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05 6

황매산 철쭉의 진수를 맛보다 (5/4)

김동석 이팝나무에 흰 쌀이 주렁주렁 올해는 이밥에 고깃국 ​입이 화들짝 호강 한 번 하려나 자갈논 모내기에 ​이팝나무 차진 쌀밥이 따스한 봄볕에 수북이 튀겨지고 있다 ​엄마의 주름진 얼굴에 해맑은 웃음이 앉아있다 코스개관: 황매산 미리내파크 오토캠핑장-샘터-정상 우회-황매평전-철쭉 군락지-모산재-영암사지-모산재 주차장 (산행 하기 좋은 바람불어 좋은 날, 당나귀 6명) 황매산 철쭉 축제가 5.1~10일까지라고 정기 산행을 황매산으로 가자는 회장님. 가을 억새는 충분히 아름다웠기에 봄 철쭉도 궁금하긴 하지만 축제 때 가도 되나 걱정 된것도 사실.회장님은 어버이날 맞이로 미리 고향 내려가셨고 우리들은 6시 농수산에서 출발. 홍일점이라고 앞자리 앉아 가는데 총무님이 자라고 베개와 담요까지 주신다. 헌데 진짜..

2025 산행일기 2025.05.05

비 예보로 서울 둘레길 가기 (관악산역-석수역, 5/3)

정일근 오랜 가뭄 끝에 듣는 즐거운 빗소리 소리에도 낙(樂)이 있어, 오동 넓은 잎에 푸른 웃음이 어린 새우 마냥 톡톡 튀며 달아난다 나이 마흔 가까워서야 귀는 바늘귀만큼씩 열리고 추녀의 모난 각들이 땅으로 떨어지며 둥글게 풀어지는 화음(和音) 듣는다 그 화음에 말린 잎들 환하게 펴지는 소리 자연이 착한 혀를 또르르르 풀며 화답하는 소리 듣는다 코스개관: 관악산역-호압사-석수역 (둘, 비가 간간히 오긴 했지만 걷기엔 지장 없는 날씨) 오늘 아들네랑 어린이날, 어버이날 밥 먹기로 한 날인데 가기로 한 양꼬치 식당이 5시 오픈이라고.그래서 오늘 시간 된다고 명화가 먼저 산에 가자 연락도 한지라 가깝고 험하지 않은 집 근처 산에 가려고 했다.장공주는 사위가 야근 해 9시 퇴근을 하셔서 주말엔 쉬고 화욜이나..

2025 산행일기 2025.05.05

하늘바람 고대병원 힐링 음악회 (4/30)

김화순 식탁 위 바나나 한 송이 노랗고 푸른 열대가 출렁인다 야자수 잎을 흔드는 햇살은 바나나를 치워도 사라지지 않는다 바나나 온몸이 누렇게 물러진다 어두워져도 향기는 사라지지 않는다 기억이 삶을 붙들고 있다 바나나를 손으로 잘라본다 마음을 들고 있던 손이 물큰하다 나무를 떠나올 때 놓고 온 생각이 익고 익어서 바나나는 이제 그늘투성이다 늙을수록 향기를 모으는 바나나 손금으로 스며든 미세한 냄새를 씻어버려도 마음을 들고 있는 손은 사라지지 않는다 어둠에 향기와 맛을 가두는 바나나처럼 욕창에서 피어난 고름꽃처럼 죽음을 환하게 피우는 것들 안에서 나를 두드리며 밖에서 나를 지우며 사라지지 않는 것들 성북50+로 의뢰가 들어와 오늘 공연을 하게 되었다.처음엔 5월이었는데 갑자기 4월말로 공연이 당겨져 하마트..

2025일기장 2025.05.05

철사모 고성여행 2 (화암사, 4/29)

신현림 그대 슬픔 한 드럼통 내가 받으리라 감미로울 때까지 마시리라 평화로운 우유가 되어 그대에게 흐르리라 또한 태풍같이 휘몰아쳐 그대 삼키는 고통의 식인종을 몰아내고 모든 먹고사는 고뇌는 단순화시켜 게우리라 술에 찌든 그대 대신 내가 술 마시고 기쁜 내 마음 안주로 놓으리라 그대 병든 살 병든 뼈 바람으로 소독하리라 추억의 금고에서 아픈 기억의 동전은 없애고 말리라 그대 가는 길과 길마다 길 닦는 롤러가 되어 저녁이 내리면 그대 가슴의 시를 읊고 그대 죽이는 공포나 절망을 향한 테러리스트가 되리라 신성한 연장이 되어 희망의 폭동을 일으키리라 하느님이 그대의 희망봉일 수 있다면 물고기가 되어 교회를 헤엄쳐 가리라 험한 물결 뛰어넘으리라 간절히 축복을 빌리라 그대는 혼자가 아니리라 영원히 홀로치 않으리라 ..

카테고리 없음 2025.05.05

철사모 고성 여행 1 (4/28~29)

김중일 우리의 얼굴을 이야기하려면 등을 이야기 안 할 수 없겠습니다. 뒤돌아서서 멀어져가는 상대의 등을 응시할 때, 우리의 얼굴은 비로소 완전히 정직해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얼굴이 이 계절 한장의 잎이라면 그 뿌리는 두 다리도 배꼽도 가슴도 아니라 등에 묻혀 있습니다. 등에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언제나 나는 돌아가는 내 등을 바라보는 너의 솔직한 얼굴이 궁금했습니다. 너의 첫 눈빛은 내 등 위로 홀씨처럼 날아와 내 등 속에 뿌리내리고 내 목을 곧게 뻗어올려 내 얼굴을 피우고 표정을 뿜어냈습니다. 내 얼굴 위에 벌과 나비와 마땅한 이름 없는 날벌레처럼 눈 코 입 귀가 날아와 앉았습니다. 그리고 잠시, 사람의 시간으로는 평생을 앉았다가 날아갑니다. 눈 코 입 귀가 날아가는 곳은 길섶 철쭉 같은 불길 속입..

2025일기장 2025.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