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5년

한주 내내 생일, 환갑잔치?(관악산 1/29)

산무수리 2005. 1. 29. 23:37
오늘은 아작산에서 생일파리 산행을 하는 날.
생일이라고 별걸 하는건 아니고 저녁 먹고 노래방에서 잠시 노는 것.
헌데 이번주 월요일 아들 생일 하루 당겨 하는걸 시작으로 결국 일주일 내내 생일 타령으로 지나갔다.

막상 내 생일인 어제는 미역국도 안 끓였고 아들생일에 남은 나물도 있어 음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저녁에 혼자 있으려니 갑자기 심심해 져 거실과 안방 커텐을 뜯어 내 빨래를 했다.
세탁기가 작아 욕조에 물을 받아 밟아서 빠는데 한편은 홀가분 하면서도 생일날 내가 뭐하나 싶다.

오늘 새벽 산행을 가는 남푠이 늦게 들어와 빨아논 커텐을 달라고 하니 시키지 않는 일 했다고 핀잔이나 듣고.
아침 5시 일어나 남푠 도시락을 싸 주고-그래도 내가 산에 더 많이 가 어쩌다 갈때 마일리지 적립이 필요하므로-도로 자다 8시 일어나 아침을 먹고 산행에 나섰다.
보온 도시락이 하나 뿐이라 난 오늘 호도파이와 커피만 가지고 갔다. 심심이한테 밥을 좀 눌러서 싸 오라고 하고....

10:20 청사역 구내에서 기다리려니 세일러마가 쇼핑백 두개를 들고 온다. 이슬비와 나한테 제일 신세(?)를 많이 진다고 선물이란다.
엥? 웬 선물? 친구끼리 명절선물?
헌데 다른 사람이 안 나타나니 오늘 조금밖에 안 오는거냐고 안달이다.
알고보니 날씨가 춥다고 어묵을 10개나 준비 해 왔는데 그걸 다 어찌 먹나 걱정되 하는 말이다.
헌데 정작 본인은 그나마 얻은 고어잠바는 남푠도 오늘 산행날이라 입혀 보내고 일반 등상복에 면장갑을 끼고 왔네....

10:45 홈지기가 왔는데 다른사람은 알고 보니 반대쪽으로 개찰을 하고 나갔단다.
아니 왜? 청사 뒷쪽 6봉 능선쪽으로 케이블카 능선을 가려고 했구만....
우리도 할수없이 그쪽으로 간다. 헌데 오늘 눈도 오고 하니 약하게 진달래능선을 가면 어떠냐고 한다. 케이블카 능선도 바위가 많이 좀 부담스럽긴 하다.
이슬비는 공지에 난 대로 가야지 왜 그러냐고 시비다.
이젠 겁나서 공지도 못하겠다.

중간 선에서 구세군에서 케이블카 능선을 올라가기로 했다.
눈이 비가 되더니 산에 갈때는 도로 눈으로 바뀌었다. 비 보다는 훨씬 나은데 심심이는 비가 내려 아이젠 빼 놓고 왔단다. 진짜 못말린다,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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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세일러마가 좀 버벅댔지만 다들 씩씩하게 잘 간다.
오랫만에 산에 온 홈지기도 잘 가고....
중간에 아이젠을 해야 길이 편하겠다. 마침 지남철이 여분의 아이젠을 가지고 와 심심이를 빌려준다.
이슬비는 이 정도에 웬 아이젠이냐며 그냥 앞으로 내뺀다.
바로 뒤 세일러마가 쫓아 가거나 말거나 가 버린다. 그리고 나서는 왜 이리 늦냐고 핀잔이다. 진짜 열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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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은 연주암에서 피크를 이룬다.
내일 추워진다더니 바람도 불고 해 연주암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기로 했다. 헌데 식당으로 들어가는 우리를 본 이슬비 그 복잡한데 들어가 밥을 먹는다고 또 화를 낸다. 자긴 눈 내린 관악사지에서 밥을 먹고 싶었단다.
보온 도시락에 밥 싸온 사람이야 별 문제 없을지 모르지만 김밥 한줄 사온 사람들은 참 거시기 하다.
결국은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연주암을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한다.

늘 반대로 산행을 하다 올라가 보니 연주대 큰 바위에 관악산 이라고 부조를 해 놓았다. 순전히 그 바위를 보기 위해 올라갔다 도로 내려와 관악사지로 하산을 한다.
세일러마는 힘들다고 안 올라가고 심심이는 같이 간다는 핑계로 안 올라오고...
지남철은 연주대까지 내려갔다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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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는데 올라오는 사람들이 많다. 곳곳에 정체까지 일어날 지경이다.
날씨가 추워지는지 연주암 삼거리에 닿으니 바람이 점점 세게 분다.

마당바위 가기 전 막걸리집 하나만 문을 열었나보다. 주립대 장학생이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다. 역시나 한잔.
마당바위 지난 곳에 또 한군데 막걸리 집을 보더니 먼저 내려가란다. 알아서 따라 간단다.
세일러마는 본인도 힘들면서 왜 안 내려오냐고 걱정이다.

막 하산을 마쳤는데 이슬비의 전화. 지금 막 하산을 했다고 하니 왜 이제 내려오냔다. 자긴 벌써 내려왔단다.
그래서 어쩌라고?
우린들 빨리 내려가고 싶지 않을까?
빨리 내려가 봐야 약속시간도 많이 남아서 이수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는데 뭐가 그리 급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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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풀이만 오기로 한 사람들이 늦어 결국 6시가 되어 다 모였다.
임플란트 하고 근신 중인 송죽도 왔다.
오랫만이 서니도 오시고....

삼겹살은 가격이 저렴해서인지 맛도 별로고 찌개도 맛이 없다. 그냥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 다행이다.
먹고 있는데 청풍의 전화.
오늘 제사라 김포로 올라오고 있는데 생각보다 차가 막히지 않아 일찍 왔다고 잠깐 들릴 수 있으면 온단다.

그래서 멀리 청풍까지 참석을 해 같이 저녁먹고 노래방에서 잠깐 있다 먼저 갔다.
먼길에 일부러 시간을 내 줘 무지 고맙다. 다들 부러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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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바람꽃도 오늘은 기분이 좋은가보다. 노래가 된다.
심심이는 노래 보다는 가무하느라 바쁘고.
내가 조금 망가지면(!) 남들이 즐거워 한다. 그래서 조금 망가졌다.

헌데 졸립다~~
내일도 산행, 모레도 산행.
진짜 왜 이리 피곤하게 사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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