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천양희
잠실 롯데백화점 계단을 오르면서
문득 괴테를 생각한다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생각한다
베르테르가 그토록 사랑한 롯데가
백화점이 되어 있다
그 백화점에서 바겐세일하는 실크옷 한벌을 샀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친구의 승용차 소나타lll를 타면서
문득 베토벤을 생각한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3악장을 생각한다
그가 그토록 사랑한 소나타가
자동차가 되어 있다
그 자동차로 강변을 달렸다
비가 오고 있었다
무릎을 세우고 그 위에 얼굴을 묻은 여자
고흐의 그림 '슬픔'을 생각한다
내가 그토록 사랑한 '슬픔'이
어느새 내 슬픔이 되어 있다
그 슬픔으로 하루를 견뎠다
비가 오고 있었다
코스개관: 녹번역 2번 출구-생태육교-정상-서대문 등기소 (셋, 후덥지근 하고 잠시 소나기도 내린 날)
다음주 부산 여행을 위한 산행. 지리에 다녀온지 얼마 안되는지라 백련산을 가기로 했는데 넘버4는 전날 밤, 하늘은 당일 새벽 못 온단다. 둘 다 10월 혼주인지라 바쁜건 알지만 조금은 서운하다.
셋이 만나 백련산 올라가는데 오늘 날씨도 진짜 장난 아니게 끈적거린다. 생태다리 건너 전망대에서 콜라겐 먹고 예뻐지고 가는데 소나기가 내린다. 마침 정자가 있어 잠시 비를 피했고 비가 그치고 조금 시원해졌다.
정자 올라가 출석부 찍고 내려와 간식과 커피 마시고 한적한 길을 걸어 서대문구청 방향으로 하산.
몇 번 갔던 서대문 해물찜에서 생태탕과 맥주를 마셨고 늘 가던 카페에 들어섰더니 인형인지 개인지 모를 커다란 물체가 있다. 뭐지? 주인장이 키우는 불독 비슷한 종자라는데 엄청 크다. 거의 돼지처럼 보인다. 조금 있다 태어난지 9개월 됐다는 새끼 (전혀 작지 않았다) 2마리를 데리고 나갔다. 카페 이름이 에미 이름과 같다.
차 마시고 부산 계획을 짜는데 2명이 안 온 지라 우리끼리 짜고 놀다 홍제역에서 아웃~
다음 산행은 부산 여행 후 19일 (금) 시한부 백수 마지막 평일에 가기로.......
오늘은 시를 꼭 읽어 보고 산행기를 읽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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