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깔려 죽은 뱀은 납작하다’ - 함민복(1962~ )
봄엔 능구렁이가 많이 깔려 죽고
가을엔 독사가 많이 깔려 죽는다
왜 그러냐고 뱀들에게는 아직 물어보지 못했으나
뱀이 죽은 이 지점은
가장 뱀의 길이 아니었으며
죽은 한이 있더라도 꼭 건너야 했던
가장 뱀의 길이었으니
길은 얼마나 공격적인가
길이 길을 잡아먹는 만큼 길은 길인 것
길이 길을 잡아먹는 지점이 가장 길인 것
들판에 볏가마니 싣고 나온 농부가
경운기에 추수한 길을 가득 싣고 탈탈탈
깔려 죽은 뱀 위를 천천히 지난다
어찌 뱀뿐이랴. 불에 휩싸인 집이 그렇고 홍수에 떠내려가는 나무가 그렇다. 매미가 그렇고 고양이가 그렇다. 하물며 우리들도 그러할진대 뱀은 그 자신 길게 오므렸다 폈다를 계속하는 길 그 자체가 아니던가. 꽃에게 물어보진 못했으나 그 꽃의 낱낱으로 천수대비를 이루었다가 나뭇가지의 높이만큼에서 떨어지는 그 길은 생과 사가 만나는 중간쯤은 되겠다. 뱀이 기어가는 도로의 길은 뱀이 몸을 비틀 때마다 생살을 부르르 떨며 자신의 몸으로 뱀의 길을 삼킨다. 그 지점에서 곡식을 가득 실은 경운기가, 뱀을 잡아먹은 길을 탈탈탈 잡아먹으며 간다. <박주택·시인>
1. 모이는곳: 2008. 6.1 (일) 9:30 남한산성 입구
2. 코스개관: 남한산성입구(9:30)-남문(10:00)-검단산(11:15)- 왕기봉(11:40) -이배재(12:15)-갈마치터널(13:30)-영장산(맹산14:40)-태재(17:00)-불곡산(17:55)-구미초등학교 (18:50)
3. 산행멤버: 11명 (2명 중도 하산, 뒷풀이 심회장님 동참)
4. 날씨: 무더운 6월의 첫날. 땀도 억수로 흘리고 물도 많이 마시고...
4월에 당겨서 한 당나귀 5월 산행은 미사리 마라톤대회랑 겹쳐 참석을 못하고 모처럼 함께 하는 날.
평촌에서 333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 입구까지 가는데 총무님 전화. 아직 시간 남았는데?
산매니아가 333 버스에 휴대폰을 잃어버려 혹시 내가 거의 다 왔으면 그걸 찾아 왔으면 하는거였다. 아무튼 내가 도착하고 나니 휴대폰 찾으러 종점으로 가고 녀자 4명 먼저 천천히 출발.
지난번 산행이 검단-용마-남한산성 코스였고 오늘은 이어서 성남시계산행을 한다고 한다.
남문 앞에서
일단 남문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오늘 이곳에서 걷기대회도 열리고 있다. 남문 직전 아래가 반환점인지 자봉자들 교육 시키느라 바쁜 모습이다.
30분 만에 남문에 도착했는데 초장부터 목 마르고 기운없고 땀나고.. 오늘 산행이 도대체 몇시간 짜리인지 모르겠어라...
남문에서 총무님이 나누어준 지도가 3장. 7시간 예정이라는데 아무래도 의심스럽다.
오늘 산행을 위해 4명이 2월 이 코스를 뛰듯이 답사했단다. 남문에서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검단산 정상이 가까운가 보다. 헌데 포장도로 재미없다고 숲길로 들어섰다. 이 코스는 선거날 쫀누나랑 황송공원에서 길 헤매다 겨우 찾아 온 길이네? 그때도 검단산 이정표는 봤는데 군부대라고 출입금지만 보고 지나쳤는데 오늘도 군부대 철조망을 삥삥 돌아 힘들게 검단약수터 지나고 어렵게 정상을 찍었다.
검단상 정상 꼭 봐야 겠다고 하니 두말 않고 동행 해 준 김총무
앞서서 간 이총무와 현숙씨는 40분 기다렸단다. 초장에는 좀 힘들어 하는 동안미인까지 도착해 다시 출발.
이작가님과 강사장님은 8시 출발해 역시나 검단산 정상 찾아 뱅뱅돌다 이배재 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다고...
