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2산행기

팔공산 동봉 능선 종주기 (비로봉~갓바위, 11/6)

산무수리 2022. 11. 7. 20:29

<갈빛 사랑>

                김근숙

 
따사로운 가을볕이
어깨 위에 앉는다
늦깍이 가을 사랑 하나가
뿌리를 내린다
마음밭을 일군다

여름날의 폭풍과 높이 솟던 파도가
설레는 봄날의 민들레 홀씨처럼
가을하늘로 퍼진다
하늘땅이 사랑의 무늬를 그린다

곱게 물든 낙엽 손금을
그리움 담아 들여다본다

 

코스개관: 하늘공원-비로봉-동봉(미타봉)-염불봉-신령재-신령봉-삿갓봉-능성재-은해봉-노적봉-관봉 갓바위-주차장 (6명, 아침엔 쌀쌀했는데 오후 되며 더워짐)

 

팔공기맥이 마지막 한 코스가 남았는데 단풍 지기 전 팔공산 동봉에서 갓바위 산행을 미리 하기로 했다. 모처럼 회장님도 버스로 함께 이동. 신천씨가 버스 안에서도 안전벨트를 매는걸 볼 총무님 왈, "애인 생겼어? 웬 몸을 그렇게 사려?" 이태원 사태로 내 안전은 내가 지켜야 한다고.....

휴게소에서 아침 먹고 지난번 힘들게 걸어갔던 길을 버스로 이동해 하늘공원 주차장에 차를 댔다.

 

 

왜 전에는 차를 안 타고 갔냐, 이 길이 그새 새로 났나 하며 웃겨가며 하늘공원 올라가다 원효굴 이정표가 보여 보고 오기로... 원효굴 가다 왼쪽 내리막을 내려가면 오도암이 멋지다는데 완전 까마득하게 내려가야 해서 원효굴만 보러 갔는데 경치가 아주 좋았고 굴은 생각보다 작았고 데크 설치하기 전에 원효는 이 길을 어찌 갔을까 싶다. 아마도 크라이밍을 하지 않았을까 하며 원효랑 이름 비슷한 윤호씨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며 굴 보고 하늘공원으로......

 

하늘공원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좋았고 올려다보는 경치도 멋지다. 여기서 비로봉 까지 가는길도 생각보다 멀었고 우리가 개고생 하며 오던 길을 만났고 비로봉을 올라가지 말자 하니 올라가야 한다고 작가님이 주장하셔서 올라가니 다행히 한갖져 단체 인증샷 하고 동봉을 향해 출발. 서봉쪽 흑염소는 오늘은 보이지 않는다.

 

동봉까지 가는길도 암릉에 업다운도 있고 약사여래 부처님도 동봉 가기 전 뵙고 동봉에 올라가니 데크가 설치되어 그나마 좀 머물 수가 있다. 단체 사진 찍고 바로 아래 커다란 암반에서 첫번째 카페를 열고 핫초코와 쿠기를 먹고 노는데 신천씨는 바위의 기를 받는다고 누웠다 엎드렸다 하니 현지인들이 웃는다.

 

 

동봉 지나고 업다운이 있고 전에 길게 내려갔다 올라오게 우회했던 길을 데크를 깔아놓은 곳이 있어 비경을 보기가 좋다. 어디를 봐도 그림이 된다. 한 곳 올라가보니 안 올라가도 되는곳이었다. 거기가 병풍바위인것 같다. 현지인이 취사중인게 좀 아쉽다. 총무님이 앞서서 가버리는 바람에 겨우겨우 내려와 총무님 만났는데 거긴 데크가 아주 넓게 설치되어 있어 조망도 좋고 쉬기도 좋았다. 점심 먹기엔 일러 사진만 찍고 통과~

 

길은 험하다 싶으면 평탄한 길이 나와 기억보다는 길이 나쁘지 않았다. 조망 트이는 곳에서는 앞, 뒤 다 조망터라 어디를 찍어도 경치가 된다. 우리가 걷는 길이 소원길이라는 지도가 계속 보이고 없던 정자가 있어 올라가 잠시 조망하고 (한주 전에 왔으면 그야말로 단풍이 끝내줬을것 같은 아쉬움) 밥터를 찾아 가는데 정자에 앉아있던 두 여인이 길을 못 찾아 우왕좌왕 한다. 현지 고수인줄 알았더니 아닌가보다. 동화사 가는 길을 찾는다고. 조금 더 진행해도 있다는데도 불안해 한다. 총무님이 지도 한장 주었고 백 해 동화사로 하산 한다고....

우린 바람 불지 않는 자리를 잡고 내가 학교에서 뜯어간 상추에 여러사람 반찬으로 럭셔리하게 먹고 있는데 한 사람이 동화사에서 올라오고 있다. 길이 아닌줄 알았는데 여기도 길이었다. 헐~ 배부르게 밥 먹고 출발.

