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2산행기

경춘선 타고 천마산 가기 (9/11)

산무수리 2022. 9. 11. 18:39

<9월>

          안재동


징검다리는
흐르는 물살에 잘 버텨야 한다.
자칫 중심을 잃어 제자리를 이탈하거나
급류를 이기지 못해 떠내려가기라도 하면
사람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게 된다.
여름과 가을 사이에서 9월은
최대한 편하고 좋은 징검다리가 되려 애쓴다.
사람들은 심성 고운 그런 9월을 사랑한다.

길목을 지키는 존재란
으레 긴장되고 분주하게 마련이지만
가을의 길목에 선 9월은
언제나 자신을 자랑스러워한다.
풍성한 들녘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즐거운 마음을
선선한 공기를 들이켜는 사람들의 싱그러운 호흡을
푸르른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잘 알기 때문이다.

9월의 들녘에선
여름내 살쪄 올라 사람들을 뒤뚱거리게 했던
무료와 권태의 비곗덩이들이
예리하게 날 다듬은 낫이며 호미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농부들의 힘찬 손길에
뭉텅뭉텅 떨어져 나가고 있다.

 

코스개관: 천마산역-등산로 입구-좌측 능선-정상-천마의 집-호평동 수진사 입구-평내호평역 (둘, 흐린 날)

 

9월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산에 가는날 잡기가 힘들다. 4일 일욜 당나귀 산행이 태풍으로 취소되어 일욜을 그냥 흘려 보냈다. 추석 전날은 시아네가 와서 음식준비, 당일은 시댁 가 차례 지내기. 일욜 시간이 나는데 장공주가 먼저 퇴근 후 걷기에 함께 걷자고 한다. 잠깐 걷자고 이 먼데까지 오지말고 일욜 시간 되냐 하니 내면 된단다. 그래서 둘이 가기로 했다.

이왕이면 안 가본곳 천마산을 가기로 했다. 작년 당나귀와 오남저수지 원점회귀를 했던 산이다.

상봉역 출발 전철을 탔는데 옆칸에 장공주가 앉아있어 함께 이야기 나누며 천마산역 하차. 전철역 생기고 처음 와보고 이 코스도 처음이다.

우왕좌왕 하니 이사람 저사람이 알려줘 길 건너 등산로 입구가 아주 아깝다. 올라가다 갈림길이 나오면 좌측으로 가라는 말을 들은지라 좌측으로 가니 사람도 없고 길도 호젓하고 험하지도 않고 좋았다.

한번 쉬었고 조금 더 올라가니 조망이 트이는 곳이 나와 간식 먹고 길게 쉬었다.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생각보다 안 나타나는 정상. 그새 사람들도 많아졌다. 정상 1키로도 안 남은곳에서 험한 곳을 올라가니 거기서도 정상은 까마득하다. 이렇게 멀었나 싶다. 아무튼 겨우겨우 정상을 찍었고 정상에서 삼각김밥과 커피를 마셨고 원래 희망사항은 철마산 찍고진접역으로 하산을 염두에 두었는데 1주일 전 발목 염좌가 된 장공주가 발에서 신호가 온다고 해서 백 해 호평동 방향으로 하산하기. 내려오다보니 당나귀와 하산하던 길과 만나는데 그새 어수선한 등산로는 정비가 되어 많이 순해졌다.

기억보다 빨리 포장 도로가 나왔고 당나귀와는 여기서 우측으로 하산했는데 호평동 방향은 포장도로 조금 걸어 내려가다 천마의 집 지나 다시 등산로로 연결 되는데 이 산이 이렇게 계곡이 있었나 싶다.

물이 많고 맑았고 사람도 많아졌고 다시 포장도로 만났고 여기서 다시 등산로 찍고 내려오니 등산로 입구인데 수진사는 어디인지 보이지 않았고 유원지 분위기의 동네가 나왔다.

산행기에서는 여기서 버스를 타고 역으로 간다는데 검색 해 보니 2키로 조금 넘는다고 해 오늘 산행 거리도 길지 않아 걸어 가기로 했다. 걷다보니 천변 산책로가 나와 그 길을 따라 내려가다 k마트가 나오면 올라가라 해서 올라가 길 건너 막국수 집에 가 비빔 막국수를 시켰는데 우리가 들깨 막국수를 시켰다며 준다. 헐~ 살짝 느끼했고 아무튼 먹었고 여기서 전철역을 조금 우와좌왕 하다 겨우 찾아 널널한 전철을 타고 망우에서 경의중앙선, 이촌에서 4호선으로 환승 해 집에 오니 6시가 안 된 시간. 

오늘 산행하며 휴대폰은 수명이 다 되 방전되고 카메라도 연식이 오래 되 배터리 접촉부위가 부러져 사진이 제대로 찍히지 않아 애로사항이 많았다. 둘다 바꿔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