초장 본의아닌 알바로 고생하고 헉헉대며 이배재 고개를 찾아가는데 동네 뒷산의 문제점은 길이 너무 많다는것. 샛길이 너무 많고 물어보면 알려 주는 코스도 제각각. 급경사에서 땅만 보고 가다보니 선두가 안 보인다. 쉬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왼쪽으로 가야 이배재라는데 망연히 서있으니 직진 코스에서 산매니아가 기다리고 있다.
이작가님과 강사장님과 드디어 만난 왕기봉
이배재 전 쉴 수 있는 곳에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 이작가님과 강사장님은 정말 오랫만에 뵙는다. 헌데 이곳이 왕기봉 (500M)이란다. 정상석이 의자 옆에 있어 하마트면 못 볼 뻔 했다.
아직 3장 중 한장도 못 했다. 언제 3장 다 하나....
일행을 다 만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빠르지도 않지만 늦지도 않은 속도로 부지런히 내려가고 올라가고... 오르막에 약한 동안미인도 더 이상 약한 모습이 아니다. 힘들어 뒤돌아 보면 어느새 바로 뒤에 쫓아오고 있다. 역쉬 과외공부의 힘은 대단한거네...
야, 이배재다...
이배재에서의 단체사진 (이작가님 제공)
드디어 이배재 도착. 이배재 입구에서 사진을 찍히려고 다 모여있으니 지나가던 버스들이 혹시나 탈까 해서 자꾸 선다. 넘들 눈에는 왜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나 할것 같다. 지도에서 찾던 그곳을 찾아오는 기쁨을 어디에 비하랴....
즐거운 점심시간
시간도 그렇고 해서 이배재 치고 올라가 넓은 공터에서 점심을 펼쳤다. 11명이 둘러앉아 화기애애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 그중에 이야기는 월 1회 만나니 얼굴 잊어버리겠단다. 2회 정도 만나면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다.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 본단다.
산매니아 머리 속에는 앞으로 갈 산 계획으로 꽉 차 있는것 같다. 여기도 해야하고 저기도 해야하고 이곳도 가고 싶고 저곳도 가고싶고....
그렇게 가고 싶은데가 많으면 해외 산행은 언제 가냐는 김총무의 탄식.
충분히 쉬고 점심 잘 먹고 갈마치 터널을 향해서 출발.
길은 완만한 길이 대부분이지만 군데군데 급경사 길이 나온다. 넘들은 물 한병 들고 산보나온 길을 우리들은 쌍지팡이 짚고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간다. 왜 저렇게 힘들어 할까 싶다.
산행 후 나온 이야기지만 이작가님께 어떤사람이 어디까지 가냐고 해 오리역까지 간다고 했더니 오늘 중으로 힘들거라고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었다고.... ㅎㅎ
갈마치 터널 올라서서 조망이 좀 트이는 곳
갈마치 터널은 터널이 아니고 동물 이동통로를 만드는 중이었다. 이곳에서 다시 올려치는데 기운이 좀 빠져서인지 땀난다.
영장산. 여재뭉네 뒷산으로 맹산으로 불리는 곳. 전에 왔을땐 정상석을 못 봤는데 오늘 보니 있네?
이곳에서도 힘이 들어 물 마시고 과일도 먹고... 남한산성만 해도 약수터가 많았는데 이곳부터는 슬슬 물이 부족할까 염려가 된다. 물 2L 준비했는데 한통은 진작 먹어 버렸다. 좀 아껴 먹어야 겠다...
앞으로 3시간 더 남았다는 김총무. 그래도 2장이 거의 끝나 간다고...
다음엔 좀 쉬운문제로 준비해 달라 했다. 숙제가 너무 어렵다고...
영장산 (맹산) 정상에서
이곳에서 내려서는 길은 먼지 펄펄하는 급경사길. 맘에 안든다.
내려서면 새마을 연수원 가는길. 여재뭉과 하산한 길이고 왼쪽은 태재길.
대장이 직진을 한다. 태재는 왼쪽이라는데?
잠시 올려쳤다 후다닥 내려쳤다. 헌데 이곳이 아니고 앞 능선인것 같단다. 헐~ 왜 난 자꾸 알바팀에 끼는거야?
후미를 보는 김총무에게 무전을 하니 성, 이 사장은 성사장이 발목을 삐었다고 거북성에서 하산했다고 한다. 되돌아 가느니 중간에 능선을 치고 간다고 길 없는 길을 그야말로 당나귀처럼 가는데 그 와중에 이총무와 현숙씨는 취나물을 뜯고 있다.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그 여유가 부럽다.
