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3 일기장

비오던 날 레자미 가기 (3/12)

산무수리 2023. 3. 14. 09:04

<파전>

              오문경

추적추적, 흐린 비 나리는 오후
허기진 시장통 먹자골목
한 모퉁이 지나 너절한 좌판 위,
네 뜨거운 한바탕의 춤사윈
둥글게 수평을 휘감고,
어떤 기다림이 사뿐히도 내려와
푸른 저녁의 갈피를 얇게도 뜨는구려
한잔 뼈 부딪고 들이키는 주당의
쌉쌀한 막걸리 두어 사발에
아스라이 젖어오는 이 빠진 세월
알싸한 둥근 방언도 다 살가웁다
난, 네 퍼어런 치마를 죽죽 찢어 몸을 잘도 섞는다
내 비 젖은 옆구리,
허기 속에서만 그리운 널, 자꾸만 불러낸다

 

왕곡동 시대를 접고 내손동 시대를 연 레자미제과점.

지난번 잠깐 들리긴 했는데 집에서 동선은 어떤지 궁금하다.

비가 내려 모락산 산행을 포기하고 중앙공원, 자유공원 한바퀴 돌고 롯데마트 뒷쪽으로 가니 의외로 가깝고 동선도 단순하다.

그새 간판도 해 달았고 입간판도 어여쁘다. 입간판은 공주님들이 선물한거라고...

정애씨가 있을거라 기대도 안했는데 작은 공주님까지 와서 일을 돕고 있다. 괜히 횡재 한 기분이다.

아직 빵이 덜 나와 매대는 헐렁하다. 파운드케잌, 당근케잌, 소금빵 등을 샀고 잠시 앉아 있는데 어린 아이 데리고 온 엄마, 초등생 자녀 데리고 온 엄마, 불편한 아들과 함께 오신 어르신, 청춘, 중년 남자 등 연령대가 다양하다.

개업 준비 중 조금 윗쪽에 다른 빵집이 생겼다는데 양심껏 좋은 재료로 만든 빵과 주인장의 친절함을 안 사람은 단골이 되지 않을까 싶다.

혼자 빵을 만드는지라 많은 양은 미리 주문해야 하지만 레자미 케잌, 파운드, 카스테라, 롤케잌, 쿠키, 피낭시에 등을 맛 본 사람들은 다들 좋아한다.

요즘 베이커리 카페가 유행이긴 하지만 비싸고 맛있는건 당연한거고 비싸지 않으면서 고급진 맛을 내는게 진짜 맛집이지 싶다.

전화로 미리 주문하면 케잌에 멘트도 써 주시는 제과 기능장이 계시다. 

레자미 제과점 (의왕시 내손중앙7길1. 전화: 031-427-3838)은 내손2동 주민센터 건너편 큰 골목에 위치. 큰 길에서 바로 보여 찾기도 쉽다.

아직 단골 빵집을 못 찾은 분들께 강추~! (참, 월요일은 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