 생각보다 길었고 축사에서는 냄새가 올라오고 한참 내려가니 드디어 길이 나왔고 비오던 날 화산에서 하산했던 곳이 나왔다.
오늘 산행을 원래대로 진행했다면 시루봉까지 갈 수 있었을까 싶다. 역으로 진행했는데도 어찌나 힘이 든지 차를 타니 한바탕 전쟁을 치루고 죽지 않아 살아 돌아온 느낌이었다.
오늘도 매운 등갈비찜 집에 가 등갈비 구이와 등갈비 감자탕을 배부르게 먹었다. 신천씨 입맛이 살아난걸 보니 천만 다행이었고 오늘은 총무님이 풀 코스로 쏜다고 저녁 밥값까지 내셨다.
이덕 저덕이 이 더운날 쉽지 않은 코스를 비교적 무난하게 끝마쳤고 저녁 먹고 평촌 도착하니 10시를 안 넘었다. 감고사~
오는 차 안에서부터 가렵더니 가려움으로 잠을 설쳤는데 회장님은 응급실까지 다녀 오셨다고....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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