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4년

머리털이 쭈빗하게 섰던 야간산행 (관악산 11/30)

산무수리 2004. 12. 2. 13:06

모처럼 바람꽃이 함께 야간산행을 한단다.
평일에는 홍싸리라 함께 산행을 못해 아쉬웠는데...
감기에 걸렸고 공사 다 망했어도 산에 와야 힘이 생기니 산에 와야지....
지남철, 바람꽃 온다고 하니 지난 산행으로 겨울 아간산행은 접겠다더니 오겠단다.
헌데 약속시간에 가 보니 지남철 갑자기 지방 출장갈 일이 생겼다고 못온단다.
반칙도 부족해 이젠 무단결석이네....

야간산행은 최소한 4,5명은 되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달랑 세명이 올라가게 생겼네....

조금 늦게 바람꽃이 도착해 산행 시작.
오랫만에 산행 해 봐서 버벅대면 어쩌냐더니 맨 앞에서 바람처럼 나른다.
허구헌날 산행하는 나보다 잘한다. 이럴때 참 기분이 거시기 하다.

열심히, 쉬지않고 올라간다.
헌데 약수터에서 뭔가 번쩍거린다.
사람인 줄 알았더니 개다. 으악~~
집 나온 개인지, 주인 잃은 개 인지는 모르겠는데 혼자 올라가다 만나면 진짜 머리털 곤두 서겠다.
이렇게 산에서 떠돌다가 들개가 되는건 아닐까?

나 이제 야간산행 안해.

하고 싶은 사람만 하자고요, 제발 좀 억지로 끌고 가지 말자고요....

약수터 지나고 마당바위에서 간식을 먹는다.
집에 있는것 쓸어 가지고 왔는데도 먹을게 없다.
김장 절인 배추, 속, 만두, 고구마, 떡. 거기에 반포의 전.
가는길에 한 사람을 만나서 출석부 찍는데 성공.

내변산에서 액정 나가 새로 갈아가지고 온 이슬비네 디카.
야간 모드를 좀 공부해서 오늘은 야경도 찍을 수 있단다.
마당바위에서 먹고 있는데 남자 둘은 길을 헤매다 내려가는거라며 랜턴도 없이 버벅거린다.
젊은 처자는 혼자 하산하면서 우릴보고 올라가는 거라고 하니 고수이신가보다라며 하산한다.
예쁜 처자가 그렇게 혼자 다니면 안된다고 걱정을 해 주니 이슬비 왈, 산에는 악한 사람이 안 올라와 일부러 좋은 인연 만나러 오는 거라나, 어쩐다나....

오늘도 우리는 안전한 연주암 길로 간다.
연주암에 잠시 쉬었다 하산을 한다.
하산해서 우리집에서 청국장, 묵밥으로 간단하게 저녁을 먹는다.
다음주에는 남한산성을 제대로 함 해 보자고 다짐을 하면서......

집에 묵밥 하나 포장해 갔더니 안 먹는다는 아들은 맛있다고 잘 먹네....
사진은 미모(!) 때문에 올리지 말아달라는 청탁을 받아서 올리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