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3 산행기

23년 마지막날 산행으로 (웅산-시루봉, 12/31)

산무수리 2024. 1. 1. 20:05

<이별연습> 

                김은식 

손톱은 몸에서 
깍여 나갈 때 까르르 웃는다 

저만치 튕겨 
나딩굴면서도 
하나가 둘로 분리되는 아픔을 

웃음으로 채우는 
아무 것도 모르는 
천진한 얼굴 

지친 일상을 지탱하는 
뼈대에서 자라나 
고달픈 시간을 마냥 뛰어노는 

세상에서 가장 맑은 
생의 웃음 

영혼이 괴로울 때 
육신이 힘들 때도 
손톱은 웃기 위해 자란다 

초생달이 
힘겨운 일상을 만삭으로 품어 
보름달로 차오를 때 

나는, 
돌아앉아 손톱을 깍는다 

쪼개지고 마멸된 
지난 시간과의 이별 

털끝 하나, 고통 없이 
떠나는 연습 
손톱을 깎으며 
나는 나와의 이별연습을 한다

 

코스개관: 안민고개-웅산-시루봉-수리봉-천자봉-대발령 (아침 비가 내렸지만 산행 할때는 그쳤고 해까지 나던 춥지 않았지만 바람불던 날, 당나귀 5명)

 

 

1월 첫주 산행이 회장님 해외여행으로 12/31에 하면 어떠냐고 한다. 다들 좋다고 했는데 신천씨만 못 온다고....

헌데 이번에도 진해를? 허걱~

5:30 농수산시장에서 만나 출발하는데 어제는 하루종일 눈이 오다 진눈깨비로 바뀌었었고 아침에도 빗방울이 내리는것 같다.

회장님은 금~토에 대구에 가서 누님들 모시고 거제에서 1박 하고 어제 밤 귀가해서 오늘 또 진해로 가신다고. 잠도 자는둥 마는둥 하고 오신것 같다. 진짜 철인이다.

이야기하다 졸다 하는데 비는 오락가락했다. 선산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는데 빗줄기가 굵어진것 같다. 비 그칠때 까지 기다렸다 산행하자 하며 10시 좀 지나 안민고개 도착하니 다행히 비는 그쳤고 차 댈 곳도 좋은 자리가 나서 주차하고 준비하고 출발.

산길은 왼쪽 임도와 오른쪽 전망대 표시가 있다. 그래도 전망대 보고 가자하고 올라가보니 아주 멋진 조망처다. 여기서 일몰을 보면 정말 좋을것 같다. 사진찍고 놀다 출발.

 

 

등산로와 임도 (mtb)가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길이다. 조망 좋은 공터가 있어 키티 카페를 열었는데 먹고 나서 보니 바닥에 염소똥(?)이 보인다. 뭐야, 얘들 화장실에서 차를 마신거야? 한바탕 웃고 진행하는데 산이 험하지 않았고 앞으로 보이는 조망도 멋지지만 우리가 지난번 갔던 장복산쪽 조망도 아주 끝내준다.

우리가 가는 능선은 아니지만 불모산 정상이 보이는데 여긴 신낙남이라고. 신낙남은 진짜 낙동강으로 떨어지는 코스로 여기도 회장님 뚝심으로 곧 갈것 같은 예감이 든다.

순하던 산이 정상에 가까워오니 암릉이 보여 내심 걱정했는데 다행히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한곳에 물이 고인곳이 나오는데 여기가 회장님 예전 화장실이니 그 옆 바위는 화장실 뚜껑이라니 한바탕 웃고 떠들다 올라가니 정상.

정상에서 회장님 모자가 2번이나 날아가 윤호씨가 주워다 주는 해프닝이 있었고 직장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 서로 단체 사진 찍어주고 밥 먹을 자리 찾기.

 

 

정상 바로 아래 바람도 불지 않고 좋다 하고 전을 펼치는데 아주 작은 벌레들이 달려든다. 깜짝 놀래 자리 이동을 하다 세번째 겨우 암릉 위에 전을 펼쳐 윤호씨 비닐 뒤집어쓰고 점심을 따뜻하게 잘 먹고 후식까지 먹고 출발.

