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 - 오세영(1942~ )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인간은 완성된 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얻은 것을 통해 완성된다. 그릇은 완성체. 그러나 그릇 역시 불을 이겨 그릇이 되는 법. 언젠가 우리의 내면에서 눈부신 빛이 흘러나와 그 어떤 빛도 필요치 않듯이 지금 내면을 바라보라. 그 안에서 중심을 발견할 것이다. 그 중심이야말로 빛이게 만드는 생의 순간들을 영원하게 만든다. 그러나 깨진 그릇은 칼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가 날카로운 끝을 세운다. 그것은 눈 먼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 지금 나는 칼에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맨발. 찔린 “상처 깊숙이서 성숙”한 혼을 기다리는 맹목(盲目). 그리하여, 이 피학적이고도 극렬한 사랑의 아포리즘은 순환(循環)과 원융(圓融)의 중심을 화살처럼 관통한다. <박주택·시인>
만남: 2008.8.26 (토) 9:00 남한산성 입구
코스개관: 남한산성입구-남문-동문-북문-서문-수어장대-남문 (9:00~14:30)
날씨: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쳐 산행하기 좋았으나 수어장대에서 다시 비가 내려 급히 하산.
8.14 영종도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오다 저녁으로 오삼불고기를 먹고 집에 가니 조치원 복숭아 한박스가 보인다.
샀어?
아니, 택배로 온거라고...
푸르름이 보내주신거다.
감사인사 겸 귀국인사를 하니 내일 오는거 아니었냐며 깜짝 놀란다.
이번 주말 성남에 올라온다고 한다. 토욜 남한산성이라고 한바퀴 도시겠어요?
시차적응에 문제 없냐고 날 걱정해 준다.
시차적응 그런거 잘 모르구요 우리 산에 많이 그립거든요....
일단 금욜 올라와 전화통화 하기로 했다.
금욜 저녁 전화. 토욜 아침 좀 일찍 만나 남한산성을 돌아보기로 했다.
아침 9:00 남한산성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물, 더운물, 빵쪼가리를 사고 세 언니들을 만났다.
김애섭선생님은 예전 부산 병원에서 근무할때 뵈었는데 지금도 고우시지만 예전엔 정말 꽃같은 분이셨다. 거의 30년이 다 되가는데 날 기억해 주셨다.
또 한분 장수의 이샘은 김애섭 선생님과 비슷한 연배이신데 이분 또한 남부럽지 않은 미모였을것 같다.
푸르름이 연수에서 뵌 분인데 너무 고와 진작에 찜해 친했다나 뭐라나?
4명 다 일신 선후배 지간이고 동업자들. 다들 아직 현직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니 전공을 좋은걸 선택했나 보다. ㅎㅎ
성남에 살고 계시는 김애섭 선생님은 아직 남한산성 돌아보지 못하셨단다. 이참에 산성종주를 해 보자 했다. 천천히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푸르름은 산행 요즘 못했다는데 발가락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것 같다. 내가 쫓아가기 힘들다. 두 언니들은 오르막에 좀 숨차 하시긴 했는데 금방 따라 붙으신다.
오늘 비 많이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아침이 되니 개고 간간히 햇살까지 비추는 그야말로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씨다.
세 언니들 배낭에는 얼음물, 과일, 옥수수까지 삶아가지고 오셨다.
널널하게 남문부터 시작해 우측으로 돌기 시작. 가급적 산성에 붙어 안쪽으로 산행시작. 곳곳에 수크렁이 피어있고 조망도 좋은편인 오늘 날씨.
아주 어려서 차로만 와 봤다는 푸르름. 기억력도 좋으시넹.
세분 다 느리지만 지리산 종주를 하셨다. 배낭 무게때문에 코펠, 바나는 지참 못하고 밥은 햇반 사 먹고 보온병만 준비해 옆 사람에게 끓는물 얻어 커피는 타서 마셨다고 한다.
