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실크로드를 가다 (돈황~투루판, 7/31~8/1)

산무수리 2007. 8. 7. 23:43

 

물소리 바람소리/법정스님


물소리 바람소리에 귀기울여보라
그것은 우주의 맥박이고
세월이 흘러가는 소리이고
우리가 살 만큼 살다가
갈 곳이 어디인가를
소리 없는 소리로 깨우쳐줄 것이다

이끼 낀 기와지붕 위로 열린
푸른 하늘도 한번쯤 쳐다봐라
산마루에 걸린 구름,
숲속에 서린 안개에 눈을 줘보라
그리고 시냇가에 가서 맑게 흐르는
시냇물에 발을 담가보라

차고 부드러운 그 흐름을 통해
더덕더덕 끼여 있는
먼지와 번뇌와 망상도 함께
말끔히 씻겨질 것이다
물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7.31(화)

 

-새벽 돈황을 달리다

 

달리지 않으면 발바닥에 가시가 돋는 산이슬. 드디어 오늘 달릴 수 있다고 신이 났다.
5시도 채 안 되어 일어나 함께 일어났다. 아직 해가 뜨기 전이라 호텔 안에서 여기저기를 달렸다. 새벽이라 덥지 않고 시원해 달리기 아주 좋았다.
해가 뜨고 명사산 입구까지 갓길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 가깝다고 하는데 나한텐 아주 멀어 보였다. 산이슬 앞서 달리고 나는 뒤에서 천천히 걷듯이 뛰고...
명사산에 가까워 질 수록 더운 바람이 분다. 이 바람때문에 사구가 발달되 명사산이 만들어 졌다던가?


호텔 스카이 라운지에서 본 일출

명사산 입구찍고 다시 호텔 앞까지 돌아오니 거의 4K.
산이슬 이번엔 반대편 시내쪽으로 달린다. 사거리 지나고 거리는 점차 멀어져가고 내 발은 점점 무거워 간다. 무작정 쫓아 가면 안될것 같아 이제나 저제나 산이슬이 되돌아 오길 기다리며 천천히 가고 있으니 드디어 멀어졌던 거리가 가까워 진다.
나도 얼른 뒤돌아 뛰기 시작하니 바로 따라 붙는다.
앞서가던 산이슬이 하늘을 가르킨다. 일출이다~
호텔앞까지 되돌아오니 1시간 반. 난 들어가기로 하고 산이슬은 2시간 채우고 온단다.
먼저 돌아와 디카를 들고 옥상에 올라가 일출사진을 찍고 씻고 아니 행복한 표정으로 산이슬이 들어온다.

 

-자유 시내관광

 


호텔 로비에서 아침 식사 후

씻고 호텔식 아침을 거하게 먹고 오전에 뭘 할까 고민.
오늘 시간이 널널해 11:30 출발이라는데 그냥 호텔에서 쉬긴 너무 아깝다고 결론. 시내 구경이라도 하고 오기로 했다.
오늘 관광은 막고굴 관람이라 크게 힘든건 없다고 해서 패션에 좀 신경을 쓰기로 했다.


오늘의 패션~

식당에서 만난 부산인이 시내로 나간다고 하니 같이 나서 준단다.
세사람이 추가되어 5명이 일단 버스를 타고 시내로 추측되는 곳에서 내렸다.
우린 무작정 돌아다녀 볼 생각이었는데 이 팀은 슈퍼에서 지도를 한장 산다. 확실히 우리보다는 합리적이다.


한국인들이 더러 오나보다.. 이 식당에서 배낭여행 중인 부부를 만나다..


시장에서

한사람 지도보고 한사람 길 물어보고 하더니 방향을 재래시장쪽으로 들어섰다.
음악 CD도 사고 건포도도 사고 포도도 샀다. 돌아다니다보니 출발 시간이 가까워져 택시를 5명이 구겨타고 숙소로 돌아와 포도를 씻어 먹기 좋게 잘라 짐에 넣었다.

