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4년

추웠지만 춥지 않았던 초딩동창 산행(관악산 12/5)

산무수리 2004. 12. 5. 23:11
1. 때: 2004.12.5(일) 10:00 사당역
2. 누가: 중훈, 아들, 상대, 정분, 하택, 권일, 승룡, 임분, 성욱, 종대, 정석(11명)
3. 어디를 : 사당역-마당바위-연주암-케이블카 능선-구세군
4. 날씨: 쌀쌀한 겨울다운 날씨
5. 뒷풀이: 정부종합청사 역 앞 우리집

10월 추석연휴 산행 후 11월에는 어영부영 날짜 잡는게 여의치 않아 동창산행을 하지 못했다.
모처럼 함께 하는 산행, 지난번 북한산이 너무 멀~다는 민원이 있는지라 이번엔 가까운 관악산으로 잡았다.
허나 더 먼 제천에서도 일부러 산행을 위해 상경하는데 멀다고 툴툴대던 친구들은 역시나 이런 저런 핑계로 산에 오지 않는다.
산이 먼게 아니라 마음이 멀다는것 잘 안다.
나중에 산을 진정으로 가깝게 느껴지게 된다면 그때 산에 같이 가자고 할 때 왜 같이 산에 다니지 않았을까 후회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런 후회도 모르고 평생 산다면 그 친구는 너무 행복하건가? 아니면 이미 마음을 너무 비워 더 비울 마음이 없어서 산에 안가는건가?

아무튼 날씨, 거리에 상관없이 친구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 좋아 산행에 참가한 친구들, 너무 고맙다. 그리고 행복하고.
중훈이가 진짜 똑 닮은 아들과 제일 먼저 나타나고 제일 늦게 새벽 청계산을 한탕 뛰고 성욱이가 나타나서 산행 시작한 시간이 10:20.
더구나 어제 평촌번개 뛰고-그야말로 몸바쳐 뛴 성욱이-오늘 산행에 참석한 친구들은 진짜 대단하다.
오늘 미모로 버티는 하택, 권일이는 맨 몸이다.
권일이는 임분이 니끄사끄를 대신 매 주는걸로 몸으로 때운다.

사당역부터 등산객들로 붐비더니 호젓했던 이 길도 등산객이 밀려 올라간다.
성욱이네 길과 내가 아는 길이 좀 다르다. 오늘은 내 버젼으로 올라간다.
초장부터 쉬지 않고 올라간다.
왜?
아무도 쉬자는 말이 없다. 그러니 어찌 쉬리....
정자에서 쉬자고 해서 겨우 숨을 고른다. 헌데 바람이 불어 오래 쉴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올라간다.

왼쪽 기는길로 갈까 했는데 그냥 걷는 길로 가잔다. 그래서 사람 좀 더 많은 약수터 거치는 길로 간다. 역시나 사람 많다.
헌데 승룡이는 초장부터 안 보인다. 대간하던 버릇대로 그냥 또 먼저 올라갔나보다.
혹시 헤어지만 마당바위에서 만나기로 했으니 위에 가면 만나겠지 하면서 간다.
오랫만에 산행을 해 버벅거릴거라던 임분이 의외로 잘 쫓아온다.
상대는 선두그룹에서 너무 잘 간다. 제천에서 산악회 대장이라는데 밥 사는 대장이라는 말과 달리 과외공부 한것 같다.



헬기장에서 첫번째 휴식

갈림길이 만나는 헬기장에서 잠시 쉰다. 쉬면서 임분이가 가져 온 오미자차를 마신다. 맛있다.
성욱이는 청계산에서 나누어 준 오이를 동창들이 부러워하면서 모아줬다면서 오이를 보여준다.
오이 협찬해 준 ㅇ고 관계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먹고 남아 제가 반찬에 쓸려고 접수 했습니다.

부지런히 마당바위를 향해 쉬지않고 간다.
헌데 올라가는데 마당바위 카페 주인 규만이가 큰 물통 두개를 낑낑대며 들고 올라간다.
권일이 알아보고 너무 반가워하면 물통 하나 들어다 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상대도 6학년때 한반이었단다.
아무튼 반가운 마음에 함께 사진을 찍었다.



마당바위에서 이규만과 함께

매상 올려줄 겸 막걸리 두통을 사서 마시고 있으려니 승룡이 산행이 너무 약할것 같아 우측으로 돌아서 길에 올라온다며 올라온다.
함께 막걸리도 마시고 임분이네 작은아들이 만든 맛있는 호두파이를 먹는다. 너무 맛있다.
아예 코코아까지 세트로 싸 가지고 왔다. 그 엄마에 그 아들이네.....

규만이와 작별을 하고 다시 올라간다.
올라갈 길이 반도 안 남았다.



