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5년

장날 같던 일요 관악산(1/23)

산무수리 2005. 1. 24. 21:15
1. 모이는곳: 사당역 5번 출구 10:00
2. 누가: 심심이, 세일러마, 제비꽃당신, 죽순, 무수리, 이슬비, 지남철(7명)
3. 날씨: 봄이 많이 가까워 진것 같음. 화창하고 따뜻했음
4. 코스: 사당역-연주암-안양12봉(?)-국기봉-관양동 관악산 산림욕장 입구


사당역에 내리니 대합실에 사람이 꽉 차 있다.
아니, 단풍철 설악산도 아닌데 왜 이리 사람이 많은지 보기만 해도 심란하다.
위로 올라가 보니 그새 심심이, 지남철 도착해 있고 아침 굶은 이슬비는 어묵을 먹고있고 곧 이어 제비꽃, 죽순이 도착.
헌데 제일 가까운 세일러마가 안오네?
바이더웨이를 다른 편의점인줄 착각하고 아무도 안 와 이상하다 했단다.

오늘은 뭘 싸 왔을까 무지 궁금하다.
헌데 오늘은 아무것도 안 싸왔단다. 시간이 없어 만들다 포기를 했단다.
괜히 섭섭하네.....
다음에 무릎에 좋다는 닭발, 그것도 목포식으로 조사서(다져서) 만들어 오라니 그런 요리는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단다.
고지식한 세일러마, 진짜 닭발 해 올까 겁이 난다.
야, 농담이다, 농담이야.

오늘 사람 너무 많아 혹시 가다 잃어버리면 마당바위에서 만나자고 하고 출발.
가는 길에 점심을 준비 안 한 죽순과 누룽지로는 좀 작은듯 한지 지남철이 김밥을 사려고 하니 그때서야 세일러마 배시시 웃으면서 밥 안 모자라니 걱정 말란다. 술 안주는 준비 못했지만 샌드위치를 해 왔단다.
그럼 그렇지....
정작 그거 준비하느라 자기 밥은 김밥 한 줄 이란다.
어이구, 진짜 못 말리네.

오늘은 늘 가던 길이 아닌 왼쪽 원각사 방향으로 올라간다.
왜?
오늘 산행대장은 지남철이 리드 하기로 했는데 어제 간 길이라고 자신있게 안내를 한단다.
이쪽이 사람도 훨씬 적고 길도 평탄하다.
헌데 오늘 찍사가 사진을 찍을 생각을 안하네?
왜 안 찍냐고 하니 좀 올라가서 찍어줄테니 보채지 말라네?
뭐 삐질일이 있으신가?

[Canon] Canon IXY DIGITAL 50 (1/200)s F2.8
조망이 좋아진 곳에서 찍은 사진

날씨가 너무 푹해 다들 한 껍데기씩 벗어 배낭에 챙긴다.
초보인 세일러마, 오늘 힘들어 하지도 않고, 험한 길도 무서워 하지도 않고 너무 잘가네?

한참 올라가다 보니 약수터 위 정자로 가는 공터가 나온다.
아하, 이길이구나....
정자에서도 쉬지도 않고 오늘 리더 그냥 간다.
살려줘, 지남철~~~

아랫길로 가려니 사람이 너무 많다.
헌데 윗길도 많다. 이왕 많은거 경치 좋은데로나 올라가자~~~
처음 아작산과 함께 하던 지남철도 우회했던 이 길을 세일러마 별로 무서워 하지 않고 너무 잘 간다.
물론 지남철이 앞에서 잘 챙겨주긴 하지만.

오늘 제비꽃이 만들어 온 모자 4개.
우린 하나씩 쓰고 사진을 찍었다.
헌데 지남철 왈, 단체로 파마하고 뒤집어쓴것 같단다.
천이 인조세무로 고급 천인데 단점이 전혀 따뜻하지가 않다.
디자이너 아니랄까봐 기능보다는 색상에 너무 치중한것 같다.
아무튼 다들 산타 아줌마(!) 같은 패션으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어때, 귀여워?

[Canon] Canon IXY DIGITAL 50 (1/400)s F2.8
디자이너의 작품을 쓰고...

이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잘 하는게 아니고 완전히 감탄의 여왕이다.
경치 좋은데 사진 안 찍느냔다.
신나는 이슬비, 독사진이라고 찍고, 단체라고 찍고, 배경 좋다고 찍고, 시간 체크한다고 또 찍고....

[Canon] Canon IXY DIGITAL 50 (1/400)s F5.6

아랫길과 만나기 전 조망이 좋은 곳에서

하마바위에 가니 길이 병목현상으로 밀린다.
그곳 뿐이 아니라 마당바위 가는 길도 역시나 밀려서 난리도 아니다.
1월에 이럴진데 봄 되면 산에 가는게 겁난다. 특히나 일요산행은 어찌 가나 한숨이 난다.
산이 좋아 산에 오면서 다른 사람은 안 왔으면 하는 이 이기심....
더구나 길이 밀리면 잘난체 하며 치고 올라가는 인간들, 싫다.
누군들 가기 싫어 안 가는 사람이 어디 있으리...
한편은 왕초보 시절 날 보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도 들기도 하고.....

