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실크로드를 가다 (투루판~인천, 8/2~4)

산무수리 2007. 8. 7. 23:45

 

내가 이런 사람이라면/오광수


나를 생각하면
누구든지
먼저 미소가 떠오른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로 하여금  기분 좋은 하루가 되고
나로 하여금  따뜻한 생각이 들고
나로 하여금  믿음이 간다면
나는 정말 사는 보람을 느낄 겁니다


나의 정성어린 말 한 마디가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고
나의 작은 친절함이
좋은 추억으로 간직되어
나를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미소를 짓게 한다면
참 좋을 겁니다

 
8.2(목)

 

-포도넝쿨 아래를 달리다

 




우리가 뛰었던 길에서

새벽 호텔 바로 옆이 포도넝쿨 그늘길이었다. 헌데 호텔 후문이 잠겨있어 담장을 넘어 뛰었다.
산이슬은 빨리 뛰고 난 물론 천천히 뛰고.
더 뛰고 싶어하는 산이슬을 말려 1시간만 뛰었다. 날이 새벽부터 후덥지근해 건식 사우나에서 운동을 하는 기분이었다.
달리고 난 후 근처 연못을 한바퀴 돌아보니 군데군데 노숙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춥지 않아 집이 없어도 자는건 문제가 되지 않을것 같았다.
호텔 바로 옆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9시 출발 하려는데 출발시간을 잘못 안 사람들이 늦게 나와 30분이 지나서 겨우 출발.
어제 남자들은 그들만의 유익한(!) 시간을 보낸것 같았다. 그래서인지 도시락부부는 심기가 매우 불편해 보였다.

 

-교하고성

 








교하교성에서

강 두개가 교차하는 곳에 위에서 아래로 파 들어갔다는 교하고성. 치사왕국의 수도였다고...
고창고성과는 비슷한듯 하면서도 다른 분위기. 불교사원 지역, 주거지역, 행정지역, 묘지지역으로 나누어 졌다고 하는데 이 무덤에 어린애의 무덤이 특히나 많다고 하는데 아직 원인규명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아무튼 아침부터 너무 더워 걷는것도 힘이 들었다.
일찍 나오는 사람들 뒤를 따라 나오다보니 우리팀 후미가 나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지 않는곳 구경도 했고 서적도 구입했다고 매우 흐뭇해 한다.

 

-투루판 떠나기

 

시내로 들어와 어제 저녁을 먹었던 위구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숙소에 들려 간단하게 샤워하고 짐을 싸서 출발.
우루무치까지는 버스로 이동을 하는데 다들 비몽사몽 졸다 깨다의 연속이었다.
간간히 가이드가 안내를 하는데 조는 사람이 많아 설명을 제대로 못하는듯. 게다가 인솔자가 계속 트집을 잡는 분위기였다.


우루무치 가는 차창에서

부산인들은 어제밤 공사가 다망했는지 거의 말타는 수준의 흔들리는 버스안에서 사망 직전이었다.
가는 길에 바람도 거세고 물도 점점 많아지면서 창밖도 점점 푸르러 지고 있었다.
다들 잠이 깨어 포도농장에서 산 달콤한 포도주 5명을 현혹스님 설법과 함께 깨끗히 비웠다. ㅎㅎ
곳곳에 풍력 발전기가 보였고 이곳에도 염호가 많이 보였다.
군데군데 해바라기 밭이 보였고 양봉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남산목장 가기

 

우루무치 외곽 천산산맥 서쪽에 위치한 남산목장. 푸르른 초원이 펼쳐저 있고 날씨도 흐린지 시원하다못해 추웠다. 곳곳에 꽃이 피어있고 낙원이 따로 없는 모습이었다.
이곳은 카자흐족들이 파오에서 지내는데 초입에 있는 돌하르방의 모습이 카이젤 수염이 난 멋진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남산목장에서

이곳에서 잠바를 찾아 꺼내입고 양말도 신고 채찍을 하나씩 고르니 채찍 주인이 나타난다. 한 사람씩 말 뒤에 함께 타며 말을 태워 폭포까지 안내를 한다고 한다.
내 파트너는 13살의 소년. 산이슬은 젊고 미남이 파트너라며 좋아하는 모습이다.
날보고 연하의 남자가 취향이냐고 놀리는 변희봉, 헌데 그 파트너는 남자. 그쪽 취향인 동성이냐고 하니 호모라고 웃긴다. ㅎㅎㅎ
폭포 입구까지 말을 타고 가는데 말을 처음 타는것도 아닌데 무서웠다. 특히나 내리막에서의 공포는...
이런 날 험한 길에서는 소년이 잡아주는 친절을 베푼다. 무서워하니 천천히 말을 가게 해 주었다.

