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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위 팔공기맥 가기 (비재-베틀산-냉산-도리사, 8/21)

산무수리 2022. 8. 21. 23:02

<구부러진다는 것>

이정록


잘 마른
핏빛 고추를 다듬는다
햇살을 치고 오를 것 같은 물고기에게서
반나절 넘게 꼭지를 떼어내다 보니
반듯한 꼭지가 없다, 몽땅
구부러져 있다

해바라기의 올곧은 열정이
해바라기의 목을 휘게 한다
그렇다, 고추도 햇살 쪽으로
몸을 디밀어 올린 것이다
그 끝없는 깡다구가 고추를 붉게 익힌 것이다
햇살 때문만이 아니다, 구부러지는 힘으로
고추는 죽어서도 맵다

물고기가 휘어지는 것은
물살을 치고 오르기 때문이다
그래, 이제, 말하겠다
내 마음의 꼭지가, 너를 향해
잘못 박힌 못처럼
굽어버렸다

자, 가자!

굽은 못도
고추 꼭지도
비늘 좋은 물고기의 등뼈를 닮았다

 

코스개관: 비재-우베틀산-베틀산-좌베틀산-내밀재-냉산 갈림길-냉산-도리사 (9:05~18:05, 여섯, 덥고 지치던 날 9:05~18:05)

 

8월 마지막 산행이다. 너무 더우니 쉬었다 가자 말도 있었지만 당나귀가 누구인가? 회장님 뚝심으로 밀어 부친다.

오늘 까멜이 결혼식 참석으로 결석해 6명이 참석. 여주 휴게소에서 쉬고 출발 장소인 비재에 도착하니 9시 밖에 되지 않았다. 중간에 차를 만나긴 하지만 7키로 진행을 해야 해 도시락을 가지고 간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도착 해 1시 정도면 차를 만날 수 있다고해 대부분 비무장으로 가기로 하고 출발 장소에 갔는데 낯설다.

우리 여기 온거 맞아요?  알고보니 지난번 차로 1키로 진행하며 지나친 곳이 비재였다.

동네를 지나 숲길로 들어섰다. 오늘 땡볕인데 그늘에 들어가니 훨씬 낫긴 한데 오늘 오전에만 300미터 대 산을 9개 정도 오르내려야 한단다. 헐~ 오후엔 거의 700m 산을 올라가야 하고. 이래저래 힘든 하루가 될것 같다.

초장 올라가니 우베틀산이라는데 아무 표시가 없다. 헌데 바위 모양도 그렇고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바위솔이 엄청 많이 자라있다. 조망 트이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오르내리는데 비로소 나타나는 우베틀산. 그럼 그렇지.....

헌데 정상석은 거한데 조망은 뭐 그렇다. 총무님표 냉사과쥬스와 신천씨 사과로 갈증 달래고 인증샷 하고 출발.

 

우베틀산에서 조금 진행하니 급경사 길이 나오고 철계단을 내려갔다 다시 철계단을 올라서니 어마어마한 암릉이 보이는데 조망이 끝내준다. 여기서 한참 쉬었다 베틀산 정상에 가니 막상 정상 조망은 조금은 실망 스럽다. 인증샷 하고 이제는 좌베틀산을 향해 출발.

 

오늘 오전 산행은 멋진 경치를 보여주고 나서는 급경사 내리막을 나와 식은땀 흘리게 하는 당근, 채찍이 교대로 나온다. 드좌베틀산 가는길도 아주 멀지는 않았지만 오르막 올라갈 때마다 힘들었고 쉴때마다 간식, 물을 마구마구 먹었고 좌베틀산도 역시나 조망은 별로다. 그늘에 쉬어 간식 또 먹고 인증샷 하고 이젠 점심 먹으로 출발.

 

좌베틀산 내려서자마자 나오는 황산을 생각나게 하는 암릉 사이를 통과하는 계단이 나온다. 잠시 힘든것도 잊을만큼 멋진 경치를 보고 아주아주 한참만에 그래도 예상 시간에서 많이 늦지않게 차를 만났다.

