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이서화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글귀를 읽을 때마다
반드시 도달해야 할 그 어떤 곳이 있을 것 같다
그 비로소는 어떤 곳이며 어느 정도의 거리인가
비로소까지 도달하려면
어떤 일과 현상, 말미암을 지나고
또 오랜 기다림 끝에 도착할 것인가
팽팽하게 당겨졌던 고무줄이
저의 한계를 놓아버린 그곳
싱거운 개울이 기어이 만나고야 마는
짠물의 그 어리둥절한 곳일까
비로소는 지도도 없고
물어물어 갈 수도 없는 그런 방향 같은 곳일까
우리는 흘러가는 중이어서
알고 보면 모두 비로소,
그곳 비로소에 이미 와 있거나
무심히 지나쳤던 봄꽃,
그 봄꽃이 자라 한 알의 사과 속 벌레가 되고
풀숲에 버린 한 알의 사과는 아니었을까
비로소 사람을 거치거나
사람을 잃거나 했던
그 비로소를 만날 때마다 들었던
아득함의 위안을
또 떠올리는 것이다
벌레가 살아서 내게 기어 온다
갑자기 빨간날이 된 오늘.
심심이, 산나리와 만나기로 한 날인데 산나리가 오마니 집에 가야 하는 날이다.
그래서 심심이에겐 좀 멀지만 동구릉에서 만났다.
다녀온지 얼마 안되 별 기대 안하고 갔는데 10.1부터 숲길 개방을 한단다. 아싸~
산나리가 무겁게 지고 온 밤은 지난번에 봐 둔 입구 라카에 넣어놓고 오른쪽 부터 하나씩 둘러보기.
아침까지 내리던 비는 그치고 적당히 흐려 걷기에 아주 좋은 날씨.
그리고 숲길 두곳을 개방한지라 지난번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억새도 제법 많이 보이고 사람도 적당히 많아 관람에 불편함은 없다.
둘러보다 보니 오늘도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다.
밤 찾고 오늘은 지난번 식당 1층에서 떡갈비정식 먹고 차는 지난번 찻집에서 궁금하던 에그 타르트를 먹고 놀다 집으로~
당분간 손주 안 봐줘도 된다는 심심이. 시간 되면 자주 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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