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하나가 웽 날아가자 앙다물었던 밤송이의 몸이 툭 터지고
물살 하나가 스치자 물속 물고기의 몸이 확 휘고
바늘만 한 햇살이 말을 걸자 꽃망울이 파안대소하고
산까치의 뾰족한 입이 닿자 붉은 감이 툭 떨어진다
나는 이 모든 찰나에게 비석을 세워준다
찰나의 순간 속에 비석을 세우는 시인. 필름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순간 속에 당신이 있고 당신의 정인이 있고 당신과 정인의 우주가 있다. 순식간 하늘을 쪼개는 번개처럼 우주가 나체를 들키는 때! 이제 나는 열쇠를 훔치러 간다. 찰나의 문을 따고 들어가 터를 닦고 노래를 새기는 노역을 위해, 나도 기꺼이 정을 든 석공이 되고 싶다. 그리하여 영혼의 능선마다 서 있는 그리움의 비석이, 이 속도와 화염의 시대를 지나가는 미지의 이정표가 될 것을 믿는다. <신용목·시인>
사진에서만 보던 순천만.
사진에서 보면 정말 멋진데 진짜 실물은 어떨까 많이 궁금하던 곳.
순천만 간다고 하니 박강직조차 함께 가 볼까 망설이게 하던 곳.
4시반경 주차장 도착.
다른 관광지면 파장할 시간인데 여긴 차가 제법 많다. 낙조가 특히 유명하다니 그런가보다.
벌판인줄 알았는데 관광센터를 크게 지어놓고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까지 있어 내심 실망이 된다.
아니 코끼리 열차까지 있네?
막상 코끼리 열차가 가는 구간은 매우 짧았고 다리 건너는곳 앞에는 배까지 운행되네?
걷기 힘든 사람도 올 수 있겠는걸?
다리 위에서 보는 갈대밭은 생각보다 커 보이진 않았다.
헌데 이게 뭐 그리 대단한건가? 갈대가 피크일땐 정말 멋지려나?
오늘 일몰이 좋을것 같다는 관계자의 말. 1시간 정도 있으면 해가 떨어진다고...
두 작가는 사진 찍느라 뵈도 않는다.
용산전망대 올라가는 계단길. 대부분 사람들은 이곳에서 거의 되돌아 가는 모드.
내심 전망대가 가까울줄 알았는데 야산 끝에 위치해 생각보다 멀고 힘들었다.
막상 끝에 가서 보니 멀리 바다가 보인다.
아참, 순천만은 바다의 만이었구나....
갈대만 있는게 순천만이 아니라 바다를 만나는 곳이었구나...
멀리 배들이 일으키는 물의 파장 조차도 그림이 된다.
점점이 동그랗게 떠있는 수초(?)의 모습들.
이 색깔리 햇볕에 따라 하루에 색깔이 5가지로 변한다던가?
바다로 향햐는 물길은 완벽힌 S라인.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기까지 한다.
몫 좋은 곳은 작가들이 벌써부터 삼각대 받쳐놓고 대기중.
마음 같아서는 우리도 일몰을 보고 싶었지만 갈 길도 멀고 산이슬 대구 가는 막차가 7시40분.
그래도 석양빛을 보고 아쉬운 마음으로 내려오니 6시. 맘이 바쁘다.
다행히 터미널은 멀지 않았다.
막차 표 예매하고 터미널 앞 식당 '날마다 좋은날 ' (061-744-1020).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 바로 앞 주차장 주차비를 내 준다고. 헌데 주차비가 시간당 천원. 싸기도 싸다.
제일 빨리 되는 메뉴가 게장백반이라고 해 그걸 시켰다.
게는 돌게로 만들어 1인분이 6천원. 된장국 나오고 반찬도 맛깔나다.
게장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 입맛에도 맛 좋았다. 별 기대없이 먹었는데....
산이슬이 이별기념으로 아이스크림 사 주고 출발하는걸 못보고 우리들 먼저 출발.
7:30 순천 출발해 중간 휴게소에서 차를 쉬어주어야 한다고 해 잠시 쉬고 호두과자까지 사 먹고 출발해 평촌에 오니 11:30.
보통은 놀토를 이용해 2박이지지만 실제로는 2일이었는데 이번엔 풀로 3일동안 함께 한것 같다.
밥은 두끼만 사 먹었고 다 해 먹어서인지 일정에 비해 경비도 많이 들지않은 알뜰한 여행.
하긴 멤버들이 알아서 반찬, 간식 등을 넉넉하게 싸 온 덕이다.
행복한 여행이었다.
멋진 산행이었다.
동행 한 친구들은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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