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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 날 우면산 가기 (7/16)

산무수리 2022. 7. 16. 20:05

<계곡 풍경-초복날>

김한기


자다깨다 깨다자다 깨다자다
바위 틈
추운 이불 속에서
검은 밤 내내 잠을 뒤척이다
문득 눈을 뜨니
긴밤 지나
드디어
날이 어둑어둑 밝아온다

산새 소리로 일어나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계곡으로 세수하러 가면
물 속에 피래미들이 놀고
물 위로 잠자리들이 떼지어 난다

물가 평평한 바위 위에
담요를 깔아
다리 틀고 허리 세워
명상 속으로 들어가면
어느덧
해가 산 위로 올라와서
옆 나무와 내 앉은 그림자가
앞으로 길게 그림진다

 

코스개관: 사당역 2번 출구-남태령 정상-소망탑-양재시민의 숲 (간간히 바람불던 더운 날, 다섯)

 

<늙어가는 길>


                                     윤석구
처음 가는 길입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길입니다
무엇 하나 처음 아닌 길은 없었지만
늙어 가는 이 길은 몸과 마음도 같지 않고
방향 감각도 매우 서툴기만 합니다
가면서도 이 길이 맞는지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때론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곤 합니다
시리도록 외로울 때도 있고
아리도록 그리울 때도 있습니다
어릴적 처음 길은 호기심과 희망이 있었고
젊어서의 처음 길은 설렘으로 무서울 게 없었는데
처음 늙어 가는 이 길은 너무 어렵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지팡이가 절실하고
애틋한 친구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래도 가다 보면
혹시나 가슴 뛰는 일이 없을까 하여
노욕인 줄 알면서도
두리번 두리번 찾아 봅니다
앞길이 뒷길보다 짧다는 걸 알기에
한 발 한 발 더디게 걸으면서 생각합니다
아쉬워도 발자국 뒤에 새겨지는 뒷모습만은
노을처럼 아름답기를 소망하면서
황혼길을 천천히 걸어갑니다
꽃보다 곱다는 단풍처럼
해돋이 못지 않은 저녁 노을처럼
아름답게 아름답게 걸어가고 싶습니다

오늘은 짧게 산에 가기로 한 날. 헌데 오마니가 지난주 입원을 해 오후 1시 면회를 가기로 해 약속시간을 1시간 당겨 9시 사당역에서 만나 출발.

더운 날이지만 지난주에 비하면 간간히 바람까지 분다. 산행 초입 서울둘레길 스탬프 찍는 곳에서 한 팀이 종이를 한 10장 정도 들고 와 마구마구 찍어댄다. 저렇게 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건지.....

우리도 찍고 출발 하는데 사람이 많다.

간간히 쉬고 남태령 정상 지나 약수터 지나고 쉬며 놀며 가기.

나무가 좋은 벤치에서 장공주의 <늙어가는 길>이란 시 낭송 듣기. 이제는 웰 다잉이 화두가 된 나이.

정상에는 소망탑을 다시 쌓고 있어 어수선 하다. 양재천 만나는 지점에 오니 12시. 난 먼저 아웃하고 넷은 시민의 숲으로....

 

난 병원에 들렸다 오마니 집에 가 한숨 자고 이수역 소금빵 맛집을 찾아 소금빵 사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