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힘’ 전문 - 최승호(1954~)
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한다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는가? 링컨을 생각하라. 스스로 감옥에 갇혀 있는가? 정약용을 생각하라. 소아마비로 고통받고 있는가? 루스벨트를 생각하라. 지진아로 불리며 공부에 낙인이 찍혔는가? 아인슈타인을 생각하라. 굴욕과 모욕에 미칠 것 같은가? 사마천을 생각하라.
잔등에 아이들을 태운 나무말들이 끄덕인다. 그래… 그래… 그래… 머리를 저으며 시큰둥하게 살아온 시간 앞에서 공중에 뛰노는 말들이 그래… 그래… 그래… 고개를 끄덕인다. 절망에서 울려퍼지는 음성에 귀 기울여라. 추위 끝에 피는 잎이 한층 푸르고 폭풍은 나무의 뿌리를 더욱 깊게 만든다. 하늘은 모든 역사를 단련하신다. 하늘은 모든 사람을 단련하신다. 절망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운명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하기 위해 떠가는 배에 거친 파도를 보내신다. 절망하는 자는 대담해진다. 산다는 것은 태어나는 것이고 하루도 자그마한 일생이다. 도마뱀의 짧은 다리가 날개 돋친 도마뱀을 태어나게 하여 최후의 날처럼 살게 한다. 박주택<시인>
코스개관: 비산동 충의대 관악산 산림욕장 입구-팔봉-안양조각공원 (유원지) 10:10~14:30
날씨: 새벽부터 내리던 비 8시에 최고조. 헌데 9시 되니 그치다. 바람도 별로 불지 않고 더운 날. 오후엔 해가 너무 쨍해 더웠다.
어제 영등산악회 산행도 비 때문에 염려를 했는데 오늘은 비가 많이 온다고 했다.
오늘 애주가 산행도 계획되어 있는데 8시 비가 억수로 내려 거길 갈까 하던 계획도 접고 집 청소만 하고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데 날이 갤것 같은 불길한 예감.
애주가 쫓아가긴 너무 늦었고 모처럼 관악산에 가보자고 한다. 비산동에서 올라가보는건 오랫만인것 같다.
아침 먹고 빵쪼가리 더운물 싸 가지고 마을버스 기다리는데 전화. 산에 안 갔으면 아차-용마산에 가자고...
이미 길을 나선지라 각자 가기로 하고 버스타고 수영장 입구에서 하차. 등산로 입구까지 15분 정도 걸어 가는데 인라인 스케이트장이 완공되 깔끔한 모습이다.
입구에 한 남자가 아는체를 하려고 한다. 아마도 카페팀을 기다리나 보다.
오늘 코스의 미덕은 입구에서 수수부께미를 사 먹을 수 있다는것. 고운 언니 한분이 예전부터 팔았는데 이 언니도 세월의 흔적은 비껴 갈 수 없는지 얼굴이 변해 못 알아볼뻔 했다.
아무튼 부께미 3개 사서 1개는 먹어 치우고 두개는 포장.
한떼의 팀들이 올라간다. 화기애애해 보인다.
보통은 약수터 지나 뒷쪽으로 올라가는데 오늘은 약수터 전 능선으로 가자고 한다. 이쪽이 한갓지고 좋다고... 군데군데 구들장 놓던 돌들이 많다. 이곳이 그런 작업 하던 곳이란다. 현지인과 함께 살면 좋은 점이다. ㅎㅎ
헌데 능선을 올라가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갔어야 했는데 좌측으로 가니 멀리 군부대 초소가 보인다. 이 길이 아닌것 같다.
전화를 하니 잘못 간거란다. 되돌아와 갈림길에서 만나 어디로 갈까 하다 계곡으로 내려서는 길이 있는것 같다고 하니 그쪽으로 가 보자고 한다.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서니 작은 계곡이 보인다. 계곡을 건너 우측으로 올라섰다. 좌측으로 가면 하산길이란다.
올라서고 보니 가까이 모락산이 보인다. 비는 올듯 말듯 하는데도 시계는 의외로 좋다. 구름의 모습도 환상이고.
이 코스는 나무천사도 초행이라고 한다. 국기봉 올라가는 능선 앞 능선으로 이 코스도 사람도 많지 않고 바위 모습도 심상치 않고 조망이 제법이다. 특히나 8봉이 바로 보이는데 몽글몽글한 모습이 정겹다.
어디로 하산할까 물어본다. 비도 안 오는데 8봉 가야지?
다 좋은데 물과 간식이 부족하진 않을까 조금 염려가 되었다.
오늘 나무천사는 장우산 패션의 빈 몸이다. 뒷산 가는데 뭘 들고 가냐고...
힘들면 배낭을 맡기라는데 배낭 맡기고 산에서 헤어져 고생한 기억이 한, 두 번이 아닌지라 배낭은 절대 안 맡긴다 안 맡겨.
산행 하기엔 좋은 날씨인데 갈수록 산에 가는게 힘이 드는지 모르겠다. 체력이 고갈된건지 나이 탓인지....
하도 힘들어 중간 쉬면서 커피 한잔과 빵을 먹었다. 산에서 과일을 먹었어야 하는데 너무 가벼운 마음으로 나와 그냥 나왔다. 에이짱나...
물이 부족하면 불성사에 들려 물을 뜰까 했는데 아직 반도 더 남아 그대로 진행해도 될것 같다.
8봉 초입에는 여기저기 밥 먹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린 먹을것도 없으니 그냥 가야지?
모처럼 오는 8봉. 아침 비가 내렸는데도 사람들이 제법 보인다. 날 맑았으면 줄서서 갈 뻔 했다.
조심조심 내려서고 올라서고, 올라서고, 내려서고...
버벅대는 날 보더니 그렇게 산행하면 옷 다 떨어지지 않냐고 걱정이다. 달래 온몸 산악회인가?
그래도 가급적 우회하지 않고 하나씩 넘어갔다.
배가 고파 수수부께미 먹고 유원지를 향해 하산. 기운이 남으면 이곳에서 계곡 건너 삼성산으로 가도 된다는데 2시간이 더 걸리고 이젠 그만 하산하고 싶다.
비가 내린 덕분인지 계곡에 물이 제법 있어 여기저기 족욕 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한곳에서는 임학회 답사인지 강사 설명과 실습을 하는것 같다.
수목원 돌아나오는 길이 젤로 짜증난다.
장우산 들고 가며 우산과 스틱을 겸용할 수 있는걸 개발하면 히트 할거라는 나무천사.
잘해보슈....
해 나면 펴서 쓰기까지 하네? 아주 맛 간 사람으로 보이겠는걸?
14;30 하산.
배가 고프다.
알콩달콩 두부마을에서 콩국수를 한그릇씩 뚝딱. 아 이제 집에서도 콩국수 해 먹어야 겠다..
드림팀 여행 후 콩국수를 먹으러 갔다 주차할 곳이 없어 못 먹은걸 오늘에서야 먹게 되었다.
걸어 나오다 네파에 들려 산이슬과 같은 빨간 티 하나 구입. (커플로 입으려고? 아니? 시스터즈로 입으려고...)
관양동 아울렛에서 나무천사 옷까지 사고 개울 건너 집까지 걸어서....
중앙공원 앞에서 보람엄마 만나고...
저녁 먹으려는데 보람엄마표 부추전 배달왔다.
앞집에 살았다면 더 잘 얻어 먹었을텐데 맨날 집 비워 주고 싶어도 못 준다고...
이덕 저덕에 저녁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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