 


출발하기 전 옥상에서


출발하기 전 로비에서 미녀삼총사~

-서진묘 관람

 


공동묘지들

11;30 출발.
가기 전 이른 점심을 먹고 간단다. 막고굴 근처에는 먹을데가 없단다.
점심을 먹고 막고굴 가기 전 서진묘에 잠시 들려 구경.


서진묘

이곳 무덤은 아무데나 묻으면 되는데 돈이 없은 사람은 흙으로 봉분을 쌓았고 돈이 좀 있는 사람은 그 봉분을 벽돌로 덮어 놓았다.
서진묘는 그 중 귀족의 묘로 일부 벽화와 부엌 흉내를 낸 구조가 남아 있어 벽화 구경을 할 수 있었다.

 

-막고굴 관람

 

중국의 3개 석굴은 운강석물, 용문석물, 돈황석굴인데 돈황석굴(막고굴)은 벽화가 유명하다고 한다.
막고굴의 뜻은 사막의 굴이라나?
14:00 막고굴에 도착하니 햇볕도 따갑고 사람도 무지하게 많았다. 이곳은 안에서는 사진 촬영이 되지 않고 설명도 그쪽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야만 한단다.





막고굴에서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한족 가이드를 따라 다니는데 여기저기 굴에 사람들이 많아 구경하는데 애로사항이 많다.
우리 가이드는 마씨 성을 가진 한족인데 걸음걸이가 변희봉과 비슷하다고 다들 놀렸다.
아무튼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설명해 주는데 동굴 보존상태는 생각보다 불량했다.
대부분 벽화과 조각상을 열강들이 약탈해 가서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아무튼 종교적 신앙이 없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인간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인가 생각해 보게 되었다.
17굴에서는 다량의 문서가 발견되었다는데 혜초스님의 왕오천축국전도 이곳에서 발견되었다던가?

인파가 많아 한적하게 구경할 시간이 없었고 동굴 사이를 찾아 다니는 길도 덥고 힘이 들었다.
우리나라 초등학생들도 이곳에서 보았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좀 힘든 여정이 아닌가 싶었다.
벽화와 조각의 내용은 다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시대를 가름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겠다 싶다.
아무튼 감동도 있었지만 구경 자체도 힘이 들었다.

 

-백마탑 관람

 




백마탑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백마탑 관람. 다들 지쳐있고 백마탑은 불경을 싣고 온 말을 위령하는 탑으로 탑 하나 덜렁 세워져 있다.
백마탑 입구에서 중국 지도를 입구에서 15위안에 샀는데 막상 가격표를 보니 10위안.
다른 사람들은 10위안에 샀고 15위안에 산 사람 따지러 갔더니 이미 주인은 도망가고 없었다. ㅎㅎㅎ

 

-발마사지 받기

 

이번 여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발 마사지.
지역마다 조금씩 발마사지 하는 방식이 달랐다. 마사지를 받으니 새벽에 뛰어서인지 발바닥, 종아리 부분이 지압하는데 많이 아팠다.
산이슬에 비하면 조금밖에 뛰지 않았는데도 나한텐 무리였나 보다.
발도 닦았겠다 저녁 먹고 트루판행 열차를 타면 오늘 일정은 끝~

 

-한국식당에서 저녁먹기

 


재래시장 양고기집 풍경

저녁은 재래시장 근처의 한국식당 고려회관에서 삽겹살과 된장국, 쌈으로 맛있게 먹었다.
헌데 가족팀 병현이가 손발에 마비가 오고 열이 나는것 같다. 오마니가 별나서 우리가 자진해 나서고 싶지는 않았다.
식당주인이 침을 놓는 사람으로 침을 놓아 마비증세는 나아졌고 열은 가이드가 약을 사다 먹인것 같다. 감기기가 있는데다 스트레스성 히스테리로 보였다.
부산팀 회장님도 첫날부터 오른쪽 배가 아프시다고 한다. 나름대로 맹장염이면 어쩌나 걱정을 하신듯 하다.
허나 맹장염은 확실히 아닌것 같고 스르레스로 인한 복통으로 보였다.