 




남산목장에서

말에서 내려 5분 정도 걸어 올라가니 보이는 폭포.
소방호수를 틀어놓은것 같은 세찬 물살과 그곳에서 관광객을 기다리는 꽃단장 한 말의 모습. 발 시렵겠다...
사진 한장 찍고 다시 타고 왔던 말을 찾아 무사히 내려왔다. 내려올때는 훨씬 덜 무서웠다.
어느덧 해가 늬엿해 관광객도 얼마 남지 않았다. 숲속에는 우리나라 휴양림처럼 휴가를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우루무치(烏魯木齊) 입성

 

우루무치는 신장 자치구의 수도로 천산산맥 산록에 위치하며 남쪽은 카클라마칸 사막이고 서쪽은 실크로드 오아시스로 천삭북로로 러시아, 파키스탄으로 이어지는 서역 최대의 도시라도 한다.
한적한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대도시였다.
이곳 시내 한식당에서 제대로 된 된장찌개와 삼겹살, 참이슬로 저녁을 먹는데 밖에 빗방을이 떨어진다.
보기 힘든 비를 맞았다.

우루무치 숙소는 오성급인 해덕반점으로 아주 쾌적했다.
특히나 우리방은 코너에 위치해 양쪽이 창문으로 바로 아래 광장이 보여 조망도 아주 좋았다.
멀리 트랙을 보고 쾌재를 부르는 산이슬. 저녁에 나가 트랙의 위치를 찾아보기로 했다.


호텔로비

 


인민광장 풍경

씻고 로비에서 부산팀과 만나 인민광장을 둘러보니 여기저기 운동하는 사람들, 춤추는 사람들, 빗자루같은 붓으로 글씨 쓰는 사람들. 실로 다양한 모습이었다.
호텔로 들어가기 전 산이슬과 트랙을 찾아 나섰으니 결국 찾지 못하고 남은 돈으로 망고를 세개 사서 들어오는 길에 저녁 모임에 잠시 참석.
헌데 공기가 탁하기도 하거니와 산이슬이 졸고 앉아있어 슬며시 나와 일찍 잠을 잤다. 내일 새벽을 위하여...


8.3 (금)

 

-인민광장 달리기

 


아침 인민광장에 풍경

4시반에 일어나 산이슬 따라나가 물 한병 감춰놓고 광장을 밖으로 돌기시작.
거의 아무도 없이 우리가 광장을 독차지. 헌데 숨겨놓은 물병을 청소하는 사람이 치워 버렸나보다. 다행히 투루판보다 덥지 않아 물을 마시지 않아도 견딜만 했다.
1시간 넘게 뛰어 10바퀴를 간신히 채우고 씻고 일찌감치 아침을 먹고 짐을 챙겼다.
몇몇 사람들은 늦게까지 잠을 자지 못해 겨우 일어나 아침도 제대로 못 먹었다고 한다.

 

-홍산공원

 






홍산공원

천산산맥의 천지를 보러 가기 전 들린 홍산공원.
우루무치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고 한다. 20분 정도 올라가니 정상이고 우루무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우루무치는 10시 일과시작. 2~4시까지 휴식. 7시까지 근무라고 한다.
곳곳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홍산공원 계단을 내려와 버스를 타고 천지로 1시간 30분 정도 이동.

 

-천산천지

 

버스에서 내려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일단 올라가 전동버스로 갈아타고 올라가 걸어서 유람선을 타고 천지관람.




천지에서 배를 타다


서왕모 사당

엄청난 크기와 멀리 보이는 보그다봉의 만년설이 인상적이었다.
역시나 여기도 인산인해. 배를 타니 열씨미 중국어로 설명을 하는데 듣거나 말거니 열씨미 설명하는 프로정신이 감탄스러웠다.
천지 왼쪽의 서왕모 사당이 있었다.

 


나무가 안 자란 부분이 중국 지도 모양이라나?


