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일기장

마곡 서울식물원 독서모임 (오십에 읽는 장자, 1/9)

산무수리 2024. 1. 10. 10:55

<비듬을 왈츠풍으로 부르는 방법> 

                                          강수 


내 존재가 가려운 날, 눈이 내리고 
어깨에는 존재의 딱지같은 비듬이 묻어 있었지. 
친구 녀석은 비누를 바꿔보라고 하고 
TV광고에서는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예쁜 여자애가 찰랑대는 머리털로 내 존재의 가려움을 긁어주며 
비듬 제거용 샴푸를 써보라고 했지. 
그래도 내 눈엔 보여. 걔네들의 머리에서 날리는 외로움들이 다 보여. 
내 머리가 가려운 날, 하느님도 외로움병 걸리고 

비듬, 비드음, 비듬, 건조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듬, 비드음, 비듬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듬, 외로움주의보가 내리고 
비드음, 비드음, 비드음, 폭설주의보가 내리고 

어머니께서 끓여온 약초물에 머리를 담가도 보았지. 
그래도 나는 매일 가려워. 친구들은 나에게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나는 그 거리감을 즐겼지. 
더 다가오지도 못하고 더 멀리 물러나...

 

 

12월 독서모임을 내 사정상 미루었다 만나는 날.

눈이 내린다. 다행히 날씨는 춥지 않다.

서울수목원에서 만나기로 해 마곡나루역에 내렸는데 문자가 양천향교역이 가깝다고 은샘은 거기서 내렸단다.

아무튼 내려보니 지난번과 달라 어리둥절, 나도 전에 왔을땐 양천향교역에서 내렸던건가?

걸어서 수목원으로 가니 덕분에 지난번 안 둘러본 곳을 지날 수 있어 나쁘지 않다.

실내온실을 위에서 내려가니 겉모습도 볼 수 있었고 하늘과 은샘 만나 매표하고 실내온실을 도는데 사진 찍으려모 맘 먹고 온 단체가 몇팀 되 사진을 찍고 난리가 나 제대로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난 전시회가 있어서인지 여기저기 난이 장식되어 있어 겨울이지만 화사하기만 하다.

거기에 크리스마스 장식도 아직 남아 있는지라 화사한 온실 풍경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일단 나와 앉아 오메기떡 먹고 돈 내고 들어가는 실외정원을 둘러보는데 여긴 봄이 되야 화사할것 같다.

점심을 나가 먹을까 하다 구내 식당이 있어 후드코트에서 점심을 먹는데 딱 구내식당 맛.

바로 옆 커피집이 식당 영수증이 있으면 할인 된다고 해 바로 옆으로 이동.

 

오늘 책 장자에 관한 이야기.

늘 그렇듯이 은샘이 주로 이야기를 끌어 나가고 하늘이 보충 의견, 난 방청객.

경로도 지난 사람이 50에 읽는 장자를 보니 정말이지 웃기고 있다.

50이 얼마나 한창 나이인데...

하긴 오카리나 배울 때 언니들이 60도 아름다워~ 하는 그 말뜻을 알것 같다.

아무튼 원하든 원하지 않던 내려놓아야 하는 나이가 훨씬 지났다.

최선을 다하고 살진 않았지만 양심에 거리끼지 않을 만큼은 살았고 냉정한 측은지심은 지니고 산것 같다.

다음 책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