 

-투루판행 열차타기

 

저녁을 먹고 시장을 잠시 둘러보니 양고기집이 저녁장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기차에서 먹는다고 하미과와 이과두주 등을 사고 기차역으로 갔다.
기차역은 공사중이라 어수선 하긴 했지만 차를 타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이곳에서 돈황 가이드와 인사를 하고 트루판까지는 우리끼리 가야 한다.
자연 방을 쓰던 거이드가 없어져 강남엄마가 우리랑 한방을 쓰게 되었는데 아픈 아들때문에 맘이 편치 않은지 계속 들락거린다.

부산팀은 맥주를 사서 마시나보다. 기차가 초장이라서인지 매우 더웠다.
더워 잠도 쉬 오지 않아 부산팀과 2차 회동을 잠시 갖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각자의 침대칸으로 갔다.
7월의 마지막 날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8.1(수)

 




투루판행 열차에서의 풍경들


투루판 역사앞

아침 8:30 경 투루판(吐魯番) 도착.
투루판은 위구로 자치주로 위구루어로 파인땅이라는데 해발 -53인 세계에서 가장 낮은 분지 라던가?
가이드를 만났는데 트루판역은 유원역에 비해 컨추리 하고 버스도 후졌다.
아침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게 덥다.
일단 호텔로 가 호텔식 아침식사를 했는데 아무래도 부실하다. 이곳 종업원들은 돈황과는 또 다른 위구르족 혼혈이 많은듯 키는 크지 않았지만 이국적인 풍모였고 영어가 조금은 통하는듯 했다.


-카레즈수로 관람

 




카레즈 수로

카레즈는 오아시스 시설로 천산산맥의 만년설이 녹은 물을 지하수로를 이용해 마을까지 끌고 오는데 새벽에는 마실물, 오전엔 야채 씻기, 오후엔 세탁 등을 시간대에 따라 나누어서 이용한다고 한다.
우리가 관람한 곳은 관광을 위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시설로 원래 시설은 지하에 있다고 한다.
이 물로 강우량이 적은 날씨를 이용해 포도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그늘은 시원하였지만 햇볕에 나가면 그야말로 땡볕이었다. 도시 군데군데 포도넝쿨을 가로수 터널로 만들어 놓은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소공탑 관람

 


소공탑

카레즈 수로를 관람하고 한적한 포도밭에 위치한 소공탑을 보러갔는데 아직 오전인데도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소공탑은 이슬람 양식으로 이슬람교도의 성지라고 한다.
완전 땡볕에 세워져 있어 몇명은 입구에서 사진만 찍고 들어올 생각을 하지않아 몇몇만 들어가 구경을 했다.
올라와서 보니 멀리서 보는것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는데도 말이다...

 

-포도농장 관람하기

 

점심을 먹기 전 포도농장에 들려 민속춤 구경을 하면 어떠냐는 가이드.
포도농장에 들리니 과일도 깎아주고 포도주도 시음하게 해 주고 온갖 종류의 건포도를 시식할 수 있게 들고 나왔다.
이렇게 주는대로 먹고 마셔도 되나 슬슬 불안해 진다.
먹어보고 맛있으면 건포도 구입하면 된다고 한다.


아마추어 공연


나이로 뽑히다?

곧 이어 음악을 틀어놓고 이집 조카딸로 보이는 소녀 두명이 나와 쑥스러워 하면서 춤을 추는데 돈황에서의 프로의 솜씨와는 또 다른 소박한 맛이 있었다.
춤을 추다 나와 도시락을 끌어내어 함께 춤을 추는 체험까지 맛보았다.

