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여행 떠나기>
목필균
며칠을 두들겨대던 빗줄기 끝에
장마는 잠시 틈을 내어 쉬고 있었다.
밤새
길 떠날 이의 가슴엔 빗소리로 엉겨든
불안한 징조가 떠나질 않더니
설핏 잦아든 빗소리가 반가워
배낭을 메고 나선다.
차창에 비치는 산야는 물안개에 잠겨
그윽한데
강줄기에 넘치는 듯 시뻘건 황토 물이
맑고 고요한 물보다 격정을 더하게 한다.
수많은 토사물이 뒤섞여 흘러가는 강물
그 속에 일상의 찌꺼기도 던져 보낸다.
미련 없이.
코스개관: 비재-산동참 생태숲-문수봉-곰재-삼면봉(못 만남)-329봉-오로고개 (9:20~16:10, 바람도 거의 불지 않던 더운날. 오후 한바탕 장마비 같은 소나기가 내려 더위를 식혀줌, 7명)
연일 더운 날씨다. 산행 취소한다는 공지 기다렸다는 신천씨. 컨디션이 완전 꽝이고 윤호씨도 어제 늦은 음주로 힘들었고 피부과 약을 며칠째 먹고 계신 회장님은 비몽사몽이란다.
회장님은 인산가에 1박 하며 포도당 죽염을 한 통씩 사서 나누어 주셨다. 다음부터는 각자 들고 와 총무님이 사인을 주면 각자 먹는걸로? ㅎㅎㅎ
휴게소에서 아침 3명이 먹었고 집밥파는 까멜이 가져 온 콩국물를 시원하게 마시고 잠 자고 오늘 오로고개에서 비재로 가야 하는데 더운데 도시락을 차를 만나 먹기 위해 역으로 진행 한다고. 그것도 1키로 정도 차로 이동해 생태숲 주차장에 차 대고 벌레 기피제 뿌리고 인증샷 하고 출발.
오늘 초장은 잘 닦여진 등산로를 간다. 대부분 비무장으로 가고 전망대가 있어 특이한 바위들을 보고 가는데 바람 한점 안 불어준다. 거기에 날파리가 눈 앞에서 앵앵거리고 입 벌리고 걷다 목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앞에 선 총무님과 까멜은 벌레 쫓느라 바쁘다.
일단 정상을 찍었는데 땡볕이다. 바로 아래 커다란 바위가 있어 내려가니 바람까지 시원하다. 총무님표 슬러시 쥬스를 충분히 쉬면서 시원하게 마셨다.
정상에서 내려가니 임도가 나온다. 차를 여기로 부를걸 그랬다고 총무님 웃긴다. 길은 임도를 만나고 고압선 철탑도 지나가는데 짧은 구간이 칡넝쿨로 막혀있다. 오늘은 윤호씨도 가위를 들고 와 쌍가위손이 되어 길을 뚫어주어 무사히 통과.
임도를 한참 걸어 내려오다 총무님 조금 위 차를 불러 태워 곰재에서 점심을 먹었다. 다들 더워서 밥이 잘 안 넘어가는데 그래도 오후 산행을 하기 위해 먹고 출발.
날씨는 여전히 더웠고 바람이 조금만 불면 선두가 앉아 쉬어 덕분에 자주자주 쉴 수 있다. 오후 총무님표 슬러쉬 한번 더 먹고 몇번 쉬고 이 길이 맞나 하는 길을 내려가고 올라가고를 반복했는데 어느새 표지기는 구미의 산 종주 표지기로 바뀌어 있다. 오후 제일 높다는 삼면봉은 영 나타나지 않았고 지쳐 쉬고 있는데 천둥이 치며 비가 살짝 내린다. 대부분은 비옷을 들고 왔는데 까멜과 신천씨만 비옷이 없다.
금방 지나가는 비인가 했는데 아무래도 비옷을 입어야 할것 같아 입고 출발.
헌데 비가 점점 굵어진다. 선두를 부지런히 쫓아 가는데 올라가는 길과 우측으로 돌아가는 길이 있는데 총무님이 우측에서 불러 그쪽으로 가는데 그쪽 리본이 달려있어 당연히 뒷 사람도 이쪽을 올 줄..
헌데 비는 점점 굵어지는데 영 오지 않는다. 총무님 되돌아 가고 전화도 해 신천씨와 윤호씨는 뒤집어 내려와 만났는데 작가님은 직진했다 우측으로 와 만났는데 회장님이 중간에 붕 떠 사라졌다.
총무님이 되돌아 갔다 오고 윤호씨도 왔다 갔다 하며 찾는데 겨우 통화가 되 이산가족이 만날 수 있었다.
비는 겁나게 내려 다들 옷, 신발이 다 젖었고 그냥 선두따라 부지런히 걷는데 안부에서 선두가 쉬는데 다행히 비는 소강상태이고 모르는새 삼면봉은 진작 지나 3키로만 더 가면 산행 끝이라고....
이산가족도 됐다 비까지 내려 얼떨결에 산행 속도가 빨라진 덕분인것 같아 하며 웃었다. 윤호씨 비옷을 벗어 까니 돗자리가 된다. 여기에 오늘 남은 간식을 탈탈 털어 다 먹고 출발.
길은 다행히 순해져 속도를 내며 가는데 막판 거의 다 내려와 작가님와 나와 까멜이 능선을 놓여 한바탕 소리쳐 부르다 나와 까멜은 능선을 찾아 하산했는데 작가님은 백 하지 않고 진행 해 제일 먼저 도착해 계시다. 다행이다.
시간은 4시 밖에 되지 않았는데 구미 시내로 나가면 1시간이 더 걸리고 지금 출발하면 안양에 7시40분 가량 도착한다고 해 얼른 옷 갈아입고 출발 하는데 신천씨 옷이 깨끗하니 산행 더 해도 되겠단다. 아니 아침에 오전 산행만 한다던 사람 맞아? ㅎㅎㅎ 한바탕 웃고 잠자고 버스전용차선으로 오니 빛의 속도로 평촌 도착.
어디로 갈까 고민하다 일찍 끝난 김에 농수산시장 내 고기집이 문을 열어 여기서 간단하게 갈비탕 한 그릇 몸보신 잘 하고 각자 집으로. 이렇게 빨리 온 날도 처음인것 같다. 오늘 저녁은 신천씨가 쐈다. 감고사~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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