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8년

장수를 가다 (12/13, 함양 백운산)

산무수리 2008. 12. 16. 23:32
산속에서 / 나희덕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리라

터덜거리며 걸어간 길 끝에

멀리서 밝혀져오는 불빛의 따뜻함을


막무가내의 어둠 속에서

누구나 맞잡을 손이 있다는 것이

인간에 대한 얼마나 새로운 발견인지

산속에서 밤을 맞아본 사람은 알리라

그 산에 갇힌 작은 지붕들이

거대한 산줄기보다

얼마나 큰 힘으로 어깨를 감싸주는지


먼 곳의 불빛은

나그네를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을 .


12,12 (금) 15:00 대림역 출발
19:00 장수 도착.
12.13 (토) 백운산 산행, 복성이재에서 봉화산 철쭉 군락지만 잠시 올라갔다 오기, 무령고개 지나 논개 생가 공원 관람, 논개 사당 밖에서 한바퀴 돌기
12.14 (일) 장안산 산행 후 귀가.

조치원 푸르름의 패밀리 중 둘째 언니인 장수샘.
잘데 많다고 놀러오라 하셨지만 사실 마음도 안 먹고 있었는데 11월 드림팀 산행 후 다음에 어딜갈까 하니 여산이 장수에 가자 한다.
푸르름에게 연락해 12월 둘째 주 장수에 가서 치대도 되냐 연락하니 흔쾌히 좋다 하신다. 단, 푸르름도 함께 와야 한다고 덕분에 자기도 장수 한번 더 가게 되었다고 좋아하신다.
전국구로 뛰느라 나보다 더 바쁜 푸르름한테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도 장수샘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인지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둘째 주 약속을 드림팀 산행때문에 거의 참석 못했다고 이번엔 빠진다는 나무천사. 
흥, 빠지면 우리끼리는 못가나?
셋이 그냥 밀어 부치기로...
내가 더 먼저 끝나는지라 배낭매고 출근했다 대림역에서 여산을 만나 여산 차로 출발한 시간이 15:00
산이슬은 대구에서 장계가는 버스를 타면 17:30 경 장계 도착 예정이라 한다. 우리가 그 시간에 장계까지 못갈것 같다는 푸르름.
퇴근이 6시인데 빨리 만나고 싶다고 조퇴까지 한 푸르름. 우린 장계에서 저녁 먹고 들어간다 했는데 장수샘이 도착해 함께 저녁 먹자 하셨다고 한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어디냐고 자긴 금산 휴게소라고 한다. 우리보다 조금 빠르다. 산이슬 푸르름이 픽업해서 온다고 우리보고는 바로 장수로 오라고...
네비를 다시 장수로 찍었는데 추부IC 로 나가란다. 헌데 장수 가는 길을 놓쳤다. 이 네비 도로 IC로 들어오라더니 남대전으로 가란다. 아무래도 이상해 전화를 하니 장수IC로 나오면 된다고...
하마트면 되돌아 갈 뻔 했다. 우리도 금산에서 기름도 넣고 호두과자도 하나 사 먹고 다시 출발.
장수로 나가 19번 국도를 따라 가다 지지리 계곡으로 들어가 ㄷ 보건진료소에 도착하니 19:00.
밥상 차려놓고 우리 기다리고 계시는 장수샘과 푸르름, 그리고 산이슬.

 
보라색 고구마를 넣고 한 보랏빛 밥과 두릅전, 시래기국, 조치원표 밑반찬.....

여산 밥 많이 먹는다고 밥 한가득 퍼 주신다.
맛있게 저녁 먹고 후식으로 요구르트, 과일까지 맛있게 먹고 내일 코스 의논.
푸르름은 우리를 산행 기점에 내려주고 끝나면 태우러 온다고 백운-장안산 연계산행을 하라 한다. 8시간 걸린다고...
여산은 함께 산행을 하자 하고...
통영의 통영천사는 마음은 장수에 와 있나보다. 내일 산행 못하면 푸르름보고 통영 다녀가라 하나보다. ㅎㅎ
두 언니들이 밥 해주고 설것이까지 하고 아랫것들은 앉아서 받아 먹기만....
푸르름 과일에 반찬에 이집 솥 작다고 압력솥까지 싸 들고 왔다. 사람이 더 많았다면 이불까지 들고 올 뻔 했다고...ㅎㅎ

여산은 진료실 찜질방에 재우고 우리들은 안방에 넷이 나란히 자리를 깔고...
처음 오는 곳인데도 잠이 잘 온다 잘 잤다.