이 총무 2월 답사때 빠진 오른발 엄지발가락때문에 발을 절룩거리면서도... 긴 산행 하고 나면 무릎이 아파 병원에 다니면서 산에 온단다. 헌데도 나보다 빠르다. 졌다.
헤매다 겨우 주능선에 붙어서
겨우 이정표 찾고 태재를 향해서 간다. 중간 정자에서 잠시 쉬는데 유난히 꽃향기가 진해서인가 흰나비들이 많이 보인다. 다시 길을 잡아 동안미인과 김총무를 만나러 전진.
골프장 지나며 나이스샷을 외치며 전원주택단지에서 우회전 해 가니 두사람 여유있게 앉아 쉬고 있다. 11명에서 9명이 도로 만났다. 동안미인도 순간적으로 따라 내려갈까 했단다. 헌데 대장 마눌은 아무나 하나? 다음부터 산행에 빠지면 벌금을 물린다나?
헤어졌다 다시 만나서...
태재 내려서기 전 간식먹고 휴식하고.. (저는 작가님을 찍습니다~ ^^)
태재를 향하여...
골프장 하나 더 지나고 이씨 종중 묘를 지나서 내려서니 태재. 이곳에서 길을 건너 기막힌 자리에 있는 슈퍼에서 중간 급수.
태재 직전의 종중묘
태재 내려서기
식당에 들어갔다간 이곳에서 산행 포기하기 딱 좋은 위치. 맥주, 아이스크림 등으로 갈증을 달래고 길가에 세워져 있는 태재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었다. 심회장님은 대구에서 올라와 하산지점으로 오신다고...
대장 마눌도 아무나 못하는데 회장님은 하늘이 내는건가?
태재에서의 중간급유
태재에서 다같이 찍기
간단하게 마시고 길 건너 윗태재 방향의 산행 안내판. 오늘 마지막으로 불곡산을 오르면 오늘산행 끝. 마지막장까지 다 할 수 있을것 같다.
불곡산은 분당 뒷산으로 사람들이 산책하기 딱 좋은 낮으막한 산이다. 여기저기 의자도 많고 나무그늘도 무성하고 급경사 구간이 거의 없는것 같다.
불곡산 정상의 정자앞에서
정상석이 있었네?
정상 지나서의 불곡산 조망터
정상같지 않은 정상 드디어 도착. 정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정자 옆에 불곡상 정상석도 있었네?
이곳에서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고 구미동을 향해 하산 시작.
마지막 휴식
불곡산 정상에서도 몇번의 나지막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드디어 구미초등학교 방면으로 하산 시작. 회장님은 도착하셨다고..
부지런히 내려가는데 회장님이 올라와 갈림길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얼마나 반가운지...
야, 드디어 끝이당~
불곡산 산림욕장 입간판으로 하산. 9시간이 꼬박 걸리는 산행이었다.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곳에서 멀지 않는 곳 '놀부보쌈'에서 보쌈, 막국수에 맥주까지....
배가 안 고픈줄 알았는데 막상 음식을 보니 잘 들어간다. 다들 맛있게 잘 먹었다. 남은 막국수 국물에 공기밥을 시켜 온갖 반찬을 넣어 개밥을 만들어 한수저씩 돌리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다. ㅎㅎ
짧지 않은 산행을 무사히 하고 나서 먹는 뒷풀이하는 기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알뜰하게 먹고 일어나니 20:30.
회장님은 차 때문에 술도 못 드시고 서비스 하다 집으로 가시고 우리들은 조금 걸어 내려와 303 번 버스를 타고 평촌으로~
버스 거의 전세 내 가면서 재미나게 평촌까지~
혼자서는 하기 힘든 산행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무사히 하게 되어 더 좋았다.
회장님, 대장님, 두 총무님. 기타 일용할 양식을 듬뿍 싸 가지고 오는 박형부부. 사진 찍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이 작가님과 강사장님, 특히나 이작가님은 그동안의 백두대간 처음~ 끝까지, 명산 산행기록을 한장의 DVD로 집대성 해 나누어 주셨다. 내가 못 간 곳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도중하산만 하지 않으면 좋았을 이, 성 사장님.