 


건포도 건조장



건포도와 포도주를 구입하는데 아무래도 바가지를 쓰는것 같다. 그래도 한국보다는 훨씬 싼것 같아 우리도 포도주를 2명 구입했다.
맨날 얻어 먹을 수 만은 없기에....
옥상에 올라가 포도 말리는걸 보니 그냥 환기가 잘 되는 벽돌로 된 건물에 포도를 매달아 놓기만 하면 건포도가 저절로 된다고 한다.
오직해야 포도를 걸어놓기만 하면 된다고 건포도라나?

시내로 들어와 위구르족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상추쌈과 오이 등이 나왔다. 종업원 하나가 짧으나마 영어가 되나보다.
나름대로 성의껏 김치까지 해서 내놓았다.
점심을 먹고 일단 호텔 체크인을 하고 씻고 나서 오후 일정을 진행한다고 한다. 더운 지방이라 중간중간 호텔에 들려 씻을 시간도 주는것 같다.
화장을 하기싫어 우린 머리는 감지 않고 오늘 하루를 버티기로 했다.

 

-고창고성 관람

 






고창고성에서

고창고성은 완전 폐허로 499년 한나라 국문태가 고창국의 수도였다고 한다. 현장법사가 인도로 불경을 구하러 가다 이곳에 들려 법문을 강의했던 곳이라고 한다.
돌아올때 다시 들러 설법을 하기로 했는데 인도에서 너무 오래 머물다 올때 들렸는데 국왕은 이미 사망해서 약속을 지킬 수 없었다고 한다.
땡볕에 당나귀를 타고 들어가 관람을 하는데 정말 사막의 날씨를 체험하는 힘든 날씨였다.
땡볕에 다들 모자, 마스크, 장갑을 끼고 완전 은폐모드로 관광을 하다보니 탈레반이 따로 없었다.
이곳에서는 1인당 10위안씩 받고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위구르 여인들. 찍히는 사람이 두명이면 20위안 이라던가? 두명의 남자들이 가정파탄(!)을 각오하며 사진을 찍었다. ㅎㅎㅎ
이곳 실크로드엔 어린이 호객꾼이 별로 없었는데 이쪽은 좀 집요한 편. 조잡한 물건을 팔아 안 샀는데 끝내 울어버린 아이가 마음에 걸린다는 마음 착한 총무.


아스티나 고분군을 가는 길가의 어린이들

 

-아스티나 고분군 관람하기

 




아스티나 고분군

고창고성을 보고 이번엔 고창국의 묘지인 아스티나 고분군을 관람.
더운 날씨 탓에 몇명은 아예 관람을 포기하고 용감한 나머지 사람들만 고분 세개를 관람.
두군데는 벽화 일부가 남아 있었고 한곳에는 미이라가 전시되어 있었다.
고분 내에서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해 찍지 않았는데 나중 사학 전공자 말에 의하면 이 미이라가 매우 유명한 미이라였다며 사진 못 찍은걸 후회하고 있었다.

 

-베제크릭 천불동 (화염산)

 




천불동에서

손오공의 배경이 되는 불타는 듯한 붉은 산 화염산 옆의 천불동 계곡의 동굴의 벽화와 불상들.
이미 막고굴을 보고 나서인지라 큰 감동은 없었지만 소박하고 한적한 맛은 있었다.
화염산은 낙타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올라갈때의 요금과 내려올때는 터무니 없는 바가지라던가?
걸어서 가면 2시간 가량 걸린다고 하니 스케줄 진행상 갈 수가 없고 그냥 한번 올려다 보고 사진 한장 찍는 걸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하도 더우니 일찍 나온 사람들은 수박 하나를 잡아 나누어 먹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수박 한통으로 10여 명이 행복하게 먹을 수 있었다.


버스에서 본 광경으로 화염산 올라가는 길이라고 한다

 

-이젠 숙소로...

 

오늘 관광일정이 모두 끝났다.
내일 출발이 9시라고 새벽에 뛸 수 있다고 좋아하는 산이슬.
저녁을 먹고 일찍 숙소에 들어와 씻고 일찍 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