12.13 (토)

코스개관: 대방마을-묵계암-상련대-끝봉-중봉-정상(상봉)-
끝골-백운사-대방마을 (8:30~16:30)
날씨: 날씨가 썩 맑지는 않아 조망이 좀 아쉬운 날

5시부터 울려대는 알람. 아무도 안 일어난다. 알고보니 여산거.
으이구...
새벽밥 해 먹여 산에 보낸다고 도시락까지 싸준다고 언니들 압력솥, 전기솥에 밥 하느라 바쁘시다.
밥 먹고 도시락 싸고 두 언니들도 혹시나 해 밥을 싸고 출발해 오늘 산행기점인 대방마을에 차 대고 출발한 시간이 8:30

 
대방마을

경북 함안땅 대방마을을 찾아가 산행 기점에 차를 대고 출발.
왼쪽 묵계암 찻길 방향으로 올라가는데 승용차, 택시가 지나갔다. 한대에는 등산객이 타고 있는것 같다.
30분 올라가니 묵계암. 묵계암에는 특이하게 절에 무덤이 있다고 했는데 막상 묵계암에 가 보니 불사를 한 지 얼마 안되고 요사채는 팬션 분위기다. 더구나 무덤도 불사 하면서 없애 버렸는지 지금은 없다고 한다.
절터는 좋은것 같다.

 
기대했던 묵계암은 의외로 실망이었다...

묵계암에서 10여분 올라가니 상련대. 전망대인줄 알았더니 절인데 그야말로 조망이 그만인 사찰이다.
이날 제가 있나보다. 가족이 보이고 택시타고 온 등산객이 앞서서 올라가는게 보인다. 절 옆으로 샘이 있어 식수준비하는 곳이라 친절하게 씌여 있다.

 

 
상련대

잠시 둘러보고 사진 찍고 법당 왼쪽으로 올라가는 등산로.  제법 팍팍한 길을 올라가는데 조금 올라가니 조망이 아주 그냥 죽여준다. 날이 좀 맑으면 더 좋을뻔 했다.

 

 
조망이 아주 멋진 절

 
10:10 안부에 도착

급경사 오르막을 20여분 오르고 나니 안부가 나온다. 오르막에 약하시다는 장수샘도 곧 뒤따라 올라오셨다.

 
거의 자매수준의 두분. 

이곳에서 쉬면서 사진도 찍고 떡도 먹고...
이젠 급경사 길은 없는것 같다. 바로 앞 봉우리가 정상인가? 그렇게 가깝진 않을텐데?
올라가보니 하봉인것 같다. 택시타고 올라온 두 사람이 이곳에서 입산주를 마시고 있고 홀로 3일 전부터 야영하며 대간한다는 남자는 오늘 물이 떨어져 하산 중이라는데 뿌듯함과 자부심이 전해져 온다.
짐 많이 지고 산에 오는 사람을 보면 무조건 존경스럽고 부럽다. 

 
11:20 백운산 정상에서의 출석부

산행 3시간 만에 드디어 정상. 최근 새로 만든 정상석인것 같다. 이곳은 백두대간 길로 땜방하러 왔다는 한 팀도 만났다.

 
정상에서...


아쉽게 구름 사이로 천왕봉이 보일듯 말듯...

이곳 정상도 사방이 산으로 날씨가 맑으면 조망이 끝내줄텐데 아쉽게 구름사이 지리가 숨었다. 그나마 천왕봉 정상부만 조금 보여줘 아쉬움을 덜어준다.


이쪽이 덕유라던가?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하는길.
하봉에서 만난 팀에게 어느 코스가 좋으냐고 하니 계곡길을 추천한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능선길로 간다고...
가다 배가 고파 바람 불지 않는 곳에 앉아 따뜻한 점심 먹기. 그리고 따뜻한 차와 과일.
이제 본격전 하산 모드.


12:40 능선과 계곡 갈림길

결과론이지만 이곳에서 능선으로 붙었어야 했다. 능선으로 올라가면 서래봉이 나온다. 이곳에서 화과원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서 백운암으로 왔어야 했는데 그쪽으로 가면 빼빼재가 나오는줄 알고 계곡길로 들어섰다.

헌데 초장의 완만한 능선길이 계곡에 들어서니 죽여주는 무너져 내리는 급경사길. 자일을 매 놓긴 했는데 나무에 대충 걸쳐놓아 높이도 맞지 않는다. 거기다 길에 낙엽이 쌓여있어 함부로 디디기도 조심스럽다.
그냥 줄잡고 뒤돌아 하산하는게 젤로 빠른것 같다. 푸르름이 앞서서 하산하고 겨우겨우 급경사 내리막을 통과하니 이 길 좋다고 추천한 사람 만나면 따지고 싶은 기분.
안내산행 한팀도 이 길로 하산하는 중.


급경사 내리막 겨우겨우 지나고 나서...


이곳을 지나가면 화과원이라 되어 있는데...

화과원이 뭔가 했더니 나중에 알고보니 적멸보궁. 지도가 세장이나 있었는데 그중 한장에만 표시되어 있었는데 하산 전에는 그 지도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ㅠㅠ


백운암


백운암의 부도밭

계곡을 건너니 중국영화에 나올만한 허름한 백운암이 보인다. 14:20. 이곳도 한창 공사중.
이곳부터는 산길 끝. 찻길.
그나마 절 입구의 부도 몇기가 절보다 나아 보인다.

 
영은사지 대장군

차 대놓은곳 전에 보이는 석장승 2기. 특이한 모양이었다.


동네 개들의 환송을 받으며...

하산하니 1일 2산 하기엔 시간이 모자라고 그냥 가자니 시간이 남고....
어디로 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