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장마>
이병률
미안하다고 구름을 올려다 보지 않으리라
좋아, 라고 말하지도 않으리라
그대를 데려다 주는 일
그대의 미래를 나누는 일
그 일에만 나를 사용하리라
한 사람이 와서 나는 어렵지만
두 평이라도 어디 땅을 사서
당신의 뿌리를 담가야겠지만
그것으로도 어려우리라
꽃집을 지나면서도 어떻게 살지?
좁은 골목에 앉아서도 어떻게 살지?
요 며칠 혼자 하는 말은 이 말 뿐이지만
당신으로 살아가리라
힘주지 않으리라
무엇이 비 되어 내리는 지도
무엇으로 저 햇빛을 받아야 하는 지도 모르리라
하지만 세상에는
공기만으로도 살아가는
공기난(空氣蘭)이라는 존재가 있음을 알았으니
당신으로 살지는 않으리라
물 없이
흙도
햇빛도 없이
사람 없이
나는 참 공기만으로 살아가리라
시모 생파하고 인덕원역까지 걸어가 전철 타고 시간 여유가 있어 서울역에서 내려 광화문까지 걷기.
여기저기 시위 인파로 이 동네는 늘상 시끄럽다.
광화문 광장 분수대 근처에는 물놀이 하는 가족들로 여기가 수영장인지 도심인지 구분이 안간다.
세종문화회관 갤러리에서 만화 전시회가 열리는데 볼 시간은 안되 사진만 찍고 약속장소인 일품당으로.
브레이크 타임이라 문이 닫혀 있어 뒷뜰에 앉아 있다 시간맞춰 가니 다들 도착해 있다.
점심에 한정식을 먹은지라 배가 전혀 안 고파 조금만 먹었다.
서빙하는 종업원이 어찌나 친절한지 팁을 안 줄 수가 없다. 서비스로 맥주까지 가져다 주었다.
여기도 저녁엔 손님이 없어 한갖진지 밥 먹고 나서도 아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얼마 전 모친상 치룬 죽순. 아직 잘 실감이 나지 않는것 같다. 아무튼 집에서 모시다 고생 많이 안하고 돌아가셨으니 어머니 복이고 죽순도 숙제 잘 마친것 같다.
오늘 산나리까지 나왔으면 전원 출석인데 산나리도 어머니 숙제가 있으니 어쩔 수 없지 싶다.
그래도 모처럼 심심이와 제비꽃도 나와 반가웠다.
다음 모임 날짜 잡고 장소 잡다 당일이 1박 여행을 가기로 결정. 결석한 산나리도 괜찮은 날짜로 잡았다.(8월23~24)
밥 잘 먹고 근처 이디야 2층 넓은 찻집이 있어 이야기 나누기.
죽순이 쏜 김에 다 쏜다고 찻값까지 계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우산도 없는데...)
맘 바쁜 제비꽃과 영미 먼저 보내고 다섯이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문제는 비가 겁나게 많이 온다.
원래 계획은 종로1가에서 전철 타기로 했지만 비가 너무 많이 오는지라 다들 광화문역으로.
홈지기는 반대편으로 셋은 종3에서, 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환승해 내리니 비가 많이 와 잠바 뒤집어쓰고 마을버스 타고 집으로~
멀리 원주에서 온 두친구 고맙고 결석한 산나리는 다음엔 무조건 나오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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