원래 통영천사도 이 멤버인데 얼마전 모친상을 당하셔 경황이 없어 함께 못하셨단다.
두 언니가 날 보고 통영에도 오라 하신다.
푸르름 왈, 아니 자기 집처럼 말씀 하시네? 하면서 한바탕 웃는다.
장수 보건진료소에 근무하시는 이샘이 진료소 넓다고 언제든 놀러 오라신다.
아싸, 베이스캠프 또 하나 생기겠네....
나보다 더 공사다망해 전국구로 노는 푸르름과 그 언니들과 산행을 하게 되어 정말 좋았다. 오늘 산성에는 비가 내린 후여서인지 토요일인데도 사람들도 많지 않고 호젓하고 좋았다.
이왕이면 끝까지 종주하고 싶었는데 수어장대에 오니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이젠 그만 하산하라는 소리같다. 전에 쫀누나와 함께 왔을때도 여기쯤 오니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역시나....
지름길로 하산해 남문에서 하산.
점심을 사 주신다는데 간식을 너무 많이 먹었고 집에 가 지리에 들 짐도 챙겨야 하는지라 사양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세 언니가 내 버스 잡아준다고 함께 손을 흔들어 준다.
버스를 타니 기사 왈, 세분이 손을 흔들더니 왜 한분만 탔냐고. 그리고 벌써 하산 하셨냐고 한다.
아침에 그 버스?
맞단다. ㅎㅎㅎ
버스에서 어찌나 졸린지 목이 꺾일 정도로 자다 겨우겨우 내렸다. 이게 시차 때문인가?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절제(節制)와 균형(均衡)의 중심에서
빗나간 힘,
부서진 원은 모를 세우고
이성(理性)의 차가운
눈을 뜨게 한다.
맹목(盲目)의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여,
지금 나는 맨발이다.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살이다.
상처 깊숙이서 성숙하는 혼
깨진 그릇은
칼날이 된다.
무엇이나 깨진 것은
칼이 된다.
인간은 완성된 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얻은 것을 통해 완성된다. 그릇은 완성체. 그러나 그릇 역시 불을 이겨 그릇이 되는 법. 언젠가 우리의 내면에서 눈부신 빛이 흘러나와 그 어떤 빛도 필요치 않듯이 지금 내면을 바라보라. 그 안에서 중심을 발견할 것이다. 그 중심이야말로 빛이게 만드는 생의 순간들을 영원하게 만든다. 그러나 깨진 그릇은 칼이 된다. “절제와 균형의 중심”에서 빗나가 날카로운 끝을 세운다. 그것은 눈 먼 사랑을 노리는 사금파리. 지금 나는 칼에 “베어지기를 기다리는” 맨발. 찔린 “상처 깊숙이서 성숙”한 혼을 기다리는 맹목(盲目). 그리하여, 이 피학적이고도 극렬한 사랑의 아포리즘은 순환(循環)과 원융(圓融)의 중심을 화살처럼 관통한다. <박주택·시인>
만남: 2008.8.26 (토) 9:00 남한산성 입구
코스개관: 남한산성입구-남문-동문-북문-서문-수어장대-남문 (9:00~14:30)
날씨: 새벽까지 내리던 비가 그쳐 산행하기 좋았으나 수어장대에서 다시 비가 내려 급히 하산.
8.14 영종도에서 공항버스를 타고 집에 오다 저녁으로 오삼불고기를 먹고 집에 가니 조치원 복숭아 한박스가 보인다.
샀어?
아니, 택배로 온거라고...
푸르름이 보내주신거다.
감사인사 겸 귀국인사를 하니 내일 오는거 아니었냐며 깜짝 놀란다.
이번 주말 성남에 올라온다고 한다. 토욜 남한산성이라고 한바퀴 도시겠어요?
시차적응에 문제 없냐고 날 걱정해 준다.
