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 유 평 전/이 성 부
산에 들어가는 일이 반드시
그 산 정수리 밟고자함은 아니라고
생각한 지 오래다
산꼭대기에 올라가거나 말거나
중턱 마당바위에 드러누워 잠들거나 몸 뒤채기거나
계곡에 웃통 벗어놓고 발 담그거나 햇볕 쬐이거나
아무튼 이런 일들이 모두 그 산을 가득히
내 맘속에 품고 들어와
묵은 책을 펴들어 기쁨을 만나듯이
새롭게 다시 만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넉넉한 덕유평전도 데불고가서
내 쩔쩔매는 나날도 갈수록 너그러워지기를 바란다.
서울 변두리 이미 고향이 되버린 거리 좁은 골목 거쳐
내 집에도 내 어질러진 방에도
이 산속 고요함과 살랑거리는 외로움 풀어놓으면
한달쯤은 아마도 나는
잘 먹고 잘살아 부러울 것 없을 터이다.
산에 들어가는 사람이나
나와서 허우적거리는 사람이나
저 혼자 걸어가는 일은 마찬가지!
코스개관: 하동 청소년 수련원(10:00)-능선길-금오산 정상-마애불-미륵암-수련원(14:00)
날씨: 따뜻한 남쪽나라
오늘 사실 오전에 금오산, 오후에 오산을 염두에 두었다.
아침나절 일찍 일어난거에 비하면 늦게 출발. 산행이 길지 않아 점심은 하산 후 먹기로 하고 간식만 챙겼다.
평사리 공원
하동 송림
하동 금오산으로 출발하면서 섬진강 모래사장을 보여준다고 평사리공원에 도착해 잠시 강변을 걷고 갈매기도 구경했다.
아침나절은 제법 쌀쌀했다.
보여준 김에 하나 더 보여준다고 하동송림에 들렸다. 이쪽은 하구에 가까운지 갈매기가 훨씬 많았고 빽빽한 송림에 크고 작은 소나무가 600그루가 넘는다고 한다.
송림 가장자리로 트랙도 조성되어 있어 온 김에 뛰라고 놀리는 여산.
잠시 여체같이 생긴 나무를 끌어안고 사진을 찍고 이젠 진짜 금오산을 향해 출발.
석굴암과 정상가는 갈림길
출발기점인 경충사 (절인줄만 알았다)를 간다는데 다리를 건너니 광양땅.
이길은 아니라고 해 U턴해 다시 경충사를 향해 출발. 네비는 경충사는 나와있지 않고 수련원만 나와있다.
헌데 여긴 하동인데 남해와 맞닿은 곳인가 보다. 다리를 건너는데 배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뿌연 자국이 있다.
제첩을 긁는 배라고 한다.
수련원 가는길 벚나무가 제법 많고 부지런한 매화가 더러 피었고 양지바른 곳에는 산수유도 노란빛을 보여주고 있다.
한주 후에 오면 제법 필것 같다.
경충사 이정표는 보이다 갑자기 사라졌다. 일단 차는 수련원 주차장에 대 놓고 옆에 있는 절을 보니 경충사.
헌데 절 분위기가 아니라 이상하다 했더니 절이 아닌 정기룡장군의 사당.
임진왜란때 장군으로 끝까지 생존하신 분이라고 한다. 우짠지 건물이 절 같지가 않고 열녀문 같더라니....
바로 옆 다리를 건너니 도로 수련원 길.
이길로 조금 올라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조금 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왼쪽 계단길 우측은 석굴암.
우린 당연히 정상쪽 계단길을 올라가는데 제법 계단이 길고 짜증난다.
금오산은 걸어서가 아닌 찻길로도 갈 수 있다. 찻길은 경충사 오기 전 금오산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면 된다고 한다.
이 산은 여산도 초행이라고...
드디어 조망이 보이고..
다행히 계단이 끝나고 조망이 좋아지는곳에서 보이는 바다.
야~ 바다다~
산도 올때마다 좋지만 바다도 아무리 봐도 물리지 않는다.
조망 좋은곳에 의자까지 있어 앉아 간식을 먹는다. 뭘 그리 많이 먹냐고 구박하는 여산.
놀면 뭐햬? 짬짬히 먹어둬야지?
정상에 가까이 갈 수록 조망은 점점 좋아져 가고..
정상 가기 전 아이스크림을 배경으로.
