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09년 산행기

야가게 1일 3산 가기 (모락-백운-바라산, 2/9)

산무수리 2009. 2. 10. 10:48

‘음악들’ - 하재연(1975∼ )


검은 눈 내린다

찰칵찰칵

내 망막에 한 장씩 끼워지는 슬라이드


나는 똑같은 사진을 여러 번 찍는

유령 사진사


또 한 롤의 필름이 네 동공 속에 풀려나간다

너의 머리카락은 카덴차처럼

한 갈래가 여러 갈래로

여러 갈래가 다시 여러 갈래로

찬 살갗에서 갈라져 나왔다

네 흰 눈썹이 찰칵찰칵

닫힐 때마다

핏속으로 눈송이가 섞여 든다


창틀 안쪽으로

검은 바깥이 조용히 부풀고 있었다


영혼을 가진 자에게 도시는 어떤 곳일까. 바라보는 눈망울조차 한 기의 카메라가 되는 도시. 도시엔 검은 눈이 내리고 렌즈의 눈은 한 컷 한 컷 도시를 빨아들인다. 우리는 유령 사진사! 바깥으로 꽉 찬 육신이 찰칵찰칵 검은 세상을 여러 갈래 아픈 음악으로 뽑아내더라도, 영혼이여! 부디 우리의 창, 흰 눈썹만은 감지 말기를. 그리하여 눈송이 하나하나에도 음악은 음악으로 이어지기를. <신용목·시인>

 

 

만나는곳: 2009.2.9 (월) 10:00 범계역 4-1번 출구

코스개관: 모락산가든 (10:40)-정상-절터약수터-백운산-고분재-바라산-백운호수 (15:40)

멤버: 영등회 3인 (전, 현 간부?)

 

 

 

 

 

 

 

 

 

 

 

 

 

 

 

 

 

 

 

 

 

 

금욜 짧은 (!) 백수가 시작되는 날.

라샘이 월욜 모락산에 온단다. 고천사와 함께...

다른곳도 아니고 모락산이라는데 모르는체 할 수가 없다. 로칼 가이드를 자청했다.

혹시나 해 몇몇 연락을 해 봤으나 다들 공사 다 망했다고...

 

조금 늦는다는 고천사의 전화.

20분 경 범계역에서 만나 03 버스를 타고 LG 아파트 앞 하차.

막걸리 한병 사시라니 안 마셔도 된다는 라샘.

Really?

사실 오늘 점심도 안 싸오고 모락산 기본코스인 보리밥까지 먹을걸 염두에 두었었다.

헌데 고천사가 과메기 싸 온다고 날보고는 밥과 김치만 싸 오라고 한다.

그럼 모락산만 접대하서는 안되겠는걸?

할 수 없이 연계산행을 해야 겠는걸?

이걸 모른 라샘은 오늘 입산, 정상, 하산주 하나도 못 마셨다.

알중모 핵샘 멤버인데....

 

산행 시작에는 좀 추운듯 했다. 은근히 쌀쌀한 날씨. 날씨도 흐리고...

조금 걷다보니 몸이 좀 풀린다. 잠바 한 껍데기씩 벗었다.

월요일인데도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안산에 근무할 때 모락산 더러 와 봤다는 고천사.

한번 와 본다고 맘만 먹었지 처음이라는 라샘.

영등회 현 회장님만 오시면 전, 현 회장단 총 집합인데...

 

2009년 산행은 삼각산만 가지는 말로 해 길때는 조금 먼곳으로 해 짧을땐 가까운곳 이곳 저곳을 가자 잠정적으로 합의.

암릉 올라가는데 고천사 리지화 신고 와 잘 올라갔다.

처음이라 조금 땀났을거다. 나도 신력이 좀 딸려 온몸의 진수를 보여줬다.

멀리 백운산이 보인다.

어느덧 정상. 절터약수터 들렸다 백운산 연계하는곳에 들어서니 정말이지 사람 한명도 못 만났다.

이곳에서 과메기를 반찬삼아 점심 오래오래 먹고 커피도 마시고 과일도 먹고...

 

의왕 공동묘지.

난 이곳이 참 좋다.

제비꽃 피는 봄에는 더 좋다.

이곳에서 백운산 정상까지 사람 한명도 못 만났다.

정상에서 사진 찍고 하산길.

이 길은 점점 멀게 느껴진다.

어느덧 고분재 지나고 바라산 정상.

정상에서의 조망. 그리고 하산길.

이 길은 오랫만이어서인가 점점 더 무서워 지고 경사도 가팔라 보인다.

정말이지 죽여주는 까끄막 (된비알이라던가?)이다.

 

3산을 찍고 하산.

백운호수다.

하산주를 먹으면 좋겠지만 저녁 종로에서 산악회 회의가 있는지라 마을버스타고 인덕원역에서 헤어졌다.

쫀누나 전화.

시레기를 오마니한테 좀 얻어왔다며 나누어 준다고 집에 올거면 경비실에 맡겨 놓는단다.

이덕 저덕 친구덕에 산다~

 

-고천사의 답장

지난번 산행은 대단했어.
하루에 3개의 산을 넘을 수도 있다는 걸 경험하고 내려와 생각하니 넘 대견하고 뿌듯하다.
직각의 암벽을 준비도 없이 정분이 말만 듣고 올라간 나도 대견하고...
평상시 같으면 엄두도 못낼 판인데
워낙 배테랑들과 같이가다보니 나도 모르게 실력이 업된것 같다.

어제는 몸살 기운도 있고 허벅지도 뻐근하고 하루 종일 뒹굴다 병원엘 가니 다시 감기에 걸렸다나...
그래도 좋다. 라샘은 오늘도 형순샘이랑 산에 간다는데 난 딸 졸업식이라 못간다고 했지.
올 한해도 즐거운 산행의 동반자, 아니 길안내 되어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