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에서>
이시환
나는 보았네.
나는 보았네.
돌연, 바람이 불어와
키 큰 대나무들이 휘어
저 달을 가려도
나는 보았네.
나는 보았네.
커다란 대나무가 부러질 듯 휘어도
깊은 대숲은 고요하기 이를 데 없음을.
네 푸르름 싱그러움 앞에서
네 고요 네 적막 속에서
나는 한낱 깃털처럼 가벼이
들어 올려지는 것을.
코스개관: 시루봉 헬기장-팔공산 비로봉-오도재-서봉-칼날능선-가마바위봉-마당재-파계봉-파계재-삼갈래봉-한티재 (9:30~17:30, 바람이 도와주던 날, 7명)
진짜 백만년 만에 까멜이 드디어 출석. 모처럼 완전체가 되어 7명이 타고 휴게소에서 아침 먹고 지난번 출발 지점인 시루봉 헬기장에 올라가는데 피서객이 많다. 아래쪽 계곡이 좋은가 보다.
차 타고 하늘정원까지 가자는 주장과 오늘 산행도 짧은데 등산로로 가자는 주장이 있었는데 오늘 바람도 불고 햇볕도 쨍하지 않아 등산로파가 우세해 난간에 앉아 사진 찍고 출발하는데 오늘따라 배낭이 무겁다. 왜?
지난번 오전 산행은 비무장으로 갔고 오후 산행도 물만 들고 갔고 오늘은 도시락에 물을 조금 많이 지니 당연히 무겁다. 원래 이 무게가 정상인데 하며 다들 웃었다.
오늘 팔공전자 에어컨은 정말이지 성능이 끝내준다. 길도 푹신하고 시계도 간간히 트인다. 첫번째 쉼터에서 무거운 내 떡과 신천씨 사과가 나왔다. 대부분 한가지만 먹었는데 나는 빛의 속도로 2가지 다 먹고 출발.
조금 더 진행하니 시계가 완전히 트이고 군부대와 떡바위가 보이는데 아주 가깝다. 이젠 정말 얼마 안 남은줄 알고 행복해 하며 사진 찍고 놀다 출발.
헌데 여기서부터 길이 난 코스가 나온다. 가다 왼쪽 표지기가 있는데 총무님은 직진. 만날줄 알고 네명은 표지기쪽으로 내려가고 셋은 위로 올라갔는데 표지기 쪽 길도 험하다. 총무님 따라갈까 후회할 즈음 윗쪽에 군부대 철조망에 막혀 되돌아 온다고.....
헌데 여기서부터 길이 대략난감. 떡바위 바로 앞까지 갔는데 철책으로 갈 수가 없다. 결과론이지만 여기서 그래도 철조망 가깝게 길을 찾았어야 했나보다. 내려오다 내 디카는 가방에서 떨어져 하마트면 망가질뻔 했는데 야도 하도 떨어진 적이 많아서인지 다행히 작동을 한다. 휴~
되돌아 내려와 계곡쪽으로 길게 돌려치는데 군부대에서 버린 쓰레기에 지저분한 곳에 국수나무 덩쿨에 총무님 손이 쥐 날 즈음 겨우 제대로 된 등산로를 찾았다. 여기서 쉬며 아까 남긴 간식에 총무님표 스페인산 사과슬러쉬를 먹고 기운 차리기. 이젠 고생 끝 행복 시작인줄.....
헌데 길이 생각보다 험하다. 황철봉이 생각나게 하는 너덜에 간간히 버려진 철조망에 아무튼 고군분투하며 내려가니 드디어 속세를 만났고 찻길과 연결되는 임도를 만났다. 하늘정원 주차장에 차를 댔다면 쉽게 올 뻔 했는데 나중엔 이런 고생도 다 추억인지라 무사히 온것만도 행복해 한다. ㅎㅎ
임도따라 한참 걸으니 방송국 송신국에 군부대에 철조망이 아주 많다. 우리가 온 방향에 멋진 조망이 보이는데 그 위가 하늘정원이라고... 대부분 사람들은 거기서 임도따라 올라와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일단 최근 개방한 팔공산 정상 비로봉에 올라가 인증샷 하고 내려와 데크에 앉아 점심 먹기.
땡볕이라고 하니 바람 불면 춥다는 총무님. 헌데 오늘 진짜 햇살도 무섭지 않은 그런 날씨에 무사히 점심을 먹었고 까멜 파인애플까지 먹고 출발.