감솨~ 7월에 만나요~
봄엔 능구렁이가 많이 깔려 죽고
가을엔 독사가 많이 깔려 죽는다
왜 그러냐고 뱀들에게는 아직 물어보지 못했으나
뱀이 죽은 이 지점은
가장 뱀의 길이 아니었으며
죽은 한이 있더라도 꼭 건너야 했던
가장 뱀의 길이었으니
길은 얼마나 공격적인가
길이 길을 잡아먹는 만큼 길은 길인 것
길이 길을 잡아먹는 지점이 가장 길인 것
들판에 볏가마니 싣고 나온 농부가
경운기에 추수한 길을 가득 싣고 탈탈탈
깔려 죽은 뱀 위를 천천히 지난다
어찌 뱀뿐이랴. 불에 휩싸인 집이 그렇고 홍수에 떠내려가는 나무가 그렇다. 매미가 그렇고 고양이가 그렇다. 하물며 우리들도 그러할진대 뱀은 그 자신 길게 오므렸다 폈다를 계속하는 길 그 자체가 아니던가. 꽃에게 물어보진 못했으나 그 꽃의 낱낱으로 천수대비를 이루었다가 나뭇가지의 높이만큼에서 떨어지는 그 길은 생과 사가 만나는 중간쯤은 되겠다. 뱀이 기어가는 도로의 길은 뱀이 몸을 비틀 때마다 생살을 부르르 떨며 자신의 몸으로 뱀의 길을 삼킨다. 그 지점에서 곡식을 가득 실은 경운기가, 뱀을 잡아먹은 길을 탈탈탈 잡아먹으며 간다. <박주택·시인>
1. 모이는곳: 2008. 6.1 (일) 9:30 남한산성 입구
2. 코스개관: 남한산성입구(9:30)-남문(10:00)-검단산(11:15)- 왕기봉(11:40) -이배재(12:15)-갈마치터널(13:30)-영장산(맹산14:40)-태재(17:00)-불곡산(17:55)-구미초등학교 (18:50)
3. 산행멤버: 11명 (2명 중도 하산, 뒷풀이 심회장님 동참)
4. 날씨: 무더운 6월의 첫날. 땀도 억수로 흘리고 물도 많이 마시고...
4월에 당겨서 한 당나귀 5월 산행은 미사리 마라톤대회랑 겹쳐 참석을 못하고 모처럼 함께 하는 날.
평촌에서 333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 입구까지 가는데 총무님 전화. 아직 시간 남았는데?
산매니아가 333 버스에 휴대폰을 잃어버려 혹시 내가 거의 다 왔으면 그걸 찾아 왔으면 하는거였다. 아무튼 내가 도착하고 나니 휴대폰 찾으러 종점으로 가고 녀자 4명 먼저 천천히 출발.
지난번 산행이 검단-용마-남한산성 코스였고 오늘은 이어서 성남시계산행을 한다고 한다.
남문 앞에서
일단 남문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올라가는데 오늘 이곳에서 걷기대회도 열리고 있다. 남문 직전 아래가 반환점인지 자봉자들 교육 시키느라 바쁜 모습이다.
30분 만에 남문에 도착했는데 초장부터 목 마르고 기운없고 땀나고.. 오늘 산행이 도대체 몇시간 짜리인지 모르겠어라...
남문에서 총무님이 나누어준 지도가 3장. 7시간 예정이라는데 아무래도 의심스럽다.
오늘 산행을 위해 4명이 2월 이 코스를 뛰듯이 답사했단다. 남문에서 포장도로를 따라가면 검단산 정상이 가까운가 보다. 헌데 포장도로 재미없다고 숲길로 들어섰다. 이 코스는 선거날 쫀누나랑 황송공원에서 길 헤매다 겨우 찾아 온 길이네? 그때도 검단산 이정표는 봤는데 군부대라고 출입금지만 보고 지나쳤는데 오늘도 군부대 철조망을 삥삥 돌아 힘들게 검단약수터 지나고 어렵게 정상을 찍었다.
검단상 정상 꼭 봐야 겠다고 하니 두말 않고 동행 해 준 김총무
앞서서 간 이총무와 현숙씨는 40분 기다렸단다. 초장에는 좀 힘들어 하는 동안미인까지 도착해 다시 출발.
이작가님과 강사장님은 8시 출발해 역시나 검단산 정상 찾아 뱅뱅돌다 이배재 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시다고...
