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이대흠
사무쳐 잊히지 않는 이름이 있다면 목련이라 해야겠다 애써 지우려 하면 오히려 음각으로 새겨지는 그 이름을 연꽃으로 모시지 않으면 어떻게 견딜 수 있으랴 한때 내 그리움은 겨울 목련처럼 앙상하였으나 치통처럼 저리 다시 꽃 돋는 것이니
그 이름이 하 맑아 그대로 둘 수가 없으면 그 사람은 그냥 푸른 하늘로 놓아두고 맺히는 내 마음만 꽃받침이 되어야지 목련꽃 송이마다 마음을 달아두고 하늘빛 같은 그 사람을 꽃자리에 앉혀야지 그리움이 아니었다면 어찌 꽃이 폈겠냐고 그리 오래 허공으로 계시면 내가 어찌 꽃으로 울지 않겠냐고 흔들려도 봐야지
또 바람에 쓸쓸히 질 것이라고
이건 다만 사랑의 습관이라고
- 4/15 (월)
한달살이 하기 전 잡은 날인 오늘.
리사는 프랑스 3개월 살고 오는지라 결석인데 하늘이 못 간단다.
서운한 마음으로 다섯이 우리집에서 만나 차 한대로 이동.
순한공주는 나 준다고 캐리어에 가죽 자켓을 들고 왔다.
작년에는 차가 많이 막혔는데 오늘은 비가 와서인지 길은 잘 뚫린다.
우렁이박사에서 점심을 먹었고 나와 순한공주는 포장까지 했다.
파리 유람선 날릴뻔한 돈이 입금됐다고 하니 그럼 점심 쏘라는 여산. 옆구리 찔려 밥을 샀다. ㅎㅎㅎ
파도리 해수욕장에 잠깐 들렸는데 여산은 잔다고 내리지도 않고 오라방은 맨발의 청춘으로 뛰어 다닌다. 제일 젊다.
다시 차 타고 모항으로 이동.
작년에 갔던 그 집에 가 사진을 보여주어서인지 광어 2키로 주문했는데 양념장, 초장도 그냥주고 더 달라는 말도 안했는데 우럭, 조개 등을 챙겨주어 한 보따리다. 사람은 줄었는데 회는 작년 만큼 산것 같다.
상추를 사가지고 가야 한다니 수목원 근처 큰 마트가 있다고 우기는 여산.
그래서 그냥 갔고 가는길 만리포 데크길을 걷고 싶었는데 주차할 곳이 마땅치 않아 가다보니 수목원인데 큰 마트는 어디에도 없다.
여산 열쇠 받으러 가는 사이 마트를 찾았지만 편의점 밖에 없다.
여기서 막걸리, 과자 등을 샀는데 상추는 농협 하나로에 가야 있을 거라고.....
작년에는 에코 하우스에서 열쇠를 줬는데 올해는 수목원 입구로 가야 받을 수 있다고.
키 받고 쓰레기 봉투 사고 작년에 묵었던 호랑가시나무에 짐을 풀고 일단 한바퀴 돌아보기.
수목원은 이사장이 바뀌었다는데 비가 내린 후여서가 아니라 뭔가 관리가 좀 덜 된 어수선한 분위기.
오늘 날씨 탓인지 사람이 거의 없어 거의 전세 낸 수목원을 둘러보는데 올해도 목련 피크는 지난것 같고 비를 맞아서 더 처연한 목련도 있고 그나마 싱싱한 건 클레오파트라.
여산과 오라방 최애 목련인 불칸도 마지막 불꽃이 조금은 남아있다.
한바퀴 크게 돌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 먹자.
저녁에는 상추없는 회먹고 매운탕 먹기.
반찬은 나와 순한공주가 싸 온 반찬으로 그럭저럭 먹을 수 있다.
밥 먹고 일단 쉬었다 생파 하기로....
만보를 못 채워 한바퀴 어둑한 수목원을 돌다보니 해가 진다.
숙소로 돌아와 순한공주 생파하기.
조촐한 멤버로 생일 파티를 하니 넓은 집이 더 넓어 보인다.
방 하나씩 차지하고 남의편은 거실에 자리를 펴더니 남 놀때는 잠만 자다 자려니 혼자 tv 켜놓더니 민폐인지 아는지 껐다.
- 4/ 16 (화)
아침 남의편이 제일 먼저 일어나 나갔고 그 다음엔 내가 나가 한바퀴 돌다보니 오라방이 보인다.
순한공주는 나왔는데 따로따로 나온것 같다. 아무튼 교대로 들락거리며 새벽 라운딩을 한바퀴 하고 모여 순한공주가 준비한 미역국을 한사발씩 먹었고 커피도 마셨다.
짐 싸 놓고 이번엔 다같이 라운딩 하기.
사람들 들어오기 전 한바퀴 다시 돌고 기념품 가게도 잠시 들렸다 체크아웃.
만리포 주차장이 보여 차 대고 해변을 걸으니 남의편이 반대편으로 와서 픽업 서비스.
그냥 가기엔 서운한데 개심사 가면 어떠냐는 여산. 개심사 가 본지도 오랜지라 콜~
개심사 가는길 겹벚꽃이 피어있다.
꽃 핀지는 어찌 아는지 주차장에 차 댈곳이 없다.
남의편이 조금 내려가 차 대고 개심사 올라가는데 기억의 호젓한 절이 아미 아니다.
거기에 벚꽃이 피크인데 오늘 평일이 맞나 싶게 관광객에 사진 동호회 사람들까지 몰려 완전 복잡하다.
그래도 생각지도 않은 벚꽃을 만날 수 있어 우리도 행복했고 이런 저런 사진 찍고 나오는데 입구 나름 맛집에 들어가니 단체가 있어 기다려야 한다고 해 포기하고 나오는 길 순한공주네는 드릅에 개떡에 부추까지 장을 보고 점심 먹으러 출발.
해미읍성 근처에 식당은 많은데 딱히 꽂히는 곳은 없다.
이름을 걸고 하는 돈가스집에 가서 주문을 했는데 두조각 중 한조각은 치킨 가스?
아무튼 양이 많이 여산이 남기는 사태가.
점심은 오라방이 마눌님 생신 자축으로 쏘셨다.
집으로 오는 길 차가 하나도 안 막혀 여산 먼저 범계역에 내려주고 순한공주 우리집에 와 차 타고 귀가.
비싼 천리포 수목원을 계속 가야 하나 조금 고민을 해 봐야 할것 같다. 특히나 수목원 바로 옆 콘도 공사를 하고 있는데 그게 완성되면 수목원 풍광도 좋아질것 같진 않다.
- 작가님들 사진 추가 (시간대별로 나누기 귀찮아 그냥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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