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수도권 26산의 장정을 끝내고.. (인능-대모-구룡산, 2/1)

산무수리 2009. 2. 4. 00:19

‘투명한 덩어리’ - 최정례(1955∼ )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네

골목으로 난 창 아래 그가 서네

바알간 불빛 바라보네

창은

불빛은

처마는 그에게 인사 안 하네

묻지 않네

적막의 시간을

투명한 얼룩이 흐르네

입 속의 웅얼거림

얼어붙네

움직이지 못하네

그는 뚱뚱한 투명한 덩어리네

벙어리네

그가 집으로 돌아왔네

아무도 그가 돌아온 줄 모르네

한 저녁이

녹다 흐르다

가네


문 밖에 서 있었지만 모두들 모른 체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가 걸어온 캄캄한 이녁의 공중과 바닥, 때로 펄펄 끓는 더위와 부서지는 낙하를! 집으로 들일 수 없었다. 한 번 안으면 영원히 무너지고 말 시절! 살아온 모든 저녁을 그렇게 보냈듯, 무심한 듯 돌려세워야 한다. 문득 창을 열면, 살아갈 모든 저녁이 거꾸로 매달려 있었다. <신용목·시인>

 

 

만나는곳: 2009.2.1 (일) 9:00 범계역, 10:00 옛골

코스개관: 옛골-인능산-대모산-구룡산-염곡동 (10:10~15:40)

산행멤버: 당나귀산악회 12명

날씨: 겨울이 끝나가는것 같다. 티만 입고 산행했는데 덥기까지 했다.

기타: 수도권 26산 마지막 산행 (우면-관악-삼성산만 빠졌다고...물론 난 그 반도 제대로 참석 못했지만...) 다음 산행부터는 한강기맥을 한다고....

 

어제 눈산행으로 다리가 뻐근하다.

그래도 약속한 산행이고 더구나 수도권 산행 마무리라는데 웬만하면 가야지.

범계역에서 만나 양재로 가 옛골가는 버스에 겨우 올라탔다. 사람 정말 많아 뒷문으로 타고 사람들이 내릴때마다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고...

이작가님은 집수리때문에 못오시고 오늘은 연숙씨가 참석.

 

옛골 버스정류장 앞에서

 

옛골에서 만나 오늘 산행지도, 다음에 갈 한강기맥 구간, 지도를 나누어 주는 김총무.

청계산쪽은 인파로 바글거리는데 바로 길건너 인능산쪽은 한갖지기만 하다.

이럴때 참 행복해 진다.

 

인능산 산행입구

 

완만한 시골길을 가다 왼쪽으로 꺾여 올라가는 완만하고 한적한 산.

낮은산이 정말 좋다.

청구대 농장가는길로 가는것 같다. 올라가다보니 철조망이 보인다. 군부대라고 한다.

 

 

철조망 건너 우리의 종착점인 대모, 구룡산이 보이고...

 

첫번째 헬기장도 나오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내려가고...

 

문을 통과 해 철조망 안으로 진행을 해야 하고...

 

 

 

인능산 정상이다~

 

귀걸이 하고 온 동안총무

 

인능산 정상에서 좀 이르지만 점심을 먹기로...

 

산행 2시간도 안 되 나타나는 인능산 정상. 사람도 거의 없고 헬기장은 넓고 그 옆 공터가 아주 좋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대추술, 매실주, 하수오주 세가지를 내리 먹었더니 취기가 올라온다.

다들 넉넉하게 싸와 배부르게 이것저것 많이 먹었다. 다들 요리 솜씨가 좋아 내 반찬은 꺼내 보지도 못했다.

오늘 산행이 짧다고 밥도 1시간 넘게 먹었다.

 

인능산에서 직진하는 능선을 타지않고 왼쪽으로 빠지더니?

 

어랏? 폐가가 된 가구단지가 나오네?

 

갇혀있는 강아지들이 사람이 그리운지 짗어대고...

 

이곳이 헌인가구단지인것 같다. 여기 고급 빌라를 짓는단다.

이곳에서 걸어나가니 버스정류장 이름이 '헌인농장'

원래는 능선을 따라 가야하는데 그쪽 길은 도로공사때문에 막혀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길을 건너고 얕은 언덕 넘고 하우스 단지 지나고 산에 겨우 붙었다. 알고보니 이곳이 헌인릉.

 

산넘고 길건너 겨우 산에 다시 붙다

 

헌인릉 담장을 끼고 올라오다...

 

멀리 보이는 건물이 국정원이라는데 헌인릉과 주차장을 같이 쓴단다.

이곳에 오니 갑자기 사람이 많아졌다. 알고보니 수서역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철조망이 있어 개인 사유지인줄 알았더니 릉이였구나....

 

10분 올라가니 대모산 정상

 

여긴 구룡산 정상

 

염곡동 코트라 앞으로 하산

 

단순한 생각에 난 구룡산이 먼저 나오는줄 알았더니 대모산이 먼저 나온다. ㅎㅎ

인파로 버글거리는 뒷산 산책로에 12명의 사람들 대부분이 쌍지팡이 들고 가니 좀 거시기 하긴 했다.

후다닥 두 산을 마저 하고 하산.

양재동으로 나가 '거부' 라는 고기집에서 한우고기로 뒷풀이.

회장님이 설 쇤 기념으로 쏘셨다.

배부르게 고기에 밥에 술에....

 

사람이 좋다.

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