천지의 식당에서

다시 배를 내려 전동버스를 타고 내려와 빠우 분위기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다들 식욕을 잃어서인지 조용하다.
매 끼니마다 술을 찾던 부산팀들도 이젠 지쳤는지 반주로 딸려나온 맥주나 남는 이변이...
비상식으로 준비해 온 음식들은 이젠 먹을 기회가 거의 없는지라 다들 부지런히 먹어 치우는 광경이었다.


케이블카 타기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풍경들


천산천지의 안내지도

내려올때는 2인승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는데 한참을 천천히 내려와 전망 구경하기 그만이었다.
서로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내려와 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와 신장 위구르 박물관 관람.

 

-박물관 관람

 


신강성 위구르 박물관

박물관은 새로 지어 냄새가 많이 나는데 시설은 아주 휼륭해 보였다.
2층에는 미이라가 대부분이었는데 정말이지 건조한 날씨 탓에 만들어진 미이라는 섬세함에 감탄이 절로 났다. 미이라는 보고 있으려니 인생의 무상과 영원성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도 되었다.
부산팀들은 책을 구입하고 다들 신나하는 모습이었다.

1층 전시실을 둘러보려니 막고굴에서 만났던 한국팀들을 여기서도 만났다. 초등생들만 온 줄 알았는데 보호자 동반한 팀이었다.
아무튼 의외로 전시물이 많이 나중엔 건성으로 둘러보아야 했다.

 


박물관 앞에서

17:30 박물관을 나와 현지식 마지막은 이른 저녁을 먹는다고 한다.
여태 간 식당 중 그중 고급인데도 시간도 이르고 입맛도 없고 피곤이 쌓인지라 식사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그나마 마지못해 먹는 모습이었다.

 

-다시 북경으로

 

우루무치 공항에서 가이드와 헤어지고 국내선을 타고 북경행.
기내식이 나왔지만 거의 다 손도 대지 않았다.
저녁 비행기를 타고 북경에 오니 거의 23시.
내일 새벽 비행기를 타야해 5시 모닝콜. 6시20분 출발이라고 한다.
오늘 숙소는 홀리데이 인인데 웬만한 5성급 호텔보다 좋은 4성급이라는데 늦게 도착해 잠만 자고 가야하는게 아쉽다.

 

 

8.4(토)

 

-이젠 집으로~

 


출발준비를 마치고

원래 새벽출발이라 아침은 도시락이였는데 새벽 출발할 사람이 많아 호텔식 아침이 나온다고 한다.
짐 다 싸 가지고 나와 중국에서의 마지막 아침을 먹었다.
밥 잘 먹고 출발해 공항으로 이동.
북경 가이드는 그중 한국말을 잘 하는데 첨 북경에서 만날땐 느끼지 못했는데 돈황, 투루판 가이드의 어눌한 한국말을 듣다 이사람 말을 들으니 새삼 말을 잘한다는걸 깨닫게 된다.
베터랑 가이드인데 올때, 갈때 잠깐 얼굴만 보고 가는게 아쉽다. 인상도 참 좋았다.
중국에 새로운 관광코스가 계속 개발되고 있으니 중국에 자주 와 달라는 멘트.
이번 여행으로 부정적인 나의 중국관이 조금은 달라지는 계기가 된건 사실이다.

 


북경 공항에서

공항에 와서 수속을 하려니 거의 다 한국 단체 관광객들.
무사히 수속을 마치고 들어와 면세점에서 술 한병 사 들고 비행기까지 무사히 잘 탔는데 출발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거의 1시간이상 지연된 후 겨우 출발. 휴~
기류가 나쁜지 비행기가 자주 흔들렸다.
총무가 내 옆자리에 앉은 관계로 비하인드 스토리를 몇가지 들을 수 있었다.
아무튼 좋은 팀을 만나 덕분에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인천공항에서도 한참만에 겨우 착륙.
짐도 늦게 나왔다.
찍어준 사진 보내줄 이멜도 적고 각자 집으로 가는길~
부산팀은 5시 버스로 간다고 하고 산이슬은 대구가는 버스가 일찍 출발하는건 차표가 매진되었다고 해 서울역으로 가서 KTX 15:30 차 잘 탔다 연락이 왔다.
나도 공항리무진 타고 집에 오니 4시가 좀 안된 시각.

휴가나온 아들은 놀러 나가고 남푠은 상가집 가고~
실크로드는 끝이 나고 살아야 하는 고행의 길이 시작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