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3 일기장

안동여행 1 (1/28~30)

산무수리 2023. 2. 1. 19:00

<그저 그리움이었노라고>

                                  고은영
 
한겨울
깊은 밤의 어깨를 빌려 가만히 서니
무력한 영혼의 외줄 하나 서럽다
나의 우주는 한파와 냉기로 가득하고
어떤 안부건 또는 사소한 희망 따위조차
동파되어 하강하는 막막한 허공엔 꿈의 분진들이 눈발이 되고
나의 눈에서 기화되어 간 눈물이 눈꽃이 되어 쏟아져 내린다

이 깊은 겨울의 외길에서 따스함이여
진실로 지금은 내 영혼이 어둠에 휩쓸리는 검불 같나니
고장 난 내 현을 뜯으면 굽이쳐 흐르는 냉기들은
안온한 평화를 그리나니
눈물 없는 집, 단단한 가슴을 지니고 살고 싶다

새벽 한기에도 가시지 않는 이 두꺼운 고독의 껍질
고독해질수록 외로움은 더욱 외롭고
외로움이 깊어질수록 쓸쓸함이 가중되는 변방의 슬픔
허방을 짚는 추운 나의 그늘은 차라리 눈발로 날리는구나

외로움이여 대답하라 그것은 그리움이라고
그리움이여 대답해라 그것은 보고 픔이라고
사유하는 모든 것들이 그저 그리움이었고 보...

 

거제소녀가 안동에 간지도 2년이다. 놀러가고 싶어도 하도 바쁜지라 1말2초에나 그나마 시간을 낼 수 있다. 올해는 신샘과 함께 시간을 맞추는데 작년 명퇴한 신샘은 어찌나 바쁜지 정말이지 날을 어렵게 그것도 주말로 겨우 잡았다.

명퇴 후 오마니와 함께 지내느라 진주에 있는 시간이 많은 신샘이 구정 지나고 서울 올 일 있다고 차로 같이 안동으로 내려가자고 한다. 그래서 내려가는 기차표 취소를 했고 올라오는 기차도 하나 앞 시간으로 당겼다. 

철산역으로 오라는데 교통이 애매하다고 하니 그럼 안양으로 온다고 해 오는김에 집 앞까지 와 달라고 해 10시경 집 앞에서 만나 고속도로 타는걸 우왕좌왕 하다 겨우 탔고 그동안 밀린 이야기 나누느라 바쁘다.

명퇴하니 서울, 진주로 더 바쁜 신샘. 괜히 안동 같이 가자 했나 미안했다.

휴게소 한번 쉬고 12시30분 거제소녀 집 도착. 점심을 아직 못 먹었다고 하니 굴국을 끓여준다는 거제소녀.

떡이 있으면 굴떡국을 끓여 먹자고 해 즉석에서 씨알 굵은 굴떡국으로 점심을 잘 먹었다. 이번 안동 스케줄은 그냥 왔다. 안동 내려오기 전 여산이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인 만휴정을 이야기 해 일단 거길 가기로.......

 

-만휴정

 

만휴정은 사진 한장 찍으면 그만이라고 해 별 기대는 없었다. 헌데 입장료 천원을 받고 경로라니 한명은 빼주었고 대신 천원 쿠폰에 쓰레기봉투를 준다. 일단 매우 친절하다.

조금 걸어 올라가는데 만휴정 계곡의 물이 얼어 장관이다. 만휴정은 크지 않은 건물인데 나무다리 건너 위치가 기가 막히고 드라마에 멋지게 나올것 같다.

안에 들어가보고 계곡 위도 잠시 올라가봤는데 길이 연결되어 있진 않았다.

사진 찍고 만휴정 초입의 묵계서원으로......

 

-묵계서원

 

묵계서원은 일단 자리가 매우 양지바르고 좋다. 여기 찻집에서 쿠폰 할인으로 차를 시켜 마시는데 서원 방에 들어가 마실 수 있다. 덕분에 한옥에 앉아 차를 마실 수 있어 좋았다. 거제소녀가 보료가 탐이 난다고 사고 싶다고 했지만 두 언니는 나중에 치우기 힘드니 절대 사지 말라고 말리고 한참 이야기 하고 놀다 이번엔 묵계고택으로.....

 

-묵계고택

 

묵계고택은 여름엔 민박을 하는것 같다. 헌데 신샘은 선글라스를 서원에 놓고 왔고 나도 휴대폰이 어딘가에 떨어졌다. 거제소녀 바쁘게 되돌아가 무사히 2가지 다 찾아왔다.

언니들과 같이 다니니 흘리는것도 챙겨야 하고 바쁘다 했다. ㅎㅎ

다시 집에 와 저녁 안동호반길 걷고 저녁 먹고 월영교 보고 되돌아 오기로......

 

-안동호반길과 월영교

 

해 있을때 나가 해지는 호반길을 걸으니 운치가 있다. 거제소녀가 주말에 자주 걷는데 저녁엔 못 걸어 봤다고.....

데크길 걷고 다리를 건너 월영교 앞 식당에서 안동 간고등어와 찜닭을 시켜 안동 대표메뉴 2가지를 다 먹었다.

날이 쌀쌀하긴 한데 밥 먹고 나니 덜 춥게 느껴진다. 월영교 건너 다시 집으로 돌아와 놀다 내일은 청량사 가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