또 헬기장에서

전망좋은 곳에서 잠시 쉬면서 사진을 찍는다. 다들 이젠 사진 찍히는데 익숙해서 경치 좋은데 나오면 아예 여기서 찍자고 해 준다.
오늘 선수인 친구들에게 연주암으로 올라가라고 하니 일요일이라 길 밀릴거란다. 그리고 힘들어 하는 친구들과 함께 연주암으로 가자고 한다.
그래서 다 같이 연주암을 향해서 간다.



부자는 닮았다. 헌데 아들 눈썹이 완전히 숯검뎅이네?

연주암 가기 전 관악사지 신력 테스트 하는 바위에 장난스럽게 누워있는 모습이 너무 웃긴다.
그래서 또 한장.
이 사진에 없는 친구들은 기다리는 종대를 위해 먼저 올라갔고....



햇볕쬐기?

드디어 종대를 만났다. 10:30 부터 올라와 12:00부터 올라와 1시간을 기다렸단다.
추울까봐 아예 야구감독 긴잠바를 들고왔다.
헌데 정석이가 아직 도착을 하지 않았다. 일단 점심을 먹기로 한다.

효령각 근처 비탈진 공터에 겨우 자리를 잡고 전을 편다.
막 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정석이 지나간다.
반갑게 해후를 하고 밥을 먹는다. 헌데 정석이 술 없냔다. 없다고 하니 좀 섭섭한가보다.
중훈이네 부자의 따뜻한 보온밥통의 밥과 반찬이 역시나 부러움의 대상이고 상대의 누이동생표 도시락도 감동.
나머지 친구들은 김밥, 샌드위치, 맨입. 그래도 넉넉하게 싸거나 사 가지고 와서 모자라지 않게 나누어 먹었다.



오늘의 출석부

다들 모여서 출석부를 찍었다. 많다~~
하산을 어디로 할까 잠시 의논.
과천향교길로 올라오는 길에 눈이 하도 많아 힘들었다는 종대. 눈(雪)인줄 알았더니 눈(目)이 많단다.
헌데 이 길로는 죽어도 못 내려간다는 승룡이. 계단길이라 무릎에 쥐약이다.
13:00 그래서 관음전 뒷쪽 케이블카 능선으로 하산을 하기로 한다.



케이블카

이 능선을 타기 위해 약간의 오르막이 있는걸 본 종대, 아무래도 속는것 같단다.
이 능선길이 아주 평탄한 길은 아니지만 향교길보다야 훨씬 낫다.
헌데 케이블카 지나가는걸 본 종대 왈, 저거 타고 올걸 괜히 걸어왔다고 바보라고 해 우릴 또 웃긴다.



두꺼비 바위에서

두꺼비처럼 생긴 바위에 사람들이 또 쓰러지지 말라고 돌맹이와 작대기를 받쳐놓았다.
북한산이나, 관악산이나 사람들의 유모어가 또 한번 우릴 웃기게 한다.



연주대를 배경으로

한참 내려가다 갈림길이 나온다.
3년 전 이 길에서 좌측으로 내려갔어야 하는데 우측으로 내려와 엄청 고생한 곳이다.
경치 너무 좋아 앞뒤로 다 찍는다.



양쪽 경치가 다 좋아 뒤집어서 다시 한번 찍은 사진

정석이가 산행에 합류하니 단연 활기를 띤단다.
버벅대는 친구 길도 봐 주고 손도 잡아주고 못오는 친구 있으면 되집어 올라가고....
헌데 아무래도 정석이는 산행이 4% 부족하고 승룡, 하택이도 2% 부족, 상대도 좀 부족한듯 하단다.
오늘 산행이 6시간 코스인줄 알았는데 너무 짧다는 중훈이. 다들 졌다.



마지막 쉬면서

마지막 쉬면서 배낭 재고정리를 한다.
곷감, 한과, 과자, 사과, 귤, 초코렛....
구세군으로 하산 완료한 시간이 15:30.
밥 먹는 시간도 산행시간으로 쳐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대 주장으로는 5시간 산행을 한거란다.
아무튼 쌀쌀한 날씨임에도 훈훈한 산행이었다.

정부 종합청사역 쪽으로 내려 와 근처 우리집에서 조촐하게 묵, 불고기, 청국장으로 막걸리를 마신다.
헌데 산에서는 막걸리 한모금도 안 마시던 승룡이가 술이 땅긴다나, 어쩐다나.....
본격적인 겨울이 되면 눈꽃산행도 하고 눈꽃열차도 타잔다.
각자 취향대로 둘다, 아니면 하나라도 함께 하잔다.

멀리서 일부러 올라온 상대 고마웠고 다들 바쁘고 자기 대간 뛰기도 바쁜데 산행 함께 한 친구들 고마우이~~
눈 오면 눈꽃보러 산에 올 친구들, 연락해라.
물론 따뜻한 옷과 아이젠 준비해야 한다.
미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