시차적응 그런거 잘 모르구요 우리 산에 많이 그립거든요....
일단 금욜 올라와 전화통화 하기로 했다.
금욜 저녁 전화. 토욜 아침 좀 일찍 만나 남한산성을 돌아보기로 했다.
아침 9:00 남한산성 입구에서 만나기로 하고 물, 더운물, 빵쪼가리를 사고 세 언니들을 만났다.
김애섭선생님은 예전 부산 병원에서 근무할때 뵈었는데 지금도 고우시지만 예전엔 정말 꽃같은 분이셨다. 거의 30년이 다 되가는데 날 기억해 주셨다.
또 한분 장수의 이샘은 김애섭 선생님과 비슷한 연배이신데 이분 또한 남부럽지 않은 미모였을것 같다.
푸르름이 연수에서 뵌 분인데 너무 고와 진작에 찜해 친했다나 뭐라나?
4명 다 일신 선후배 지간이고 동업자들. 다들 아직 현직에서 근무를 하고 계시니 전공을 좋은걸 선택했나 보다. ㅎㅎ
성남에 살고 계시는 김애섭 선생님은 아직 남한산성 돌아보지 못하셨단다. 이참에 산성종주를 해 보자 했다. 천천히 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푸르름은 산행 요즘 못했다는데 발가락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것 같다. 내가 쫓아가기 힘들다. 두 언니들은 오르막에 좀 숨차 하시긴 했는데 금방 따라 붙으신다.
오늘 비 많이 온다고 했는데 다행히 아침이 되니 개고 간간히 햇살까지 비추는 그야말로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씨다.
세 언니들 배낭에는 얼음물, 과일, 옥수수까지 삶아가지고 오셨다.
널널하게 남문부터 시작해 우측으로 돌기 시작. 가급적 산성에 붙어 안쪽으로 산행시작. 곳곳에 수크렁이 피어있고 조망도 좋은편인 오늘 날씨.
아주 어려서 차로만 와 봤다는 푸르름. 기억력도 좋으시넹.
세분 다 느리지만 지리산 종주를 하셨다. 배낭 무게때문에 코펠, 바나는 지참 못하고 밥은 햇반 사 먹고 보온병만 준비해 옆 사람에게 끓는물 얻어 커피는 타서 마셨다고 한다.
원래 통영천사도 이 멤버인데 얼마전 모친상을 당하셔 경황이 없어 함께 못하셨단다.
두 언니가 날 보고 통영에도 오라 하신다.
푸르름 왈, 아니 자기 집처럼 말씀 하시네? 하면서 한바탕 웃는다.
장수 보건진료소에 근무하시는 이샘이 진료소 넓다고 언제든 놀러 오라신다.
아싸, 베이스캠프 또 하나 생기겠네....
나보다 더 공사다망해 전국구로 노는 푸르름과 그 언니들과 산행을 하게 되어 정말 좋았다. 오늘 산성에는 비가 내린 후여서인지 토요일인데도 사람들도 많지 않고 호젓하고 좋았다.
이왕이면 끝까지 종주하고 싶었는데 수어장대에 오니 비가 제법 많이 내린다. 이젠 그만 하산하라는 소리같다. 전에 쫀누나와 함께 왔을때도 여기쯤 오니 비가 내리더니 오늘도 역시나....
지름길로 하산해 남문에서 하산.
점심을 사 주신다는데 간식을 너무 많이 먹었고 집에 가 지리에 들 짐도 챙겨야 하는지라 사양을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세 언니가 내 버스 잡아준다고 함께 손을 흔들어 준다.
버스를 타니 기사 왈, 세분이 손을 흔들더니 왜 한분만 탔냐고. 그리고 벌써 하산 하셨냐고 한다.
아침에 그 버스?
맞단다. ㅎㅎㅎ
버스에서 어찌나 졸린지 목이 꺾일 정도로 자다 겨우겨우 내렸다. 이게 시차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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