밥 먹고 내려가다보니 여긴 우리가 가는 서봉쪽이 아닌 동봉이다. 얼른 백 해 서봉 능선으로 가는데 흑염소 일가족이 한가이 풀을 뜯고 있다. 회장님 자꾸 개로 착각 해 염소에게 말 시켜 말렸다. 그러다 뿔에 받힐라.....
철조망 흔적을 지났고 동봉쪽에 비해 이쪽은 한갖지고 조용하다. 허지만 등산로는 업다운이 많고 간간히 시계가 트이는 곳에서는 회장님 청춘을 보낸 곳이라 설명이 길다. 걸음이 느린지라 먼저 출발.
가다 보니 동봉 갈림길이 나온다. 동봉을 찍고 가로질러 서봉쪽으로 와도 될뻔했다는 아쉬움 반 다행 반?
오도재를 지났고 몇번 업다운 더 하고 드디어 서봉. 서봉에서 인증샷 하고 가는데 아직도 한티재는 7키로 넘게 남았다.
총무님 지도를 보며 두뼘 밖에 안 남았다고하니 작가님이 우리가 지금 한뼘 밖에 못 왔다고.....
오늘 거리가 짧다고 쉬울줄 알았는데 전혀 쉬운 구간은 아닌것 같다.
계속 오르내리고 전에 없던 데크길도 더러 보이고 해 전보다는 길은 순해진것 같은데 워낙 옛날이라 처음 온듯한 이 느낌. 아무튼 바람이 불어 물은 덜 먹히지만 그렇다고 땀이 안 나는것 아니다. 간간히 험로가 나오면 식은땀이 난다. 몇달 동안 산행 못 했다는 까멜은 오늘 지친것 같다. 특히 총무님 바로 뒤를 따라 다니니 길 잘못 들면 백을 몇번이나 해 훨씬 지칠것 같다.
한 곳에서도 직등하면 될 길을 좌회하니 길이 더 거칠고 조망도 못보는 길에서 까멜은 더 아래까지 내려갔다 되돌아 왔다. 다들 마당바위같은 넓은 바위에 앉아 조망도 하고 한참 쉬면서 이젠 길이 순해질줄 알았는데 웬걸?
여기서 총무님과 까멜은 직등을 하고 나머지는 우회를 했는데 우회길도 험한데 직등길은 가다 낭떠러지라 결국 되돌아 왔다. 우회길을 돌아돌아 시계 트이는 곳에 오니 우리가 우회한 곳이 칼날능선이다. 칼날능선 조망되는 곳이 가마바위봉이라 트랭글이 운다. 잠깐 쉬고 출발.
여기서도 파계봉은 한참 가야 하는데 그나마 길은 조금 순해진게 위안이라면 위안. 간간히 바람부는 포인트가 있어 바람 맞아 가면서 파계봉 찾아가는 길은 매트가 깔려있고 진력 날 즈음 드디어 파계봉이 나왔다. 다들 지쳐하면서도 오늘 바람 덕분에 그나마 산행이 덜 힘든것 같다는데 동의.
파계봉에서도 한참 진행하니 파계재가 나왔고 길은 점점 순해졌고 트랭글이 운다. 여기가 뭐지? 삼갈래봉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여기는 한티재에서 관광모드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나타났고 여기 사람들은 돗자리 깔고 눕는 사람들이 많다. ㅎㅎ 우리도 마지막 간식인 총무님표 체리를 먹었는데 난 파계봉부터 배가 고프다. ㅠㅠ
이젠 1.6키로 남은 한티재까지의 길은 평지성 길이고 오르막은 묏등 정도의 오르막 2개 오르고 산길은 평탄하고 쾌적한 산길이라 그나마 속도를 내 마지막 내리막 내려오니 갑자기 땡볕에 길이 보인다. 주차장에 우리 버스와 관광객이 아주 많다. 화장실에 가니 마침 청소를 하고 있어 발에 물 좀 뿌려 달라고 해 발도 닦고 세수도 하니 살것 같다.
옷 갈아입고 출발 해 오늘도 군위 등갈비집에 가니 네번째 방문이다. 조금 기다렸다 자리 붙이고 앉아 허기져 허겁지겁 밥을 먹고 나니 살것 같다.
오늘 저녁은 까멜이 아들 결혼턱으로 냈다. 부른 배를 안고 7시 출발. 버스를 타고 총무님표 슬러쉬 파인애플 남은걸 먹고 한참 자다 덕평 휴게소 잠시 들렸다 농수산 시장에 오니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간. 놀라워라....
이덕 저덕에 오늘도 집에서보다 잘 먹고 온갖 종류의 과일을 먹었고 무사히 한 구간이 끝나 너무 행복했다. 감고사~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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