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임보
초가을 땡볕은 땅벌처럼 따깝다
친구 만나러 가는 길
부채로 이마를 가리고
징검징검 그늘을 골라 딛는다
가로수 그늘에 들기도 하고
담벼락 그늘에 젖기도 하고
다세대 건물의 그늘도 반갑다
그늘들을 찾아 밟고 가다 문득
그늘에 빚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그늘에 빚진 것이 아니지…
평소에 별로 고맙게 여기지 않던
저 가로수며 담장이며 집들이
내게 그늘의 보시를 베푼 게 아닌가?
그늘, 그늘…
돌이켜 보니, 지금껏
나는 한평생 그늘에 빚만 지고 산다
부모의 그늘, 스승의 그늘
아내의 그늘, 친구의 그늘
농부며, 어부며 수많은 이웃들의 그늘
어느 시인은
자신을 기른 것은 8할이 바람이라 했지만
나를 기른 것은 볕이 아니라 9할이 그늘이다
아작산과 만나기로 한 날. 산나리는 코로나 확진으로 못 왔고 영미도 퇴직 후 사무실 개소 준비로 바쁘다고 한다. 시간을 늦추면 참석할 수 있다던 죽순은 몸 컨디션이 안 좋아 안 오는게 낫겠다고 새벽 연락이 왔다.
1시에 만나기로 해 아침 출근 해 공사가 끝난 사무실 정리할 겸 나가 내 자리와 가구 등을 좀 닦고 정리하니 부장이 출근해 같이 정리. 하부장도 거의 매일 출근 했다는데 오늘도 출근해 내 컴퓨터 인터넷과 전화선 연결 해 주었다. 오랫만에 로그인 하니 비번을 까먹어 애 먹었다.
퇴근하는데 넘버 1께서 손수 일을 하고 계시다. 8월 명퇴 예정인데 진짜 개고생 하신다.
1시 녹번역에서 셋이 만나 땡볕의 백련산 가기. 오르막에 홈지기가 조금 힘들어 하긴 했는데 내공이 있는지라 쉬엄쉬엄 올라갔다. 은평정에서는 바람이 시원하다고 영 일어날 생각을 안한다.
무사히 하산 해 서해안 아구찜에서 아구찜 소로 셋이 배터지게 먹었고 단골 찻집에서 차도 마시고 놀다보니 퇴근시간과 겹쳐 전철에 사람이 많다.
9월에는 토욜 만나 산에 가는데 날보고 정하란다. 그래, 정하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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