12:10 마당바위 도착.
사람이 너무 많아 그곳에서 좀 올라가니 비교적 호젓하다.
바위 꼭대기에 앉아 먹자고 하니 무섭고 불안해 싫단다. 그래서 조금 아래 방이 빠져서 전을 펼친다.
오늘 밥 안 싸온 심심이, 죽순 때문인지 밥이 좀 부족한듯 하다.
더구나 대부분 밥이 아닌 누룽지 밥을 싸 오니 소화는 잘 되는지 몰라도 금밤 배가 고플텐데.....

13:00 다시 출발.
좀 가다 조망이 좋은 곳에서 오늘 출석부 작성.

[Canon] Canon IXY DIGITAL 50 (1/200)s F5.6
오늘의 1차 출석부

[Canon] Canon IXY DIGITAL 50 (1/500)s F5.6
바글바글한 인파들

길은 간간히 얼어있지만 올라갈 때는 아이젠 없어도 큰 불편이 없다.
내려오는 사람들은 간간히 아이젠을 한 사람이 눈에 띈다.
삼거리에서 잠시 쉰다.
이런날 연주대에 올라갔다가는 그야말로 정체될게 뻔하다.
연주대는 평일 산행에 올라가기로 하고 연주암으로 방향을 튼다.

관악사지에 가니 여기 저기 밥을 먹느라고 난리가 났다.
관악사지를 새로 조성해 놓으니 밥 먹는 풍경도 참 제각각이다.
이곳 죽순바위(!)에서 죽순, 지남철, 이슬비가 신력 테스트를 하니 다른 팀들도 올라가 보느라 난리가 났다.
거, 애들 앞에서는 찬물도 못 마신다니까....

[Canon] Canon IXY DIGITAL 50 (1/158)s F2.8
관악사지 잘생긴 소나무 아래에 눈이 남아 있어 한장

설경사진을 찍고 연주암에 도착.
역시나 툇마루에 빈자리가 없다.
배낭만 내려놓고 화장실을 들렸다가 안양쪽으로 하산 하기로 한다.
제비꽃 왈, 올해는 기 쓰지 말고 좀 편안하게 다니잔다.
이 말을 들을 이슬비 케이블카 능선으로 내려가면 어떠냐고 한다.
안양쪽 능선에 초행인 친구들이 많아 보여주고 싶어 일부러 이 코스를 선택했다.
더구나 이쪽은 해가 잘 드는 곳이나 미끄럽지 않을것 같다. 길도 비교적 호젓하고....

[Canon] Canon IXY DIGITAL 50 (1/250)s F2.8
팔봉 갈림길에서 장학생 공부 마치기를 기다리는 중

14:30 출발.
헌데 이곳 길도 더 이상 호젓하지가 않다.
등산인구가 절대적으로 증가를 하긴 했나보다. 어디를 가도 사람이 많다.
이곳 코스 우회를 해도 비교적 험한 편인데 세일러마 진짜 너무 잘 간다.
과외공부 했나?
2주 만이 아니고 1주일만에 산에 오니 힘이 확실히 덜 든단다.

[Canon] Canon IXY DIGITAL 50 (1/200)s F5.6
안양쪽 국기봉에서. 2차 출석부(15:30)

이쪽 길 초행인 제비꽃, 역시나 감탄의 연발이다.
남한산성 가다 관악산에 오니 산에 가는것 같다나 어쩐다나....
죽순, 경치에 결국 디카를 꺼내 사진을 찍는다. 오늘 사진 모델은 제비꽃.
[Canon] Canon IXY DIGITAL 50 (1/500)s F2.8
오늘의 포토제닉상

이 안양쪽 능선 아마도 이슬비가 만들었나보다. 어찌나 자랑이 심한지 진짜 듣기 참 거시기 할 정도다.
능선으로 가야 조망을 제대로 한다나 어쩐다나...
더구나 지난 화요일 눈 온 관악산은 환상이었다고 어찌나 자랑을 하는지 아마 이쪽 산 주인인가보다...

[Canon] Canon IXY DIGITAL 50 (1/769)s F5.6
이쪽은 아마도 이슬비 땅인가보다.

[Canon] Canon IXY DIGITAL 50 (1/250)s F5.6
죽순, 디카 꺼내다...

[Canon] Canon IXY DIGITAL 50 (1/200)s F5.6
곳곳에 버벅대는 구간이 있다.

중간중간 난이도가 있는 길을 염려와는 달리 세일러마가 너무 잘 왔다.
계곡길과 만나는 곳에서는 그야말로 평탄한 길이다.
다들 감탄을 하고 룰루랄라 산행을 한다.
벤치도 어찌나 많이 만들어 놨는지 우리도 잠시 쉬어서 간다.

[Canon] Canon IXY DIGITAL 50 (1/80)s F2.8
널널한 하산길

17:00 하산 완료.
이곳에서 지남철이 추천하는 춘천막국수와 보쌈을 먹기로 한다.
이슬비는 오늘 헵번 생일 가족모임이 있단다.
이슬비 모임에 늦지 않게 우리들도 부지런히 함께 일어났다.

이슬비, 택시 타고 가고 우리들은 걸어서 알프스 빌에 가서 아이젠 구경을 했다.
재수가 좋으면 자가다도 떡을 얻어 먹는다더니 오늘 무수리와 심심이 지남철 마일리지 덕분에 최신형 아이젠이 생겼네...
이 웬수를 어찌 값나?

다들 걸어서 인덕원 역까지 가고 무수리는 버스 타고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