도로변에 위치한 정상석. 바로 위는 공군부대인데 거기가 봉수대 자리라고...
조금 더 올라가니 조망이 점점 더 좋아지고 날씨는 점점더 맑아져 간다. 이번 산행은 날씨만큼은 김조망이 만족할만한 조망을 보여줄것 같다.
정상 가기 전 우측 마애불이 보이는데 산이슬 보고 실망한다.
여산 왈 내려올때 보면 되는데 왜 미리 설치냐고 구박해 난 내려가다 말았다. (5걸음만 걸으면 되는데..)
조금 더 올라가니 녹차 아이스크림이 거의 다 왔고 그 아래 전망대가 보인다.
정상에는 차도가 나 있고 방송탑이 있고 꼭대기는 공군부대다.
조금은 특이한 정상의 모습이 조금을 실망스러웠지만 바로 아래 만들어놓은 나무데크에 완전히 반했다.
정상 바로 아래 위치한 전망대-해맞이 행사를 여기서 한다고...
아주 넓고 쾌적하네 만들어 놓은 나무데크 전망대. 3단으로 되어있고 의자, 정자까지 만들어 놓았고 앞은 탁트인 바다.
바다다~
날씨조차 기가 막혀 춥지도 않고 정말 좋았다.
에이, 여기서 밥 먹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한참을 사진을 찍고 놀았다.
차 타고 올라온 백성들은 여기까지만 왔다 되돌아 간다. 헌데 여기만 봐도 좋을것 같다.
석굴암 하산하는 방향에서 본 정상부. 이 너덜을 보고 눈치 챘어야 했는데...
원점 회귀산행인줄 알았는데 전망대에서 왼쪽길 미륵암 이정표가 되어있다.
석굴암 표지를 따라가디 우측 마애불 표지가 있었다. 올라오다 못 본 마애불로 가는 길인가본데 멀지 않은줄 알았다.
헌데 꼬박 10여분이 걸렸다.
가서 보니 아주 얕게 음각을 해 놓은데 검은색으로 틈을 칠해 놓아 마애불이라기보다는 사인펜으로 장난친것 처럼 보이는 조금은 실망스러운 모습.
그나마 위안이 된다면 가는길 보이는 너덜이 부산의 장산을 생각나게 했다.
아울러 물소리님도 생각났고...
판자촌을 연상케 하는 석굴암 요사채
길을 잃을뻔한 너덜에서 길찾기
20여분을 그렇게 까 먹고 석굴암으로 내려오는데 절이라기 보다는 판잣집이 보인다.
그것도 한채가 아니라 여러채다.
참으로 특이한 절을 구경하고 내려오는데 절 근처는 그야말로 너덜밭.
절 구경하고 내려오다 너덜길을 잘못 들어 10여분 헤맸다. 너덜은 잘못 디디면 흔들거려 정말이지 긴장되었다.
여산이 왼쪽에 날 제대로 된 길을 겨우 찾아 한시름 놨다.
헌데 하산길은 완죤히 너덜사이를 통과하는 길.
이산 저산 너덜 구경도 많이 했지만 이 산처럼 너덜을 길게 통과하는 산도 드물지 싶다.
하마트면 너덜에서 길을 잃을뻔 한지라 끝까지 긴장을 하고 겨우겨우 너덜 통과.
휴~
여러 얼굴을 가진 산이었다.
헌데 이 너덜길을 지나 보살님들이 불공드리러 오신다고라?
아마도 차로 정상에서 내려오는게 쉬울거라고...
흙길을 보니 왜 그리 반갑던지...
너덜 통과하니 비로소 나오는 흙길.
이쪽은 계곡을 끼고 있는데 이 동네 상수원이라 통행을 제한하는곳 같다.
대숲을 지나고 나와보니 올라갈때 보았던 계단길과 갈림길이 나온다.
만만하게 봤던 산에서 (역시 만만한 산은 없었다) 완전히 기 죽고 무사히 하산.
이미 2산 하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일단 하산 해 늦은 점심을 먹었다.
사천 다솔사-왼쪽 건물은 재래식 화장실. 바로 아래 수세식도 있긴 있었다...
적멸보궁 뒤의 사리탑
야생 차밭
단청불사 중
그리고 옥산 대신 사천의 다솔사를 가기로 했다.
다솔사는 차가 유명한 산인데 분위기가 아주 좋은 절이라고...