초장 본의아닌 알바로 고생하고 헉헉대며 이배재 고개를 찾아가는데 동네 뒷산의 문제점은 길이 너무 많다는것. 샛길이 너무 많고 물어보면 알려 주는 코스도 제각각. 급경사에서 땅만 보고 가다보니 선두가 안 보인다. 쉬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왼쪽으로 가야 이배재라는데 망연히 서있으니 직진 코스에서 산매니아가 기다리고 있다.
이작가님과 강사장님과 드디어 만난 왕기봉
이배재 전 쉴 수 있는 곳에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 이작가님과 강사장님은 정말 오랫만에 뵙는다. 헌데 이곳이 왕기봉 (500M)이란다. 정상석이 의자 옆에 있어 하마트면 못 볼 뻔 했다.
아직 3장 중 한장도 못 했다. 언제 3장 다 하나....
일행을 다 만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빠르지도 않지만 늦지도 않은 속도로 부지런히 내려가고 올라가고... 오르막에 약한 동안미인도 더 이상 약한 모습이 아니다. 힘들어 뒤돌아 보면 어느새 바로 뒤에 쫓아오고 있다. 역쉬 과외공부의 힘은 대단한거네...
야, 이배재다...
이배재에서의 단체사진 (이작가님 제공)
드디어 이배재 도착. 이배재 입구에서 사진을 찍히려고 다 모여있으니 지나가던 버스들이 혹시나 탈까 해서 자꾸 선다. 넘들 눈에는 왜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나 할것 같다. 지도에서 찾던 그곳을 찾아오는 기쁨을 어디에 비하랴....
즐거운 점심시간
시간도 그렇고 해서 이배재 치고 올라가 넓은 공터에서 점심을 펼쳤다. 11명이 둘러앉아 화기애애하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 그중에 이야기는 월 1회 만나니 얼굴 잊어버리겠단다. 2회 정도 만나면 어떠냐는 의견이 나왔다.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 본단다.
산매니아 머리 속에는 앞으로 갈 산 계획으로 꽉 차 있는것 같다. 여기도 해야하고 저기도 해야하고 이곳도 가고 싶고 저곳도 가고싶고....
그렇게 가고 싶은데가 많으면 해외 산행은 언제 가냐는 김총무의 탄식.
충분히 쉬고 점심 잘 먹고 갈마치 터널을 향해서 출발.
길은 완만한 길이 대부분이지만 군데군데 급경사 길이 나온다. 넘들은 물 한병 들고 산보나온 길을 우리들은 쌍지팡이 짚고 땀 뻘뻘 흘리며 올라간다. 왜 저렇게 힘들어 할까 싶다.
산행 후 나온 이야기지만 이작가님께 어떤사람이 어디까지 가냐고 해 오리역까지 간다고 했더니 오늘 중으로 힘들거라고 도저히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이었다고.... ㅎㅎ
갈마치 터널 올라서서 조망이 좀 트이는 곳
갈마치 터널은 터널이 아니고 동물 이동통로를 만드는 중이었다. 이곳에서 다시 올려치는데 기운이 좀 빠져서인지 땀난다.
영장산. 여재뭉네 뒷산으로 맹산으로 불리는 곳. 전에 왔을땐 정상석을 못 봤는데 오늘 보니 있네?
이곳에서도 힘이 들어 물 마시고 과일도 먹고... 남한산성만 해도 약수터가 많았는데 이곳부터는 슬슬 물이 부족할까 염려가 된다. 물 2L 준비했는데 한통은 진작 먹어 버렸다. 좀 아껴 먹어야 겠다...
앞으로 3시간 더 남았다는 김총무. 그래도 2장이 거의 끝나 간다고...
다음엔 좀 쉬운문제로 준비해 달라 했다. 숙제가 너무 어렵다고...
영장산 (맹산) 정상에서
이곳에서 내려서는 길은 먼지 펄펄하는 급경사길. 맘에 안든다.
내려서면 새마을 연수원 가는길. 여재뭉과 하산한 길이고 왼쪽은 태재길.
대장이 직진을 한다. 태재는 왼쪽이라는데?
잠시 올려쳤다 후다닥 내려쳤다. 헌데 이곳이 아니고 앞 능선인것 같단다. 헐~ 왜 난 자꾸 알바팀에 끼는거야?
후미를 보는 김총무에게 무전을 하니 성, 이 사장은 성사장이 발목을 삐었다고 거북성에서 하산했다고 한다. 되돌아 가느니 중간에 능선을 치고 간다고 길 없는 길을 그야말로 당나귀처럼 가는데 그 와중에 이총무와 현숙씨는 취나물을 뜯고 있다. 내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그 여유가 부럽다.
