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8년

눈 내리니 산에 가야쥐? (모락산, 1/11)

산무수리 2008. 1. 11. 19:02

마음의 주인이 되라/법정
 

바닷가의 조약돌을
그토록 둥글고 예쁘게 만드는 것은
무쇠로 된 정이 아니라
부드럽게 쓰다듬는 물결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아무 것도 갖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 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우리들이 화를 내고 속상해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외부의 자극에서라기보다
마음을 걷잡을 수 없는 데에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다.

정말 우리 마음이란 미묘하기 짝이 없다.
너그러울 때는 온 세상을 다 받아 들이다가
한 번 옹졸해지면 바늘 하나 꽂을 여유조차 없다.

그러한 마음을 돌이키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마음에 따르지 말고
마음의 주인이 되라고
옛 사람들은 말한 것이다 


 

 

 

 

 

 

 

 

 

 

 

 

 

 

 

 

 

어제 하루종일 게으른 일상을 살았다.
집에 있으면 나가기 싫고 일단 나가면 들어오기 싫고....
물리의 법칙을 몸으로 실천하며 사는것 같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영화도 몇편 때리고...

아침 눈이 내린다.
눈 내린 산을 가 본지 기억도 없다.
오전 내내 게으름 피다 청소만 겨우 하고 점심 먹고 눈이 좀 그친것도 같아 집을 나섰다.
눈은 일부는 녹아 버렸다.
산에도 녹았겠다 싶은 생각이 스쳤다.

헌데 중간쯤 올라갔나 싶었는데 눈발이 다시 날린다.
조금씩 내리는것 같더니 조금씩 굵어진다.
초장에 보이던 조망이 이젠 흐려진다.
많은 눈이 내리진 않은것 같다.
눈이 조금 약하다.
아이젠에 스틱을 집고 눈 먼 아이처럼, 귀 먼 아이처럼 조심조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