다솔사에 도착. 겨울이어서인지 아주 한갖지다.
주차장에 차 대고 다솔사 뒷산인 봉명산을 짧게 올라가 2산을 채우기로 했다.
헌데 그윽할 절이 적멸보궁 단청불사가 한창이라 어수선 하다.
이런 불사를 볼 수 있는것도 힘드니 나름 의미가 있다고는 하는데 법당에서 내다 보이는 적멸보궁과 와불을 뵐 수 없는건 좀 아쉬웠다.
다솔사 뒷쪽엔 야생 차밭이다. 다른 차보다 다솔사 차가 더 비싸다는 여산.
아마도 부처님께 드리는 염불을 듣고 자라서 그런가 보다 했다.
까끄막으로 정상으로 바로 올라가니...
하산길 헬기장에 보이는 정상부
약수터에서
다솔사 뒷쪽 봉명산 올라가는 길.
오솔길로 걷기 아주 좋은 길.
올라가다 왼쪽으로 떨어지는길이 아닌 우측으로 가야 한다. 떨어지는 길은 멀게 돌아가는 길. (어찌 아냐고? 가다 되돌아 왔거든요)
우측길로 오면 쉼터가 있고 바로 정상 가는길과 왼쪽길이 나온다.
정상가는 길은 급경사 까끄막인 대신 시간은 단축 된다.
정상에는 키 높은 소나무들을 피해 더 높은 정자 겨 산불 감시초소를 지어 놓았다.
올라가 조망 하고 내려오니 보이는 정상석.
이쪽에서 헬기장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보다 훨씬 순하고 좋다.
헬기장에서 봉명산 정상이 올려다 보인다. 조금 더 내려오면 우측 약수터 가는길과 죄측 다솔사로 회귀하는 길.
나와 산이슬은 방향감각을 상실해 약수터길이 하산길이 아니냐고 하니 아니라고...
일단 약수터에서 약수물 한모금 마셨다. 터도 넓고 쉬었다 가기 아주 좋은 곳.
여기서 봉명암은 한참 가야 하나본데 시간은 좀 걸릴지라도 다솔사에 또 갈 기회가 있다면 꼭 둘러봐야 할 곳중 하나인것 같다.
쉼터까지의 길은 순하고 아주 좋다.
쉼터에서 계단을 내려오면 원점. 1시간 정도 걸린다.
주차장에 있는 찻집에서 차를 사 준다고 하는데 요즘 비수기라 주말에만 문을 연다고...
바로 옆 노점상 할머니들이 맘 약산 여산을 상대로 호객.
한집에 한가지씩 팔아주다 보니 냉이, 더덕, 검은쌀을 생각지도 않게 샀다.
산이슬이 준비해 온 반찬도 아직 많이 남아있는데....
아싸, 당첨상품~
오늘 2박을 하기 위한 인월 지리산 콘도로 가는 길.
네비는 대진고속도로를 타가 88을 타라고 알려준다.
문제는 차가 가다 경고등이 들어온다. 휴게소 기름 비싸다고, 칼텍스가 아니라고 지나치고 보니 경고등이 점점 자주 들어온다.
불안하다.
톨게이트 나와 첫집. 비싸다고 칼텍스가 아니라고 또 통과.
왜 맘편히 잠도 못자게 하는거야?
결국 인월 시내에서 SK에서 만원어치 넣고 보니 바로 앞이 칼텍스. 헌데 별로 싸지도 않구만..
이곳에서 3만원어치 다시 넣고 콘도로 가는길 염려와는 달리 기름가게가 여러개다. ㅠㅠ
콘도에 도착하니 불 켜진 방이 4개 정도밖에 없는것 같다.
숙소 도착해 한사람 씻고 씻고 있는데 벨이 울린다.
누구지?
콘도 이벤트에 당첨되 고로쇠 수액 2병을 선물로 준다고..
아니 웬 횡재?
선물 받고 사진 찍히고 셋이 한잔씩 나누어 먹고....
역쉬나 공짜는 즐겁다~ ㅎㅎ
내일은 점심무렵 상경하기로 한지라 조금 일찍 일어나기로 했다.
방이 2개라 마음놓고 코 골 수 있다고 아주 좋아하는 여산. ㅎㅎ
9시 뉴스도 안보고 여산이 먼저 잔다.
우리도 채 보지 않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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