 

 

밥 먹은곳 지나니 짧지만 인상적인 출렁다리를 만났다. 헌데 이 다리 위 바람도 장난이 아니다.

시루봉은 가까워 보였는데 생각보다 멀었고 길은 험하지는 않았고 정상 가는길 억새밭이 가을에 와도 좋을것 같은 그런 경치. 막상 정상에 가니 생각보다 바위가 아주 크다. 앞, 옆에서 사진을 찍고 (회장님이 오늘 사진에 진심이심) 멋진 바다 경치도 보고 이제 마지막 봉우리인 천자봉을 향해 출발.

사실 시루봉은 해병대라면 누구나 아는 곳으로 마지막 훈련에 이 시루봉을 올라온다고. 산 아래에서 보이던 글씨는 하얀 돌로 해병혼이라고 씌여진것.

 

 

시루봉을 뒤로 하고 넓은 공터에서 차 한잔 또 마시고 사진도 찍고 아주 긴 데크를 하염없이 내려가고 진행을 하는데 트랭글이 운다. 여기가 천자봉인가 싶어 조금은 험한 바위를 올라가보이 수리봉이라는 표시가 있다. 회장님은 이 봉우리 놓치고 우회. 진짜 천자봉을 향해 출발.

 

 

수리봉 지나 천자봉에 가니 거가대교가 아주 가까워졌다. 2023년 햇살을 받아 윤슬이 아주 멋지다.

여기서 마지막 간식 털어먹자니 배 꺼질 새가 없다는 호강어린 투정이다.

오늘 송년이라 이런날은 소고기를 먹어 줘야 한다는 회장님. 그러더니 합천의 소고기, 대구의 스테이크 중 고르라고 하신다.  거리상 합천이 조금 가까워 합천으로 낙착. 이젠 대발령으로 출발.

 

 

천자봉에서 대발령 가는 길은 임도를 가로지르는 길을 몇번 횡단하고 마지막 남파랑길 이정표를 따라 가다보니 찻길을 만났다. 여기서 조금 걸어 내려오니 산림욕장 입구.

여기서 택시를 불러 5명이 타고 갈 수 있냐고 하니 안된다고 해 차 2대를 불러 안민고개로. 헌데 늦게 출발한 택시가 먼저 도착하는 해프닝. 택시비는 2대가 25000 정도 나왔다고.

 

- 의령 솥바위

 

삼성, lg, 효성 회장이 태어난 곳이라는 정암나루의 솥바위.

큰부자는 셋이나 나왔으니 작은 부자라도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담고 들렸다.

사실 여기가 회장님 고향과 지척이다. 하마트면 회장님도 진짜 회장님 될뻔 했다 하며 들렸는데 내일 해맞이 행사로 마무리 작업중이라 막아 놓은걸 양해를 얻고 잠시 내려와 사진찍고 한바퀴 둘러보기. 남강과 다리 그리고 여씨 사당도 멋진 풍경이다. 이젠 한우 먹으러 합천으로 출발.

 

 

삼가 한우거리엔 한우집이 20곳이 넘는다는데 그중 회장님 단골식당에서 입에서 살살 녹는 한우에 된장찌개로 마무리 하니 한해를 제일 좋아하는 산행에 맛있는 저녁까지 먹었으니 더 바랄게 없다.

오늘 송년회라고 회장님은 기름값도 입금 시키지 말라 하시고 밥값까지 계산.

총무님은 한우로 배 채운다고 파절이도 안 드시더니 막상 고기는 많이 안 드신다. ㅎㅎㅎㅎ

아침은 내가 냈고 택시비는 윤호씨가 귀가길 휴게소 아이스크림은 작가님이 계산해 오늘은 통장이 그대로이다.

올 한해 전국 각지의 산을 다니고 맛있는 현지 맛집에서 맛좋은 밥도 먹었습니다.

한해동안 운전해 주신 세분, 바리바리 싸다 먹여준 총무님, 윤호씨.

감사 드리고 내년엔 완전체가 되어 산행을 이어가길 소망합니다.

아참, 귀가길 안개가 많이 끼어 회장님 안전 운전하시느라 진짜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함을 글로만 남깁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사진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