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8년

여산 사진으로 다시보는 신불,팔공산 (11/8~9)

산무수리 2008. 12. 10. 09:17

물감이 마르지 않는 날/신해욱

 

  

  1

  그날 나는 물 같은 시선과 약속을 했다.

 

  가운뎃손가락에 물을 묻혀

  원을 그리고

  붓을 빨아서 햇볕에 말렸다.

 

  나의 약속은 마르지 않는다.

 

  2

  물이 아니라면 내 영혼은 외로움에 젖겠지.

 

  나는 피가 무거웠고

  눈이 나빴다.

 

  지워지지 않는 종이와

  투명한 믿음이 필요했다.

 

  그날이 내게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