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꽃>
이시향
봄비 그치고
여름이 시작되려는지
이팝나무 꽃이 하얗고
소복하게 피었네
제사를 지내지 않아
동네 잔칫집에나
다녀오시면 한두 숟갈
얻어먹었던 흰 쌀밥
꽁보리밥만 먹던 시절
도시락 밥 위에만 솔솔
뿌려주셨던 향긋한 맛
풍성한 꽃을 보며
올해는 풍년 들어
실컷 먹게 해주시겠다던
어머니.
경주 남산이 좋다고 하니 송죽이 안 그래도 버킷 리스트에 있는 산이라고 가자고 한다. 다들 백수가 되었으니 이왕이면 진달래 좋을때 가자고 해 4월2주에 가기로 했는데 부활절과 겹친지라 한주 미루자고 했고 그날은 당나귀 산행이라 미룬 김에 4주에 가기로 했다.
수욜 꼭 집에 있어야 한다고 해 일~화로 날을 잡으니 일욜 경로 티켓 대신 동반석 20% 할인석으로 예약을 했다고.
숙소는 내가 더K 호텔 온돌방으로 2박 예약을 했다.
원주에서 오는 송죽 시간에 맞춰 10시 직전 표를 예매를 했다.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 배낭과 등산 준비를 해 오라고 하니 다들 난색을 표한다. 송죽은 큰 배낭이 없고, 경민이는 배낭을 못지고 영미는 노트북을 들고 와야 한다고. 헐~
이 여행이 제대로 되려나 걱정이 앞선다.
나의 희망사항은 첫날 단석산을 혼자 가려고 했으나 교통편이 나오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빌린 경주 안내서를 일단 배낭에 챙겨 9:30 서울역에 가니 두 처자는 진작 와 있고 경민이는 기차를 탔다고.
기차에서 넷이 만났다. 역시나 영미는 큰 보온병에 소금빵과 커피를 챙겨왔다. 거기에 접시, 칼까지 들고 왔다고.
아마 콘도였으면 살림을 몽땅 털어올뻔 했다. ㅎㅎㅎ
첫날 뭘 할지 정하라고 하니 다들 문화재 관람에는 큰 관심이 없다. 경주 안내서에 동남산 코스에 보리사, 옥룡암이 나오는데 여기를 가면 어떠냐고 하니 다들 상관 없다고....
기차 동반석에 앉아 있는걸 본 한 팀이 자기네도 의자를 돌려보지만 ktx는 안 돌아간다. 행복해 하며 영미가 싸 온 소금빵과 커피를 내려 먹으니 좋긴 하다. 12시경 경주 도착.
점심 먹기엔 일러 일단 터미널로 버스를 타고 나갔다. 짐은 터미널 라카에 맡기려니 큰 라카가 거의 사용중. 관리사무소에 전화하니 매표소 직원이 나와 캐리어 1개 당 5천원을 받아 15000원 내고 7시 경 찾으러 온다고 했다. 9시까지 보관은 가능하다고.
홀가분하게 짐을 맡기고 터미널 매점에서 김밥, 쫄면, 떡만두국을 먹고 작은 색에 간식, 커피, 물을 들고 보리사를 향해 출발. 터미널 건너편에서 11번을 타면 된다고.....
-보리사 가는길 (미륵곡 석조여래 좌상)
책과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니 남산을 크게 동남산, 서남산으로 구분하는데 삼릉쪽은 서남산이고 이쪽은 동남산이다. 동남산 둘레길 트레킹은 월정교에서 시작한다는데 10키로가 넘는 짧지 않은 코스지만 아무튼 걸어서 여기도 올 수 있는 거리인것 같다.
버스에서 내리니 우측은 옥룡암, 좌측은 보리사인데 급경사 포장길 위에 절이 있다. 특히나 영미 힘들어하며 겨우 올라와 법당 왼쪽의 미륵곡 석조여래좌상을 실제로 뵈니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 있다. 조각도 섬세하고 뒷면에도 조각이 되어 있다. 사진 찍고 사람들이 절 입구에서 산길로 가는 마애여래좌상 보러 가자.
보리사 마애여래좌상은 많이 올라가진 않지만 길이 제법 험하다. 겨우 올라가 부처님 뵙고 내려오다 영미가 미끄러져 주저 앉았다. 경민이도 내리막 쥐약인지라 인간 지팡이가 되어 겨우겨우 내려왔다.
이젠 옥룡암을 향해 출발
-옥룡암 탑곡 마애불상군
보리사에서 내려와 골목을 지나 포장도로 따라 걷다 좌측 옥룡암 안내판이 보인다. 여기서 남산 정상까지 4키로 남짓 된다. 옥룡암 뒷편 큰 바위에 사방으로 부처님을 새겨 놓았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그 앞 세워진 부처님은 배가 봉긋하니 임산부 같이 배에 손을 얹어놓고 있어 순산을 기원하기도 한다고. 송죽 공주님이 7월 출산예정이라 순산을 기원하며 영미 올라오길 기다렸다 커피와 간식 먹고 이젠 감실 부처님 뵈러 가기.
-불곡 감실석조여래좌상
옥룡암에서 산길로 들어가니 대숲을 지나 계단을 올라가니 우측 감실 부처님이 계시다. 예전 유홍준 책에서 본 그 부처님을 실제로 뵈니 참 좋았다. 경주사람 한팀이 와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저녁 촛불을 켜놓고 보면 또다른 감동이 있다고....
아무튼 별 기대없던 첫날 동남산 일부라도 맛보게 되어 좋았다. 다시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여기서 시내까지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인데 내일을 위해 체력을 남겨 놓아야 한단다. ㅎㅎ
버스를 타고 다시 시내로 나가 일단 저녁을 먹고 나서 짐을 찾기로....
-다시 시내로
어디서 저녁을 먹을까 하다 동궁과 월지앞에서 내렸다. 헌데 여기서 뒷쪽으로 안가고 직진을 하다보니 첨성대가 보이는 곳이 나온다. 세 친구는 첨성대를 밀었다 당겼다 손 위에 올려놓느라 바쁘다.
여기서 월정교쪽으로 가다보니 교동밥집이 나온다. 별 기대없이 들어가 백반 2가지를 시켰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다.
행복해 하며 저녁을 먹었고 배도 부른김에 터미널까지 걸어오는데 오다보니 길게 걷게 되었다.
짐을 찾고 하나로 마트에서 과일, 내일 산에서 먹을 간식, 우유에 맥주를 샀다.
다시 11번 버스를 타 엑스포 공원앞에서 내렸는데 깜깜해 방향을 헤매다 겨우 호텔 찾아 가기.
편의점에서 소주, 안주를 사서 체크인 하며 내일 아침 조식 신청을 했다.
숙소에 돌아와 두 주립대 장학생은 소맥을 먹었고 청강생 둘은 맥주 한잔 먹고 내일 7시 일어나기로 하고 영미가 제일 먼저 아웃하고 내가 눕고 두 장학생은 이바구를 나누다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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