 

조금 더 지나니 신령재를 지났고 신령재에서는 왼쪽은 수도사, 오른쪽은 팔공산 내려가는 길이다. 조금 더 진행하니 트랭글이 울고 총무님이 기다리고 계시다. 신령봉이라고... 신령봉에서 건너다보이는 멋진 암릉이 보이는데 우리가 가는 길은 아니라고.... 인증샷 하고 출발.

 

신령봉 지나 업다운 몇번 있고 삿갓봉에 올라섰다. 여기도 데크 작업을 할 예정인것 같은데 그야말로 조망이 끝내준다. 여기서 보이는 팔공cc 단풍이 아주 그냥 죽여준다. 여기저기 사진 찍고 출발.

 

오후가 되면서 날은 팍 풀렸고 이제는 갓바위 거리가 점점 줄어드는데 햇살 따뜻한 헬기장에서 2차 카페를 열었다. 여기서 핫초코와 작가님 사모님이 싸울까봐 1인분씩 포장한 포도까지 배 꺼질 새 없이 먹고 출발. 

 

헬기장에서 올라서니 계룡산 자연성릉같은 능선이 나온다. 여기를 올라가니 나오는 능성재. 여기서 직진하면 은해사, 백흥암, 중중암 방향이고 우측으로 꺾이면 갓바위 방향이다.

 

능성재에서 작은 봉우리를 기어 올라가니 은해봉이라는 표지기가 보인다. 여기 또한 멋진 조망처라 앞, 뒤 사진 찍고 출발.

 

은해봉에서 앞 봉우리에 사람이 앉아 있는것 같은 바위가 보였다. 헌데 여기는 직벽으로 밧줄이 설치되어 있긴 한데 올라가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오는건 대략난감일것 같다.  윤호도사라도 올려 보낸다는 회장님, 아니 되옵니다~

가까이 보니 바위인줄 알았는데 누군가 탑 모양을 조성한것. 올라가기도 힘든 곳을 바위를 들고 올라간 사람도 참 대단하다 싶다. 여기를 우회하니 조망 데크가 또 보인다. 여기서 사진 찍고 마지막 간식인 총무님표 배에 윤호씨표 빵으로  먹고 출발.

 

선본사도 시야에서 보여 갓바위가 얼마 안 남은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었다. 전에 왔던 그 길인건지 새로 낸 길인건지 아무튼 데크가 깔려있는 곳이 많았다.  저 데크길은 어디냐고 하니 우리가 가야 하는 길이라고 해 한바탕 웃고 길을 재촉하니 갑자기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주차장에서 갓바위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곳. 여기는 단풍이 한창이다. 우리도 갓바위 향해 출발.

 

갓바위 올라가는 계단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오르 내리는데 대부분은 힘에 겨워한다. 드디어 갓바위. 다음주 수능인것 치고는 저녁 시간이어서인지 빈자리가 보인다.

잠시 3배 드리고 사진 찍었는데 여기서 화장실리 멀지 않다고 해 배낭을 내려놓고 경산 쪽 선본사로 내려가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되돌아 가기도 그래 화장실을 다녀와 단체 사진 찍는데 수능대박기원 현수막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는다. 아마도 선후배들이 수험생 격려 차 이벤트로 올라온것 같다.

절은 수능 특수를 겨냥 해 수능날 소원지, 촛불 켜는게 만원이다. 켜놓은 초도 하도 많으니 물 뿌려 끄고 치우느라 바쁘다. 불 켜는게 의미가 있나 싶다.

관봉석조여래좌상 (갓바위)에서 대구쪽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은 단풍은 끝내주는데 몽땅 돌 계단길이다. 무릎에서 신호가 오고 대부분 힘겹게 내려간다. 갓바위에서 만석암으로 하산하는 길은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길인데 이 길로 내려올걸 싶었다. 아무튼 무사히 하산을 했고 단체 사진 찍고 주차장에서 우리 버스를 만나 옷 갈아입고 출발.

 

원래는 대구 시내 원조 따로국밥을 먹자 했는데 시내 들어갔다 나오면 시간이 너무 지체될것 같아 고속도로 가는길 식당을 찾아 다니다 하마트면 휴게소까지 갈 뻔. 다행히 한 곳을 찾았는데 길 건너라 빗금 쳐 놓은 곳에 차를 대고 길을 2번 건너 들어간 식당은 기대 이상 맛집이었다. 코다리찜에 황태 냉면까지 맛보고 부른 배를 안고 7시 출발. 저녁은 총무님이 쐈고 차는 중간 밀렸는데도 10시 40분 평촌 도착.

행복한 산행이었고 걱정보다는 수월하게 산행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자는데 온몸이 쑤셨다. 힘든 산행이었나 보다. 아무튼 감고사~

 

-사진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