그늘에 앉아 밥을 먹는데 나만 힘든건 아닌지 다들 밥 먹을 생각이 안 날 정도고 배도 별로 고프지 않다. 오후 산행을 위해 맥주도 한잔 먹고 밥도 억지로 먹고 냉커피도 타 마시고 길을 나서려는데 허리가 아프다. 애고~

 

거의 굼벵이 모드로 기다시피 올라가는데 오르막에서는 허리가 더 아프다. 그나마 오전 산행보다 오르막 경사가 덜 급하고 올라가면 평지성 길이 나와 좀 숨을 돌릴 수 있는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몇번을 쉬었고 포도당알약도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먹었고 배는 불러도 주는대로 다 먹었다.

마지막 오르막 올라가기 전 길게 쉬면 회장님은 빨리 가자 재촉이다. 신천씨도 힘든지 틈만 나면 길게 눕는다. ㅎㅎㅎ

그래도 기나긴 오르막을 올라간다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서인지 염려보다는 낫게 드디어 냉산 갈림길을 만났다. 

원래 기맥 코스는 이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하산해 댓재로 내려가면 되는데 내려서는 길이 잡목으로 되어 고생한다고 (예년 이런길 갔다 몇명이 피부질환으로 고생함) 오늘은 냉산 찍고 도리사로 하산하기로...... 아싸~

 

냉산까지 가는길에 도리사 주차장 가는 갈림길이 2번 나왔고 막상 정상 가는길은 오전 산행보다 덜 힘들었고 길도 비교적 순한 편이다. 막상 냉산에 가니 조망이 멋지거나 하는 산은 아니었다. 유명한 도리사를 품고 있는 산.

도리사 가는 갈림길이 500미터 지나면 나온다는데 리본 많이 달린 길이 나와 총무님은 그쪽으로 내려가는데 회장님이 모핸드폰 지도를 보더니 조금 더 진행하는게 맞다나? 그래서 나머지 사람들은 조금 더 진행하다 만사형통바위를 지나 하산길을 만나 내려오는데 결국 총무님 하산길을 만난다. 우리가 온 길은 도리사 순례길로 만들어 놓았다.

신천씨와 윤호씨는 영 안오는데 형통바위에 들렸다 와서 그렇다고 하니 만가지 소원이 생각 안나 오래 걸린다는 총무님. ㅎㅎㅎㅎ. 졌다~ 

 

조금 더 내려가니 도리사 적멸보궁. 

우리나라 불교가 고구려는 중국을 통해 전파됐고 백제는 인도 마라난타에 의해 전파됐고 제일 늦은 신라는 고구려의 아도화상이 불교를 전해 줬다고 한다. 즉. 고구려와 백제와 달리 국가간 전파가 아닌 개인 전파라 조금 성격이 다르다던가?

복숭아와 살구가 피었다나 뭐라나? 적멸보궁은 아주 멋졌고 조금 내려가니 아도화상 조각상이 보였고 절은 아주 크진 않아도 예쁘게 꾸며진 절이다. 여긴 꼭 와 봐야 한다는 회장님. 한바퀴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물도 마시고 내려가려는데 스님 한분이 떡을 나누어 주셔서 한조각씩 나누어 먹었는데 아직도 따뜻하고 맛이 좋다.

 

바로 아래 주차장에서 차를 만나 옷 갈아입고 조금 내려가니 총무님이 말한 식당이 나와 석쇠 불고기와 비빔밥, 콩국수, 칼국수 취향대로 맛있게 배터지게 속전속결로 먹었다. 회장님이 쐈다.

7시 지나 출발했는데 회장님 길 안내로 차 하나도 막히지 않고 죽전에 잠깐 쉬고 평촌 도착하니 10시가 조금 안 된 시간. 

다음 산행부터는 찬바람이 불것 같다. 힘든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행복한 하루였다. 감고사~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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