이 총무 2월 답사때 빠진 오른발 엄지발가락때문에 발을 절룩거리면서도... 긴 산행 하고 나면 무릎이 아파 병원에 다니면서 산에 온단다. 헌데도 나보다 빠르다. 졌다.
헤매다 겨우 주능선에 붙어서
겨우 이정표 찾고 태재를 향해서 간다. 중간 정자에서 잠시 쉬는데 유난히 꽃향기가 진해서인가 흰나비들이 많이 보인다. 다시 길을 잡아 동안미인과 김총무를 만나러 전진.
골프장 지나며 나이스샷을 외치며 전원주택단지에서 우회전 해 가니 두사람 여유있게 앉아 쉬고 있다. 11명에서 9명이 도로 만났다. 동안미인도 순간적으로 따라 내려갈까 했단다. 헌데 대장 마눌은 아무나 하나? 다음부터 산행에 빠지면 벌금을 물린다나?
헤어졌다 다시 만나서...
태재 내려서기 전 간식먹고 휴식하고.. (저는 작가님을 찍습니다~ ^^)
태재를 향하여...
골프장 하나 더 지나고 이씨 종중 묘를 지나서 내려서니 태재. 이곳에서 길을 건너 기막힌 자리에 있는 슈퍼에서 중간 급수.
태재 직전의 종중묘
태재 내려서기
식당에 들어갔다간 이곳에서 산행 포기하기 딱 좋은 위치. 맥주, 아이스크림 등으로 갈증을 달래고 길가에 세워져 있는 태재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었다. 심회장님은 대구에서 올라와 하산지점으로 오신다고...
대장 마눌도 아무나 못하는데 회장님은 하늘이 내는건가?
태재에서의 중간급유
태재에서 다같이 찍기
간단하게 마시고 길 건너 윗태재 방향의 산행 안내판. 오늘 마지막으로 불곡산을 오르면 오늘산행 끝. 마지막장까지 다 할 수 있을것 같다.
불곡산은 분당 뒷산으로 사람들이 산책하기 딱 좋은 낮으막한 산이다. 여기저기 의자도 많고 나무그늘도 무성하고 급경사 구간이 거의 없는것 같다.
불곡산 정상의 정자앞에서
정상석이 있었네?
정상 지나서의 불곡산 조망터
정상같지 않은 정상 드디어 도착. 정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정자 옆에 불곡상 정상석도 있었네?
이곳에서 마지막 단체 사진을 찍고 구미동을 향해 하산 시작.
마지막 휴식
불곡산 정상에서도 몇번의 나지막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드디어 구미초등학교 방면으로 하산 시작. 회장님은 도착하셨다고..
부지런히 내려가는데 회장님이 올라와 갈림길에서 기다리고 계신다. 얼마나 반가운지...
야, 드디어 끝이당~
불곡산 산림욕장 입간판으로 하산. 9시간이 꼬박 걸리는 산행이었다.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곳에서 멀지 않는 곳 '놀부보쌈'에서 보쌈, 막국수에 맥주까지....
배가 안 고픈줄 알았는데 막상 음식을 보니 잘 들어간다. 다들 맛있게 잘 먹었다. 남은 막국수 국물에 공기밥을 시켜 온갖 반찬을 넣어 개밥을 만들어 한수저씩 돌리는데 의외로 맛이 좋았다. ㅎㅎ
짧지 않은 산행을 무사히 하고 나서 먹는 뒷풀이하는 기분...
하나도 남기지 않고 알뜰하게 먹고 일어나니 20:30.
회장님은 차 때문에 술도 못 드시고 서비스 하다 집으로 가시고 우리들은 조금 걸어 내려와 303 번 버스를 타고 평촌으로~
버스 거의 전세 내 가면서 재미나게 평촌까지~
혼자서는 하기 힘든 산행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무사히 하게 되어 더 좋았다.
회장님, 대장님, 두 총무님. 기타 일용할 양식을 듬뿍 싸 가지고 오는 박형부부. 사진 찍느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이 작가님과 강사장님, 특히나 이작가님은 그동안의 백두대간 처음~ 끝까지, 명산 산행기록을 한장의 DVD로 집대성 해 나누어 주셨다. 내가 못 간 곳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도중하산만 하지 않으면 좋았을 이, 성 사장님.
감솨~ 7월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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